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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더 추운 당신의 마음을 부르는 ‘인디음악’



무신경하게 길을 걷다가 문득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봅니다. 나무마다 앙상한 가지가 모습을 드러내고, 쌀쌀하다는 말보다 춥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시기가 됐습니다. 일상은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데 괜히 더 지치고 힘겨운 듯한 이유를, 혹은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내 생각과 같지 않음에서 오는 아픔이 더욱 쓰라린 이유를 그저 추워진 날씨 때문이라 탓해보기도 합니다. 그렇게 가만히 서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여기저기에서 흐르는 음악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최신가요도 나쁘진 않지만 ‘내 이야기’ 같지는 않다고 느끼게 됩니다. 


저와 같은 경험을 겪으셨다면, 제가 좋아하는 인디음악과 아티스트를 함께 좋아할 준비가 되신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인디음악의 가장 큰 특징은 여타 대중음악보다 아티스트의 개성이 가장 뚜렷하다는 것입니다. 주류가요는 유행에 굉장히 민감하다 보니 가수의 색이 음악에 묻히는 경우가 많지만, 인디음악은 한 아티스트의 어느 노래에서도 해당 가수의 색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대부분 가수가 직접 작사·작곡을 하며 그들의 마음을 노래에 고스란히 녹여낸 덕분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그들의 가사는 ‘포장되지 않은’, ‘내 이야기’로 다가옵니다.


추운 겨울보다 더욱 추워진 당신의 마음, 지금부터 찬찬히 불러보려 합니다.



[Part. 1 - 나의 이야기이자, 당신의 이야기로 듣는 ‘위로’]


▲ 스웨덴세탁소 쇼파르뮤직


우리는 모두 각자의 고민을 가슴에 담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어떤 이유에서든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혹은 말로 표현하기에는 복잡한 것들도 존재합니다.


지금 불러드릴 마음은 바로 그런 내 마음이자, 당신의 마음입니다.


스웨덴세탁소 - 답답한 새벽


답답한 새벽 잠은 안 오고 불안한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캄캄한 시간 기댈 곳 도 없는 외롭고 아픈 날들 

이젠 늦어버린 숨겨둔 마음 지나친 풍경들에 눈물이 나도 ······

지우고 싶은 무거운 하루 다가올 내일이 더 두려워져도 ······

괜찮냐고 해줘 울지 말라고 해줘, 내 손을 잡고 다 잘 될 거라고 말해줘


첫 번째로 소개해 드릴 곡은 스웨덴세탁소의 ‘답답한 새벽’입니다.

모두들 왜 그런지 괜히 잠은 안 오고 생각이 많아지면서 센치해졌던 날들이 있을 겁니다. 그때 했던 고민은 미래에 대한 '불안함'일 수도, 대인관계에서 느끼는 '어려움'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힘든 모습을, 지치고 약해진 모습을 남에게 보이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애써 웃음 지어 보이며 괜찮다고 말하게 되죠. 하지만 사실은 누군가 내 손을 잡고 딱 한마디, ‘괜찮아’라고 말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 있지 않나요? 이 노래는 그런 인간적인 모습을 조용히 속삭입니다. 


백문이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말이 있죠, 음악도 백마디 말보다 한 번 듣는게 정답이겠죠.

백문이불여일‘청’(百聞不如一聽)해보세요.



 스웨덴세탁소 - 1집 잠들 때까지 쇼파르뮤직


음악듣기 : https://youtu.be/sohFdOgOr_0?list=RDsohFdOgOr_0


러비 - 짐


기댈 곳 없이 휘청거리다 나도 내가 무거워 주저앉았네

내 사람들을 웃음 짓게 하고

자랑이던 나는 아마 내가 할 수 있는 건

더는 무겁지 않게 시간에 묻어가는 것

나도 언젠가 필요한 사람이겠거니 하고

여전히 무겁기만 한 몸을 뉘인다 오늘의 난


두 번째로 소개해 드릴 곡은 러비의 ‘짐’입니다. 

우연히 이 노래를 듣고 참 멍해졌던 기억이 나는데요, 글을 쓰는 제가 20대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어느 연령층보다 저와 같은 20대의 청년들에게 가장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노래가 아닐까 합니다. 김난도 교수님은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씀을 하셨죠. 일면 맞는 말이라고 생각은 하는데, 그 과정이 청춘들에게는 실제로 참 무겁고 외롭습니다.


이 노래는 그래서 제 이야기이자, 여러분의 이야기일 것입니다.



▲ Epitone Project - 1집 유실물보관소 ⓒ파스텔뮤직


음악듣기 :  https://youtu.be/WklAbLP4nxs?list=RDWklAbLP4nxs



Epitone Project - 선인장(Vocal. Lucia)


햇볕이 잘 드는 그 어느 곳이든 잘 놓아두고서

한 달에 한번만 잊지 말아줘,

물은 모자란 듯 하게만 주고 차가운 모습에 무심해 보이고

가시가 돋아서 어둡게 보여도 걱정하지마,

이내 예쁜 꽃을 피울 테니까 언젠가 마음이 다치는 날 있다거나

이유 없는 눈물이 흐를 때면 나를 기억해 그대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줄게


이번 파트의 마지막 추천곡은 에피톤프로젝트, 루시아의 ‘선인장’입니다.

상기 2개의 노래가 조용하고 다소 울적할 때 어울리는 느낌의 노래였다면, 본 곡은 상당히 따뜻하고 밝은 오후 2시의 햇살 같은 느낌입니다. 


추가로 말씀드리자면, 본 곡은 여성 보컬인 루시아씨가 솔로로 부른 버전 이외에 아이돌 가수인 인피니트의 우현씨와 듀엣으로 부른 버전도 있는데요. 각기 다른 느낌을 선사하니 두 곡 모두 들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음악듣기 : https://youtu.be/G8rJ7lnIBCk



[ Part.2 - 당신의 ‘사랑’을 부르다 ]


지금까지 나에 대한 고민과 어려움을 털어놓은 곡들을 들어보셨다면 이제는 대다수 노래의 주제인 ‘사랑’에 관한 곡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연애의 진행 과정을 ‘짝사랑 - 연애중 - 이별’이라는 3단계로 나누었을 때 ‘연애중’은 다루지 않겠습니다. 아쉬우신가요? 혹은 왜냐구요? 연애 중에는 무슨 노래를 들은들 좋지 아니하겠습니까. 



Part2-1. 한 손으로 치는 박수


▲Vanilla Acoustic 쇼파르뮤직

  

 Vanilla Acoustic - 러브럽


달콤한 사랑 노랠 들을 때 거리에 흔한 커플을 볼 때

늦은 밤 잠도 오지 않을 때 술에 취한 맘은 비틀거릴 때

너무 외롭다 왠지 서럽다 아닌 척 쿨한 척 해봐도

역시 외롭다 그저 부럽다 바쁜 척 날 속여 봐도

Love Love 바라는 건 Love Love 원하는 건

Love Love 아무래도 내 맘을 위로하는 건

Love Love 바라는 건 Love Love 원하는 건 Love Love

아무래도 사랑이 필요해


이번 파트에서 소개해드릴 첫 곡은 바닐라어쿠스틱의 ‘러브럽’이라는 곡입니다.

위에 적힌 가사에 공감하시는 분들이 참 많을 것 같습니다.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 노래가 색깔로 치면 '주홍빛'이라고 느낍니다. 외로움을 말하는 가사임에도 멜로디는 잿빛 외로움과 거리가 멀거든요. 친구들과 카페에서 간단히 웃으며 말하는 “나 외로워” 정도의 느낌에 더 가깝습니다.


눈을 감고 가사를 음미하면서 다시 한 번 제대로 들어볼까요?



▲ Vanilla Acoustic - 3rd Part 2 `Eudaimonia` 쇼파르뮤직

 

음악듣기 : https://youtu.be/dFj2o1AIU2w

 

Vanilla Acoustic - 한 번쯤 니가 먼저


오늘도 전화기를 보다 내가 먼저 문자 답이 없는 넌

참 혹시 네 맘엔 내가 없나 다른 사람 만나 웃고 있는 걸까 

한 번쯤은 네가 먼저 내게 전화를 걸어 먼저 웃어주면 내게 그랬으면

한 번쯤은 네가 먼저 보고 싶단 말도 먼저 해줬으면 내게 그랬으면 


두 번째로 소개해 드릴 곡 역시 바닐라어쿠스틱의 곡인데요. 첫 번째로 소개해드린 곡이 특정한 대상이 없는 외로움을 말한 것이었다면, 이 곡은 대상이 정해진 짝사랑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더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을(乙)이라는 말이 있지만, 짝사랑으로 인해 느끼는 감정은 본인 자신도 ‘내가 이런 면이 있었나’하고 놀랄 만큼 단순하고 유치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별것 아닌 것에 기대를 품게 되고, 또 바라게 되죠. 


그런 마음을 바닐라어쿠스틱은 담담하게 풀어냈습니다.



▲ Vanilla Acoustic - 3rd Part 1 `Eudaimonia` 쇼파르뮤직


음악듣기 : https://youtu.be/n0rJheun9OM



▲ 안녕하신가영 안녕음악



안녕하신가영 -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눈을 뜨면 더 어두운 밤 눈을 감으면 환하게 빛나는 밤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은 항상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눈을 뜨면 네가 없어서 눈을 감아야 너를 볼 수 있는 밤

너를 생각하면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세 번째로 소개해드릴 곡은 안녕하신가영의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입니다.

이 곡의 특징은 가사를 들으며 상황을 떠올릴 때 어떤 곡보다도 잘 몰입된다는 점입니다. 가사 전체를 보았을 때 ‘이별’에 해당하는 노래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해당 노래를 짝사랑에 대입해 소개해드린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가 내 옆에 있지 않다는 점에서 짝사랑과 이별이 같은 어려움을 공유하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불을 덮고 눈을 감으며 꿈에서나마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한다는 것,

그 마음을 이 노래는 일기장에 마음을 적듯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 안녕하신가영 -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안녕음악


음악듣기 : https://youtu.be/nJQbZqkZopI 



2-2. 인연의 끝, 헤어짐을 부르다.


▲Casker 파스텔뮤직


Casker - Wish


오늘 하루만 이 하루만 모른 척 해줘요 그대 마음을

오늘 하루만 입안 가득 머금은 얘기를 뱉지 말아요

모두 알고 있지만 포기 할 수 없는 맘

이제는 나도 어쩔 수가 없어요

모든 걸 잃은 채로 무너져가는

내게 한 번만 손을 내밀어 봐 주세요

오늘 하루만 이 하루만 날 받아주세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아티스트와 곡은 제가 중학생일 때 우연히 알게 된 후 지금까지 쭉 너무나 좋아하는 캐스커의 'Wish'라는 곡입니다. 이들은 일렉트로닉을 기반으로 하는 그룹이지만, “심장을 가진 기계 음악”이라고 불릴 만큼 언제나 독보적인 감성을 품은 노래를 선보이죠.

이별의 느낌을 미리 아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래서 더 아파하기도 하죠. 캐스커는 다가올 아픔을 알면서도 놓을 수 없는 그 심정을 Wish라는 곡을 통해 전합니다.



▲Casker - Wish 파스텔뮤직


음악듣기 : https://www.youtube.com/watch?v=3kzu-pGNncQ



Allegrow - 공전(Vocal by 짙은)




▲ Allegrow - 도시여행지침서 - 서문 파스텔뮤직




 ▲ Allegrow - 도시여행지침서 - 서문


너를 보낸다 또 헛된 바람들만 남아도 널 떠나 보낸다 끝없는 이 궤도 안에서

널 공전하는 난 ······ 그토록 간절히 원하고 원해도 결국엔 너의 빛으로 남지 못해

잡을 수 없었던 너란 별의 흔적만 쫓는 난 널 놓지 못한 채 차갑게 식은 왜성처럼

널 공전하는 걸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곡은 알레그로, 짙은의 ‘공전’입니다. 본 곡에서는 누군가의 주변을 맴도는 모습을 왜성이 공전하는 것에 비유해서 표현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소개해드린 곡 중에서 가장 시적이면서도 직설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독특한 곡입니다.

보컬을 맡으신 ‘짙은’씨의 음성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마치 절규하는 것처럼 느껴져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합니다.


음악듣기 : https://youtu.be/vAaR8TpyLPU



[ 더욱 추운 당신의 마음을 불러주는 ‘인디음악’ ]



지금까지 총 8곡의 인디음악을 여러분께 소개해드렸습니다. 


상기에 말씀드린 대로 인디음악은 아티스트의 색이 강한 만큼, 호불호가 갈린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그러나 여타 상업 대중음악에 비해 가사의 전달이 청자에게 더욱 깊게 박힌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비교적 유행을 덜 타는 음악이라는 점 또한 강점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때문에, 유행과는 상관없이 가사를 음미하고, 가사에 자신을 대입하는 과정에서 특정 노래가 나의 이야기이자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 가능한 인디음악을 여러분께 더욱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차가워진 공기만큼이나 마음의 온도가 떨어지는 요즘, 나의 이야기를 불러주는 노래를 통해 잠시나마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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