해방이 왔다. 일본인들은 자기네 나라로 돌아갔지만 일본인들이 "조선에 남겨 준 유산"이라고 나름대로 뿌듯해 했던 여러 발전소는 일단 조선에 남았다. 만주까지 전력을 공급하던 수풍발전소를 위시하여 장전 부전 허천강 유역의 수력 발전소도 건재했다. 문제는 이 거의 모든 발전 설비가 38선 이북에 위치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해방 당시 우리나라의 총 전력설비는 172만2천KW로 그 88.5%가 북한지역에서 생산됐던 것이다. 38선 이남은 북한의 전기에 의지하여 가정용, 공업용 전기를 충당하는 형편이었다. 미군과 소련군이 진주하여 38선 이남과 이북을 장악하고 분단이 가시화됐을 때 남한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걱정한 문제 가운데 하나가 전기였다. 1946년 3월 9일 동아일보 기사를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