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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그라운드에 이 핍니다

 

우리 모두를 움츠리게 만들었던 추위가 물러갔습니다. 잠시간의 꽃샘추위야 있겠지만 그래도 봄은 결국 오기 마련입니다. 봄이 되면 많은 것들이 우리 곁으로 다가옵니다. 학생들은 새 학기를 맞게 되고, 직장인들은 가벼운 옷차림으로 상쾌한 아침과 포근한 점심 공기를 만나게 되죠. 저 역시 봄을 애타게 기다렸습니다. 한동안 우리 곁을 떠나 있던 소중한 친구가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312,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이 2016시즌의 문을 엽니다.


 





지난 몇 년 간 K리그는 무척 추웠습니다. 스타들이 하나 둘 리그를 떠나면서 팬들의 관심이 조금씩 줄어들었고, 기억하기도 싫을 만큼 불미스러운 일들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TV에서 K리그 중계방송을 보는 것은 점점 귀한 일이 됐고, 주요 뉴스를 통해 리그 소식을 접하는 것도 확실히 줄어들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리그 운영 주체인 프로축구연맹과 K리그 각 구단들,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관계자들과 팬들의 안타까움 속에 우리의 축구 K리그는 한동안 그렇게 시련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희망의 꽃이 얼어붙었던 K리그 그라운드를 녹이고 있습니다. 바로, K리그 구단과 선수들, 그리고 팬들이 2016시즌을 기다리면서 싹틔운 이야기꽃입니다.

 

선수 영입과 이동 소식이 이렇게 화제가 됐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지난 겨울 K리그 이적 시장은 뜨거웠습니다. 특히 K리그 클래식 3연패와 함께 10년만에 AFC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는 전북 현대의 선수 영입은 정말 무서울 정도입니다. 이종호와 임종은, 로페즈를 영입하며 선수 보강을 시작한 전북은 고무열, 최재수에 이어 국가대표 출신 김창수와 김보경까지 잡았습니다. 여기에 국내 최장신 공격수 김신욱과 호주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에릭 파탈루를 영입하며 어마어마한 선수 보강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2년 연속 K리그 클래식 우승을 차지한 전북이 역대 최고의 전력 보강까지 마쳤으니 2016시즌도 결과가 뻔할 거라 예상한다면 그건 섣부른 판단입니다. 시즌 개막이 다가올수록 전문가와 팬들은 전북 못지않게,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FC서울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1강 전북을 따라잡겠다는 서울의 의지는 선수 영입에서부터 확실히 드러났습니다. 골키퍼 유현과 피드필더 신진호, 주세종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던 공격수 조찬호와 수비수 정인환 등 포지션 별 최고의 선수들을 보강한 서울은 데얀의 복귀로 용의 눈까지 그려 넣었습니다. 박주영과 아드리아노, 윤주태 등 막강 공격진에 데얀까지 가세한 서울의 위력은 이미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통해 증명되었습니다.


 


전북과 서울이 선수 영입 경쟁으로 싹틔운 이야기꽃은 시즌 개막이 가까워지자 더 다양한 방향으로 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성남FC 구단주인 이재명 성남시장과 수원FC 구단주 염태영 수원시장의 SNS 설전은 K리그의 이야기를 더 재밌고 풍성하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당사자들의 SNS나 기사로 두 구단주의 설전 내용을 이미 많이들 접하셨겠지요. 외국인 선수 영입과 관련된 신경전부터 성남FC와 수원FC2016시즌 첫 대결 결과를 놓고 벌이는 두 구단주의 기싸움이 꽤 재밌습니다. 31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치러지는 수원FC의 클래식 홈 개막전 상대가 성남FC입니다. 이재명, 염태영 두 시장의 내기에 따르면 이 경기에서 지는 팀은 자신의 시 청사에 상대 구단기가 꽂히는 굴욕을 겪게 됩니다. 수원이 이기면 성남시청에 수원FC 깃발이, 성남이 승리한다면 수원시청 건물에 성남FC의 깃발이 휘날리게 되는 것이죠. 축구는 그라운드의 승부가 가장 중요한 법이지만 두 구단을 이끌고 있는 구단주들의 장외 설전은 K리그에 아주 소중하고 의미 있는 이야깃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312일 전북과 서울의 2016 K리그 클래식 공식 개막전에 이어 319() 오후 2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치러지는 수원FC:성남FC깃발 더비KBS가 중계방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리그 최강팀들의 맞대결 결과도 궁금하지만 개인적으로 두 시민구단과 구단주의 자존심 싸움에서 누가 이길지, 실제로 상대 시청에 승리팀 깃발이 걸린다면 그것 또 어떤 이야기꽃으로 피어날지 무척 궁금합니다. 선수들이 만드는 그라운드 안에서의 멋진 경쟁과 구단 관계자와 팬들이 앞장서는 경기장 밖의 흥미로운 기싸움이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스포츠는 스토리가 생명입니다. 재미와 의미가 함께 담긴 스토리가 다시 계속 쌓여 간다면 K리그의 히스토리는 더 풍성해질 것입니다. 지난 겨울과 이 봄 피어난 K리그의 이야기꽃이 시즌 내내 만개하길, 축구 캐스터이자 리그 팬으로서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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