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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다. 지금 여기서의 나를 지우고 저 멀리 어디서 다른 나로 살아본다면그러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새로운 삶에서 새로운 인연을 찾지 않았을까. 그리고 과거는 오늘의 나를 덮치지 않았을까도망친 나는, 과거의 나와 다른 사람일까. 그리고 오늘에서 도망친 내게도 오늘이 올 수 있을까도망친 삶에서 또다른 위기가 닥쳐온다면, 또 도망쳐야할까, 수많은 질문들이 모여 탄생한 이야기가 바로 소설 <선셋 파크>.

 


<이미지 참조: 위키피디아 https://ko.wikipedia.org/wiki/%ED%8F%B4_%EC%98%A4%EC%8A%A4%ED%84%B0>


소설의 주인공 스물여덟 마일스 헬러는 폐가 속 버려진 물건을 처리하는 노동자다. 그는 원래 책과 야구를 좋아하던 명문대생이었다. 그는 부모부터 도망쳐 7년째 일용직 노동자로 살고 있다

가난한 그는 아무 것도 바라지도 않고, 계획하지 않는 삶을 산다. 그런 그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다시 뉴욕으로 돌아간다친구 빙의 도움으로 뉴욕 선셋 파크의 빈집으로 스며들게 된다. 앨리스와 엘런도 그들과 합류하게 된다

 

<이미지 참조: 열린책들 http://www.openbooks.co.kr/html/open/searchView.html?no=1331&skind=fd_subject&sword=%BC%B1%BC%C2%20%C6%C4%C5%A9>




버려진 집에서 무단으로 살고 있는 이들 모두에겐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개인적 아픔이 있다. 형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미래로 나아가지 못한 마일스와 저항운동가를 꿈꾸지만 자신의 감정 문제로 고민하는 고통스러운 과거를 극복하기 위해 그림에 몰두하는 엘런그리고 외모 콤플렉스와 남자친구와 관계에서 힘들어하는 앨리스. 사연을 간직한 이들은 저마다 출구를 찾으려고 한다.


거대한 묘지들이 보이는 선셋파크의 집, 애초부터 내 것이 아닌 공간에서 시작하는 삶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선셋파크는 출구지대를 찾지 못한 청춘들의 중간 지대와 같은 의미를 갖는다

살아있지만 앞으로 나아기지 못하는 그들이 미래로 가기 위한 길목에서 잠시 머무는 곳이다경제적 정신적 이유에서든지 저마다의 삶의 무게로 힘들어하던 이들인 점차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소설 말미에 마일스는 예기치 못한 위기를 또 맞게 된다. 어느 날 선셋 파크에서 나가달라는 통보 편지가 오고경찰이 들이 닥치고 쫓기는 신세가 된다. 불법 침입자이자 무단 거주자들인 그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마일스는 또다시 선택의 기로에 섰다. 소설의 마지막 그는 이렇게 말한다.



미래가 없을 때,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는 것이 가치가 있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지금부터 어떤 것에도 희망을 갖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이 스쳐 지나가는 순간, 지금 여기 있지만 곧 사라지는 순간,영원히 사라져 버리는 지금만을 위해 살자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p.328

아무 계획도 세우지 않고, 다시 말해서 그 어떤 열망이나 희망을 갖지 않고, 주어진 운명에 만족하고

하루하루 세상이 주는 대로 받아들이고, 인간이 할 수 있는 한 최소한의 것만을 원하듯이 사는 것” P.11



도망자 마일스, 그는 변했을까. 변하지 않았을까

책 서두와 말미에서 반복되는 독백에서 현재를 살겠다는 다짐은 소설 초반에서 언급되었던 말이다.

그러나 지금만을 위해살겠다는 것과 현재를 사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도망가지 않는다는 말과도 같다지금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이 순간을 맞닥뜨리겠다는 선언과도 같다그리하여 이 소설은 청춘의 비관론이 아닌 낙관론으로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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