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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매스 산업 - 가축 분뇨를 연료로 사용한다고요?



갑작스럽지만, 들어가기에 앞서 아래 사진을 주목해주세요. 

이 사진이 무엇을 찍은 건지 바로 맞히실 수 있나요? 

5초 드리겠습니다.




5초가 지났으니 정답을 공개합니다. 정답은... '똥'! 좀더 순화시키면 '가축 분뇨'라 할 수 있겠군요. 바로 옆에 쌓아둔 건축자재(?)를 보아하니, 자재 사이사이에 분뇨를 짓이겨 발라 단열재로 쓸 계획인 듯합니다. 딱딱하게 굳은 똥은 외부의 열기를 효과적으로 차단해 줄 테니까요.


가축 분뇨의 쓰임새는 생각 외로 다양합니다. 퇴비로 쓰이는 건 물론이고, 위의 사례처럼 건축 재료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몽골처럼 땔감이 부족한 국가에선 -40℃까지 떨어지는 혹독한 겨울을 나기 위해 말똥을 모아뒀다 연료로 사용하는데, 섬유소가 풍부하고 냄새가 거의 없으며 화력도 제법 센 편입니다. 그래서 몽골 여행을 다녀온 분들은 말린 말똥에 불을 붙여 연료로 활용하는 걸 보고 깜짝 놀라곤 하죠.


그런데... 사실 가축 분뇨를 연료로 사용하는 건 이들뿐만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역시 가축 분뇨를 연료로 활용하고 있으니까요.




오늘날 현대사회는 석탄과 석유로 대표되는 화석자원을 주에너지원으로 삼고 있습니다. 덕분에 우리의 삶은 급격히 풍요로워졌지만, 이로 인한 환경오염 역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의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선 주에너지원을 서서히 교체하는 게 정답일 텐데요. 친환경적인 신재생에너지가 최근 급속도로 발전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중 가장 개성이 강한 분야는 단연 '바이오매스'입니다. 에너지원으로 삼을 수 있는 소재가 사실상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이기 때문입니다. 화석연료 중에선 가장 저렴한 LNG(액화천연가스)보다 연료비가 싼데다 폐기물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향후 신재생에너지의 주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바이오매스 산업의 단점이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그동안 바이오매스에 활용된 주요 소재는 우드칩(폐목재)이었는데, 이를 태울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심각한 수준임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폐기물을 재활용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이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발생한다면 결국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것과 다를 바 없기에, 우드칩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가축 분뇨를 연료로 활용한 바이오매스 에너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꼽힙니다. 존재 자체가 환경오염의 온상인 가축 분뇨를 연료로 가공하는 것 자체가 친환경적이기 때문이죠. 게다가 우드칩보다 재료 수급이 더욱 쉽습니다.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사육 중인 소와 돼지의 총합이 1억 4천만마리 이상인 걸 감안하면 말이죠. 하루 평균 돼지 1마리가 5.1ℓ, 소 1마리가 14.7ℓ, 젖소 1마리가 32.7ℓ의 분뇨를 배출하니, 가축 분뇨가 모자라 바이오매스를 못 돌리는 일은 어지간해선 발생하지 않을 겁니다. 


각 축사에서 수급해 온 가축 분뇨는 바싹 말린 후 원통형 고형연료로 성형됩니다. 갈비집에서 사용하는 '목탄'과 유사한 형태죠. 원형을 떠올릴 수 없을 만큼 확 달라진 이 고형연료는 화력발전소, 열병합발전소, 공장, 지역난방시설, 제철소 등 대규모 시설 위주로 공급됩니다. 향후 기술이 발달해 생산량이 늘어나면 농가나 영농단체 등 소규모 시설에도 보급 가능해질 것입니다.




현재 가축 분뇨로 만든 고형연료가 대규모 시설 위주로 공급되는 건 법 때문이기도 합니다. 환경부는 가축분뇨 고체연료 검사방법 설정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령을 국무회의를 거쳐 지난 6월 공포했습니다. 이 개정령에 따르면, 가축 분뇨 고체연료 공급대상 시설은 환경오염 예방 및 사용 안전성 등을 고려해 2 이상 발전시설 등 대규모 시설로 한정되었습니다. 해당 연료를 사용하려는 시설은 지자체장에게 사용신고를 해야 하고, 국립환경과학원과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서 가축 분뇨 고체연료 검사를 진행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보급량은 1차 에너지 대비 4.08%에 불과합니다. 이 중 바이오매스 발전은 0.85%로 아직 미미한 수준입니다. 독일의 신재생에너지 보급량이 1차 에너지 대비 12.5%, 그 중 6.1%가 바이오매스 발전이란 점과 대조되는 부분입니다.


다행히 고무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2014년 바이오매스 신규허가 건수는 17건(357㎿ 규모)이었는데 2015년엔 23건(512㎿)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그 중에는 가축 분뇨를 연료로 삼는 설비도 적지 않아, 축산산업과 바이오매스 산업의 만남이 현재까진 매우 긍정적이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축산산업과 바이오매스 산업의 콜라보가 우리의 경제 · 환경 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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