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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세상, 큰 현실 



여러분은 어떤 공간에 살고계시나요? 갑자기 무슨말이냐고요?

그렇다면 다르게 말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의 눈으로는 무엇을 보고있나요, 귀로는 무엇을 듣고 있나요?



어느 날 문득 ‘내가 살고있는 공간은 정말 실재하는 공간인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우리의 눈은 넓고 푸른 하늘과 바다같은 풍경도, 친구를 포함한 수 많은 사람들의 얼굴도, 아름다운 물건들도 작은 유리벽을 넘어서 보고있었습니다.

그 벽이란 카메라의 뷰파인더이기도, 뷰파인더에 담긴 것이 올려진 것을 보여주는 손바닥만한 스마트폰의 화면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귀는 어땠을까요? 부서지는 파도소리, 수 년을 기다렸던 매미의 울음소리, 바람이 스치는 소리보다 이어폰을 타고 전해지는 음악소리가 훨씬 더 잦지않았던가요?

이런수준을 넘어 이제 인간은 아예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기에 이릅니다.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이 바로 그것이죠.


이번 글을 통해 저는 지금 우리가 

1. 살고있는 곳은 어디인지 2. 그것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3.얻은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았으면합니다.

자, 이제 그 첫 번째 문을 열어보겠습니다.



[AR(Augmented Reality), Pocketmon Go]



최근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게임이 하나 있습니다. ‘포켓몬 고’ 가 바로 그것이죠. 해당게임은 유저들이 직접 만화속의 포켓몬 트레이너가 되는 경험을 하게 해주는데요, 포켓몬스터 게임이 이미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해당게임이 이렇듯 폭발적인 사랑을 받는 것은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을 사용했다는 점 때문입니다.

현실의 공간에서는 보이지않지만 휴대폰 카메라를 통해 본 공간에선 포켓몬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이러한 현실과 가상의 중간지점에서 유저들은 만화를 보던 어린 날을 추억하며 만화 속 주인공 ‘지우’가 될 수 있기에 전 세계는 ‘포켓몬 고’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추억을 끄집어내주었다는 것 이외에도 포켓몬을 잡기위해서는 현실의 공간들을 직접 다녀야하는 이유로 방 안에서만 갇혀있던 사람들을 집밖으로 나오게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합니다. 그런데, 해외에서 ‘포켓몬 고’를 하던 사람이 생방송 도중 화면을 지나가며 방송사고를 낸 웃긴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고, 지난 달 과테말라에서 사촌과 함께 게임을 하다 총격을 맞아 사망한 심각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외에도 화면을 보며 길을 가던중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본 게임의 선풍적인 인기만큼이나 많은 사건사고가 등장하며 논란도 함께 일고있습니다. 



스마트 폰을 보거나, 이어폰 소리 때문에 주위에 미처 신경을 쓰지못해서 발생하는 수 많은 인명사고 뉴스들이 나온지는 이미 오래입니다. ‘포켓몬 고’와 관련한 여러 논란 역시 근본적으로는 ‘현실의 부재’가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맨 처음에 말했듯 몸은 현실에 있지만, 실제로는 현실에 있다고 볼 수 없는 그런 이상한 상황 때문인거죠. 




[같은 하늘 아래의 다른 세상 사람들]


서울의 한 카페,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서 두 사람이 앉아있고, 그 두 사람은 VR기기를 착용한 채 이어폰을 꼽고있는 모습을 상상해봅시다. 기기를 통해 한 사람은 프랑스 파리 세느강 근처의 카페테라스에서 재즈를 듣고있고, 다른 한 사람은 스페인 이비자섬의 클럽파티를 즐기고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지금 그 둘은 지금 함께인가요? 같은 카페에있는 다른 사람들은 저 두 사람들과 함께 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상기의 사람들이 같은 공간을 공유한다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눈을 가린다해서 하늘 전체를 가릴 수 있나요? 그저 자신에게만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상기의 그들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는지와는 별개로 그들의 실체(實體)가 같은 장소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출퇴근길 지하철을 생각해봅시다. 사람들은 모두 다른 것, 다른 곳을 보고있고, 다른 것을 듣고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이 지하철 안에 있다는 사실이죠. 우리는 그것을 잊고있으며, 잊고있다는 것 자체도 인식하지않고 있습니다.

매일 지나는 길 임에도 ‘어? 저 건물이 언제 생겼지?’라며 놀랐던 경험이 있을겁니다.

이렇게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우리의 주변에 지나치게 무심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한 원인은 시청각적으로 제3의 공간을 제공해주는 기기의 등장이 크게 한 몫을 한 것 같습니다.

요즘 세상이 각박하다는 말, 화려한 네온사인이 빛나는 도시지만 왠지 잿빛으로 뒤덮인 듯 한 느낌이 드는 것은 바로 이런 현실공간 인식에 대한 무관심 또는 부재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시나요?



[공간(空 : 빌 공, 間 : 사이 간) / 명사 : 아무것도 없는 빈 곳]




공간은 원래 빈 곳 이라는 의미입니다. 사람은 그 안을 채우며 그곳의 정체성을 만듭니다.

공간이 장소가 되는 이유는 사람이 비어있는 어떤 곳에 의미 혹은 용도를 부여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를통해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진짜’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VR이나 AR과 같은 기술의 등장 및 발전은 그 나름의 필요와 의의가 있는 것이기에 발전 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말하려는게 아닙니다. 다만, 그러한 새로운 공간의 창조가 ‘누구를 위한 것 인가’에 대한 지속적인 자문은 필요할 것입니다. VR을 이용한 다른 세계의 경험이나, AR을 통한 ‘포켓몬 고’와 같은 추억으로의 여행은 우리를 정서적으로 풍요롭게 해주는 하나의 ‘익(益)’이지만, 그런 미디어를 통한 사고‧사망은 ‘실(失)’입니다. 어떠한 존재의 실이 익을 넘어선다면 그 존재의 필요는 상실됩니다. 대출을 받아 개업한 가게가 계속 적자만 내면 결국 문을 닫는 것 과 마찬가지죠. 때문에, ‘누구를 위한 것 인가’, ‘무엇을 얻는가’에 관한 의문은 항상 동반되야할 것입니다.



[작은 세상을 넘어 넓은 현실로]



이제까지 공간이라는 개념을 기본으로 우리가 살고있는 세상에 대해 함께 생각해봤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계시는 여러분의 앞에는 누가 있나요? 혹은 무엇이 있나요? 그리고 무엇이 들리시나요? 작은 유리벽 속에 우리를 묶어두는 것 은 잠시 미뤄두고 유리벽 너머의 세상을 보고, 그것들이 담고있는 소리에 귀 기울여보시는 것은 어떠신가요.

우리가 살고있는 현실의 세상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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