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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 윤리를 묻다 ]



출처 - 네이버 영화



스타워즈, 아이언 맨, 트랜스포머, 인터스텔라…… SF(Science Fiction)를 좋아하시나요?


불과 2·30년 전만 해도 다른 사람의 얼굴을 보며 전화하는 일, 가방에 1kg도 되지 않는 무게의 컴퓨터를 휴대하는 것은 SF 작품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사람들에게 ‘공상과학’이라 생각되는 일들도 머지않아 현실이 되지 않을까요?  



출처 - 픽사베이



우리는 말로는 기계가 사람을 위해 만들어졌지 

사람이 기계를 위해 만들어진 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기계의 발달을 제어하려는 시도는 

지식에 대한 공격이며 곧 일종의 불경으로 간주되는 것 같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드론을 이용한 정찰·감시, 빅 데이터를 이용해 개인은 물론 사회까지 분석할 수 있는 세상. 어느 날 문득 과학 발전에 두려움을 느껴집니다. 설마 저만 그러는 건 아니겠죠.


노벨은 자신이 만든 다이너마이트로 인해 시체가 산을 이루는 모습을 그리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 과학 발전 자체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사용에서 윤리입니다. 


오늘은 ‘과학의 발전과 윤리’, 그 두 가지를 흥미로운 SF 작품을 통해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려 합니다. 


‘SF, 윤리를 묻다.’ 지금 시작합니다.




[ 멋진 신세계 - 과학에 의한 유토피아 ]


첫 번째로 소개할 작품은 올더스 헉슬리의 고전 SF 명저 「멋진 신세계」입니다. 바야흐로 26세기, 인류는 자신이 이룩한 과학을 전제로 모두가 행복한 유토피아에 살게 됩니다. 다만, 현재 우리 모습과는 많이 다른 모습으로 말이죠.


이 책에서 인간은 ‘잉태’하는 것이 아닌 ‘생산’되는 존재입니다. 그들은 제작과정에서 이미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이라는 계급이 정해지며 각 계급에 따라 신체적 요건, 외모, 지적 능력 등의 모든 한계치가 다르게 설정되어 세상에 나오고, 계급에 따른 획일적인 업무를 담당합니다.


제작과정에서 이미 지적능력에 한계치가 다르기에 자신이 상층계급이냐 하층계급이냐에 따른 불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출처 - Flickr



고도로 발달된 과학기술 덕분에 인간은 가장 건장한 나이에서 늙지도 병들지도 않습니다. 죽음이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어느 날 기계가 작동을 멈춘 것 이상의 의미는 아니기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라든가 슬픔 역시 없습니다.


인간은 제작되는 존재이기에 가족이란 개념도 당연히 없고, 모두의 쾌락을 인정해 남녀가 누구와 잠자리를 해도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이를테면 장난감을 새로 사는 정도의 개념이죠.


추가로, 주기적으로 보급되는 ‘소마’라는 약은 분노, 불안 등 부정적인 감정을 모두 제어해주죠. 이들에게 ‘불행’이라는 단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기쁘며, 행복하고, 만족합니다.


모두가 행복한 세계, 이들이 사는 곳은 ‘유토피아’입니다. 말 그대로 ‘멋진 신세계’죠.



출처 - 네이버 영화



[ 이퀼리브리엄 - 평화를 위한 초국가적 독재 ]


두 번째로 소개해드릴 작품은 영화 <이퀼리브리엄>입니다. 크리스찬 베일이 주연을 맡은 영화이며 화려한 액션으로 눈이 즐거운 영화기도 하죠. 이 영화의 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21세기, 인류는 세계 3차 대전을 겪었고 다시 이런 전쟁이 발생한다면 인간은 더는 살아남지 못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들은 전쟁 원인이 인간의 폭력적 본성 때문이라 판단해 감정 자체를 없애기로 합니다.


<이퀼리브리엄>에서는 하루 3번 정확한 시간에 주기적으로 ‘프로지움’이라는 약을 투약함으로써 슬픔, 분노 같은 부정적 감정은 물론, 기쁨, 아름다움 같은 모든 감정을 느끼지 못하게 합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투약을 거부하는 이들은 반역자로 구분되어 가차 없이 처형당합니다. 약물로 인해 감정이 사라졌기에 처형 대상이 심지어 가족이라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뿐 아니라 이전 세상에서 만들어졌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예술 작품, 책 등은 모조리 없애버립니다. 


이렇듯 그들이 살아가는 리베리아 공국에서는 최고 사령관 지도에 따라 모든 인간의 감정을 없앰으로써 체제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죠.


「멋진 신세계」에 나오는 사람들과는 다른 모습이지만, 이 영화 무대인 리베리아 공국 사람들 역시 자신들의 생각이 옳다 믿으며 물리적인 충돌이 없는 평화 상태로 살아갑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 아일랜드 - 이기의 잔혹사 ]


세 번째 작품은 영화 <아일랜드>입니다. 트랜스포머, 아마겟돈 등의 작품으로 명성이 자자한 마이클 베이가 감독을 맡은 것이 하나, 이완 맥그리거, 스칼렛 요한슨이라는 세계적인 배우의 캐스팅이 둘, 인간복제라는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주제라는 점이 셋. 이 세 가지 요소 덕분에 개봉 당시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볼까요?


주인공 링컨6-에코(이완 맥그리거 분, 이하 링컨)와 조던2-델타(스칼렛 요한슨 분, 이하 조던)는 자신들이 지구 종말 최후의 생존자라 믿고 수백 명의 사람과 함께 유토피아에서 통제를 받으며 살아갑니다.


그들은 매일 몸 상태를 점검받고, 음식, 대인관계 등 모든 것을 통제받으며 지내지만, 지구에서 유일하게 오염되지 않은 꿈의 지대 ‘아일랜드’에 추첨이 되어 가는 날을 기다립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주인공 링컨은 모든 것이 통제되는 ‘유토피아’에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그러던 중, 사람들이 추첨되어 가는 ‘아일랜드’라는 존재가 실존하는 장소가 아님을 알게 됩니다. 사정은 이러합니다.



출처 - 픽사베이


‘유토피아’에 사는 사람들은 실제 세계(아일랜드)에 사는 부호들이 만약을 대비해 거금을 투자해 만든 복제 인간입니다. 따라서 아일랜드에 선발되었다는 것은 자신을 만든 이들의 수술을 위해 희생되는 날이 정해졌다는 뜻이고, 복제 인간들의 입장에서는 ‘죽음’을 향해 가는 것이죠.


이를 알게 된 링컨은 살기 위해 조던과 함께 탈출을 시도하며 자신의 주인(?)을 찾아가려 합니다.



출처 - 픽사베이


[ 과학과 인간, ‘인간성’ ]


위 3개 작품은 SF를 테마로 “인간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사람이라면 행복하기를 바라고,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 것이 당연합니다.


행복이란 관념이 단순히 불행하지 않은 것이라 단정한다면 그리고 평화라는 관념이 물리적 충돌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라면, 위 작품들에 등장하는 세계는 진리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 작품들을 바라보는 우리는 말로 정확히 표현하지 못할지라도 작품 속에 등장하는 세계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찝찝함을 떨쳐 버리지 못합니다. 왜일까요.


‘자유의지’가 핵심인, ‘인간성’이 결여되었기에 느껴지는 본능적 저항이 아닐까요?



출처 - 픽사베이



인류가 존속하는 한, 과학의 진보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과학으로 인한 인간 멸종이 우려되어 기술 진보를 제한하자는 말은 학교폭력이 우려되어 학교를 없애자는 말과 다름이 없습니다. 진보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은 언제나 동반해야겠죠. 그리고 그 물음에 최선의 대답을 하기 위해서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철학이 언제나 선행되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말로 이 글을 마치려 합니다.



출처 - FREEIMAGES



마하트마 간디 추모 공원묘지 기념석에는 ‘7가지 악덕(惡德)’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 철학 없는 정치

● 도덕 없는 경제

● 노동 없는 부(富)

● 인격 없는 교육

● 인간성 없는 과학

● 윤리 없는 쾌락

● 헌신 없는 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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