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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블로그 굿모닝 KEPCO를 통해 스포츠 이야기를 나누면서 늘 꼭 한번은 꺼내야겠다고 생각했던 주제가 있습니다. 겨울을 대표하는 스포츠, 한국전력 하면 생각나는 종목, 바로 배구 이야기입니다. 2015-16시즌 프로배구 V리그가 한창 치러지고 있습니다. 한국전력이 속해 있는 남자부는 OK저축은행이 가장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최하위 KB손해보험을 제외한 나머지 5팀이 아주 치열한 순위 경쟁을 하는 중이지요.


한국전력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배구팀입니다. 창단한 해가 1945. 배구뿐만 아니라 모든 종목을 다 포함하더라도 최고(最古)의 팀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오랜 역사 속에서 한국전력이 최강팀이었던 시절은 거의 없었습니다. 배구가 대중들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간 1980~90년대 백구의대제전부터 근년의 V리그까지, 한국전력은 늘 강팀들의 들러리 역할을 하는 팀이자 비인기 구단이었습니다. 그런데 만년 약팀 한국전력이 최근 조금씩 그 이미지를 바꾸고 있습니다.


 특히 바로 지난 시즌인 2014-15 V리그는 한국전력 빅스톰 배구단 스스로는 물론, 지켜보는 배구팬들에게도 무척 인상적인 한 시즌이었지요.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을 연파하며 3연승을 거둔 1라운드부터 상위권에 자리를 잡은 한국전력은 36경기에서 2313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2014-15시즌을 3위로 마무리합니다.



 비록 플레이오프에서 OK저축은행에게 패하긴 했지만 시즌 내내 보여준 한국전력의 이기는 배구는 무척 놀랍고, 한편으로는 낯선 일이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개막 후 25경기 전패라는 불명예를 안았던 팀이었고, 불미스러운 일로 큰 풍파를 겪은 것도 얼마 지나지 않았기에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영철 감독의 지휘 아래 전광인, 서재덕 등 주공격수의 활약과 방신봉, 후인정 두 노장의 희생이 어우러지면서 팀 이름처럼 돌풍을 일으켰던 2014-15시즌의 한국전력 빅스톰. 그렇다면 지금 진행중인 2015-16시즌엔 어떨까요?





한국전력의 경쟁자이자, 신영철 감독을 누구보다 잘 아는 후배들인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과 우리카드 김상우 감독에게 거침없이 물었습니다.


김세진-김상우에게 한국전력 빅스톰이란?”


지난 시즌 우승팀인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은 한국전력을 배구를 알고 하는 팀이라는 한 마디로 정의했습니다. 상대를 주눅 들게 할 정도의 위압감이 있는 건 아니지만, 또 엄청나게 화려한 배구를 하는 팀도 아니지만, 한국전력은 참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이라는 겁니다. 김세진 감독이 언급한 가장 큰 이유는 탄탄한 기본기와 안정적인 수비였습니다. 팬들 입장에서는 화려한 공격이나 블로킹으로 점수를 얻는 것이 멋져 보이지만 역시 감독의 눈은 달랐습니다. 아무리 막강한 화력을 지닌 팀이라도 기본적인 리시브가 되지 않으면 절대로 리그를 지배할 수 없다고 김세진 감독은 강조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김세진 감독의 OK저축은행이야말로 서브리시브와 탄탄한 수비 등 기본을 바탕으로 공격까지 겸비한 팀입니다. 그러니 지난 시즌 우승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선두를 달리는 것이겠지요.



김세진 감독이 언급한 한국전력의 힘, 또 한 가지는 신영철 감독의 존재였습니다

신영철 감독은 김호철 전 감독과 더불어 모두가 인정하는 대한민국 역대 최고의 세터입니다. 공격수들에게 공을 올려주는 임무를 담당하는 세터는 배구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지요. 농구에서는 포인트가드, 야구로는 포수에 해당한다고 해야 할까요? 경기 중 벌어지는 모든 상황을 매 순간 읽어 가며 경기를 만들어 가는, 코트 위의 지휘자가 바로 세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고의 세터였던 신영철 감독이 좋은 지도자가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영철 감독에 대해서는 우리카드의 김상우 감독도 같은 의견이었습니다. 현역 시절 세터 신영철의 환상적인 토스를 받아 정말 편하게 배구를 했던 경험이 지금은 오히려 적장 신영철에 대한 두려움의 근원이라고 합니다. “영철이 형 토스는 그냥 눈 감고 점프해서 때리면 될 정도의 공이었다”. 김세진 감독의 이 경험담이 컴퓨터 세터 신영철의 능력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잘 설명해줍니다.




경쟁의 대상인 한국전력과 신영철 감독에 대해 덕담만 듬뿍 던지는 김세진-김상우 감독에게 독설도 부탁했습니다. 두 감독은 약속이나 한 듯 조심스레 특정 포지션을 지목하더군요. 공교롭게도 그 포지션은 세터였습니다. 서재덕과 전광인, 두 명의 젊고 유능한 공격수와 함께 체코 국가대표 주공격수 출신 얀스토크까지, 강한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전력 빅스톰의 전력이 극대화되기 위해서는 세터의 안정적인 토스가 중요한데 그 부분이 아쉽다는 겁니다. 사실 이 문제는 신영철 감독이 누구보다 잘 알고, 또 답답해하는 부분이겠지요. 본인이 전설적인 세터였으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해 보면 그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가 바로 신영철 감독입니다. 그리고 김세진-김상우 감독이 약점이라고 지적한 그 부분만 보완된다면 한국전력은 당연히 더 무서운 팀이 될 겁니다.


프로리그 참여 후 처음으로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한국전력 빅스톰의 이번 시즌 예상 성적도 김세진-김상우 감독에게 물었습니다


 

두 감독의 답변은 이번에도 같았습니다. “플레이오프 진출은 기본그 다음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이 글을 쓰는 11월 16일 저녁 신영철 감독의 한국전력은 김상우 감독의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1로 이기고 시즌 5승째를 기록했습니다. 10경기에서 5승 5패 승점 14점으로 7개 팀 중 5지난 시즌보다 출발은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하지만 2015-16시즌 V리그의 진짜 순위 경쟁은 이제 시작입니다더불어 한국전력의 빅스톰도 슬슬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신영철 감독과 한국전력 선수들이 이번엔 얼마나 강력하고 인상적인 폭풍으로 배구 코트를 휘어 감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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