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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국제 육아 교육전을 다녀와서



여름 휴가시즌의 절정기라 할 수 있는 8월 11일(목). 여느 아빠들처럼 주말 붐비는 곳을 무던히도 싫어했던 저는 6월에 사전신청을 해두었던 서울 국제유아교육전 관람을 위해 엄청난 무더위를 뚫고 움직이기로 했습니다.   




서울 국제유아교육전은 8.11∼14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행사는 코엑스에서 매년 시행되는 수많은 행사 중에서도 상당히 인기가 높은 편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특유의 높은 사교육 열기와 더불어 입장료가 무료이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작년에도 와봤던 기억을 차근차근 더듬어 가며 입장할 준비를 시작합니다. 온라인으로 사전등록한 사람들은 따로 마련된 부스에서 컴퓨터를 통한 본인확인만으로도 입장이 가능합니다. 만약 사전등록을 하지 못했더라도 현장에서 신청서를 작성하면 무료입장이 가능합니다. 





입장하기 전에 전시회 전개도를 잠시 살펴봅니다. 이번 행사에는 150여개의 업체가 참여했다고 합니다. 

부스임대료는 1개소당 250만원 가까이 되는데다 입장료도 무료인데 이렇게 많은 수의 업체가 참여한걸 보면, 시장에서 이 행사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입장을 하려는데 생각보다 입구는 한산합니다. 역시 평일을 선택한 게 옳았다는 확신이 듭니다. 북적대는 주말보다 한결 여유로운 관람을 기대해봅니다. 




하지만 제 예상은 산산히 무너져버리고 맙니다... 

사람들이 여름휴가를 여기로 온 게 아닌가 싶을 만큼 엄청난 인파와 마주하니 문가에서 뻣뻣하게 몸이 굳을 정도였습니다.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주위를 둘러보며 천천히 관람하기 시작합니다.

제가 입장한 A동은 온전히 유아교육 및 교구관련 부스로만 채워져 있었습니다. B동은 카시트, 보험, 아이들 간식, 의류 같은 기타 유아용품 관련 부스로 채워져 있었는데요. 여기저기서 지나다니는 엄마들을 붙잡고 열띤 홍보를 하시는 분들 때문에 이동이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천만다행인 건 저처럼 혼자 다니는 아저씨는 홍보요원들이 접근하고 싶을 정도로 흥미로운 고객이 아니었다는 사실이었지요. 





1시간 정도 A부스와 B부스를 부지런히 살펴보니 제일 큰 구역을 차지하고 많은 부모들과 상담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영어교육 관련 업체였습니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영어에 대한 열정이 새삼 느껴진 순간.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교육업체들은 부스를 십수개씩 확보해서 대기고객들이 앉아서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까지 만들었더군요. 이러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만큼 유아사교육시장의 시장가치가 생각보다 엄청나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하지만 막상 이렇게 현장에서 그 열기를 체험하고 나니 6살 남자아이 두 명을 키우는 아빠 입장에서 마음이 여간 무거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과연 이 열기는 정상적인 걸까?' 하는 생각은 저를 포함해 이곳에 와있는 많은 부모들을 향한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왜 우리는 모두 이곳에 오게 된 걸까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많은 갑론을박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경쟁과잉사회로 인해 조기교육에 대한 부담감 상승과 정부의 유아교육 정책 부재로 인한 공교육 신뢰도 하락이 제일 큰 원인이라고 보여집니다.


육아정책연구소의 2012~2013년 3~5세 아동의 유아사교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유아가 전체의 89.8%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보건복지부의 2015년 보육실태조사에선 0~5세 영유아의 1인당 사교육비용이 월평균 12만 2100원이라고 밝혀졌죠.  이와 대조적으로 우리나라 아동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60점 수준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게 나타났다고 조사되었다고 하니 안타까운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경쟁과잉사회 그리고 공교육 신뢰도가 하락한 것이 유아사교육을 조장하는 제일 큰 원인은 맞습니다. 다른 아이들도 하는데 우리 아이가 안하면 뒤처지지 않을까 조바심 낼 수도 있습니다. 당연한 심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부모 스스로가 우리 아이의 더 나은 삶을 위한다는 의욕이 너무 앞서 아이가 즐겁게 소화해낼 수 없는 범위의 사교육을 시키려고 하고 있지는 않은지 깊게 생각해 보는 시간은 반드시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로서 내 아이의 행복감, 자존감을 지켜주는 것도 지식을 채워주는 것 못지않게 중요함을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동서고금의 역사동안 위인들이 수많은 교육에 대한 명언을 남겼지만, 그중에서도 두 개의 명언이 크게 와 닿는 하루였습니다. 



아이를 잘못 가르치면 아이를 잃는 것이나 다름없다.  - 존 F. 케네디 -


자녀교육의 핵심은 지식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자존감을 높이는데 있다. -레오 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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