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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브(eye love) 베트남(3부)

직접 해봐야 알 수 있는 것들




캠프 4일이 되니 제법 일처리에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3, 4일 차에는 베트남 의료진이 합류하면서 수술 환자가 더 많아졌지만 처리할 일이 늘어난 건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수술을 못 받는 환자가 있는 것보다 훨씬 나으니까요.




저를 비롯해 함께하시는 다른 분들도 숙련도가 늘어난 덕분에 4일 차에는 잠시 시간을 내어 병원 근처 언덕에 있는 참전기념비에로 관광을 다녀올 수도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바라본 꽝빈병원의 모습은 조용한 리조트처럼 굉장히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그 안에서 우리가 겪은 일들이 거짓말인 것처럼요.





해가 질 무렵에는 병원 옥상에서 멋진 노을을 만났습니다. 일과 후 배구를 즐기는 활동적인 베트남 간호사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보았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캠프의 마지막 날인 5일 차. 저희는 숙소에서 미리 짐을 모두 정리한 우리는 호텔 근처에서 아침을 먹고 꽝빈병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우리가 떠나는 날이라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매일 같이 강하게 내리쬐던 햇볕 대신 하늘의 눈물이 바닥을 촉촉하게 적시고 있었습니다. 




7시 반도 안 된 시간에 도착했건만, 병원 앞에는 이미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습니다. 일부 인원은 수술환자에 대해 외래진료를 하고 나머지 인원들은 수술실과 산동실 뒷정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오전 내내 진료와 정리를 마치고 비로소 활동을 마무리하고 기념사진 촬영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수술을 받은 환자들 한명 한명에게 베트남어로 축하한다는 의미인 ‘축멍’이라는 말과 함께 과자를 전달하며 인사를 나눴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깊게 쌓인 인연을 기념하려니 뭔가 시큰한 기분이 느껴졌습니다. 


활동기간에는 말이 통하지도 않아서 답답할 때도 있었습니다. 통역이 없을 땐 손짓 발짓을 해가며 의사소통을 했지요. 그런데 이별의 순간에는 말이 필요하지가 않았습니다. 오직 서로 맞잡은 두 손에서 느껴지는 온기와 바라보는 눈빛만으로도 서로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5일간의 의료봉사를 무사히 마치고 하노이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떤 이는 저에게 “우리나라에도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사람이 많은데 굳이 비싼 비행기 값을 들여 해외로 나가냐?”고 묻습니다. 저도 한때 그렇게 물었던 사람 중 한 명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외국의 낙후된 곳을 가보니 우리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른 환경이었습니다. 신발조차 없이 생활하는 사람들부터 제대로 된 변기 뚜껑이 있는 곳을 찾기 힘든 화장실, 안약이나 안경처방 만으로 눈을 지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의 의료혜택을 받지 못해 실명의 위기에 처해있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더 많은 분이 기회가 생길 때, 나눔의 의미를 알고 체험하는 시간을 갖기를 소망합니다. 직접 가서 보고, 도움을 주어봐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브(eye love) 베트남(1부) 다시보기


아이러브(eye love) 베트남(2부)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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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13 11:39
    양원주 선생님, 좋은 글과 사진으로 우리의 베트남 아이캠프 이야기를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도 이번에 검안실에 있으면서 약시라는 것을 처음 알았는데요.. 어릴 때부터 시력이 좋지 않은데 안경을 써주지 않으면 시력이 발달하지 않아서 어른이 되서는 안경을 써도 시력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간단히 안경만 쓰면 됐을 거였는데, 그런 인프라가 없어서 쓰지 못해서 이제는 평생을 그렇게 앞을 흐릿하게만 보며 살아야 하는 분들께.. 어쩔 수 없다고, 지금은 더이상 방법이 없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참 마음 아프고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벌써 3주 가까이 흘렀네요~ 원주쌤 글 덕분에 다시 한번 돌이켜 보며 마음이 따뜻해지고, 다른 사람들도 생각하는 마음의 넉넉함도 가질 수 있었어요 ㅎㅎ 감사요 :) 따뜻한 연말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