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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을 지나고 있는 한국 프로야구에 새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지난해 광주에 새 야구장(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이 문을 연 데 이어, 내년에는 프로야구 최강팀 삼성라이온즈가 새 보금자리(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로 이동합니다

프로야구 원년을 함께 했던 구장들 가운데 이제 남은 곳은 한화이글스의 홈구장인 대전 한밭야구장이 유일합니다. 하지만 대전구장도 원년 OB베어스가 사용했었고,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완벽한 변신을 했기 때문에 초창기의 흔적은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1982327일 프로야구 개막전 장소였던 서울 동대문 야구장은 개발논리를 이겨내지 못한 채 사라졌고, 인천 도원야구장은 지금 축구경기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사직구장이 생기기 전 롯데의 홈구장이었던 부산 구덕야구장은 아마추어와 동호인들이 사용하고 있으며, 광주 무등야구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34년 동안 삼성라이온즈의 홈구장으로 수고한 대구 구장도 내년부터는 추억의 장소가 되겠네요 제가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삼성라이온즈는 2015시즌 홈경기를 딱 10개 남겨놓고 있습니다. 대구구장과의 작별, 그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셈이지요

 

<이미지 참조 : 위키피디아 https://ko.wikipedia.org/wiki/%EB%8C%80%ED%95%9C%E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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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구장은 정말 오랜 역사를 담고 있는 야구장입니다. 1948년에 개장했으니 야구와 함께한 세월이 무려 68년입니다. 그 세월을 딱 절반으로 나누면, 전반기의 34년은 아마추어 야구와, 1982년부터 올해까지의 34년은 프로야구와 동행했지요. 그 기간 대구 시민야구장은 한국 프로야구 최강팀의 홈구장으로 쓰이면서 정말 많은 스타들을 탄생시켰고, 야구팬들의 가슴 속에 수많은 추억을 남겼습니다

올드팬들이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이름인 비운의 상징 이선희 투수, 듬직하게 대구구장 마운드를 지켰던 우완 에이스 황규봉 투수, 삼성 팬들에겐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을 헐크 이만수 포수, 라이온즈 역대 최고의 에이스인 김시진 투수와 재일동포 김일융 투수. 삼성을 넘어 한국 프로야구의 전설로 남은 양신 양준혁 선수와, 지금도 당당한 현역으로 프로야구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라이언킹 이승엽 선수도 대구구장과 함께 한 최고의 스타들입니다





<이미지 참조: 위키피디아 https://ko.wikipedia.org/wiki/%EC%82%BC%EC%84%B1_%EB%9D

%BC%EC%9D%B4%EC%98%A8%EC%A6%88>

 

삼성 선수들과 라이온즈 팬들이 기억하는 대구구장의 역사, 그 최고의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아마 많은 분들이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의 극적인 승리를 꼽을 거라 생각합니다. 정규 시즌 1위 삼성과 4LG의 대결.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명장인 삼성 김응룡 감독과 LG 김성근 감독의 자존심 대결. 31패로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목전에 둔 삼성이 5차전을 LG에게 내준 후 대구로 내려와 1110일에 치른 6차전. 9회 말이 시작될 때 LG에게 69로 끌려가며 불안해 하던 라이온즈 팬들에게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이승엽 선수가 LG의 마무리투수 이상훈을 상대로 동점 홈런을 날린 것이죠

 

기적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다음 타자 마해영 선수가 LG의 바뀐 투수 최원호의 바깥쪽 공을 밀어쳐 대구구장 담장을 또 넘겼습니다. 그대로 경기 끝. 시리즈도 끝. 길고 길었던 삼성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흑역사도 끝나는 순간이었습니다.

 

2002년 한국시리즈 첫 우승과 함께 대구구장의 찬란한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특히 2003년은 이승엽으로 대구가 시즌 내내 뜨거웠지요. 622일 세계 최연소 300홈런 기록, 102일엔 한 시즌 아시아 홈런 신기록인 56호 홈런을 날린 이승엽 덕분에 대구구장 외야는 잠자리채를 든 관중들로 가득찼습니다홈런 신기록과 함께 이승엽은 일본으로 떠났지만 라이온즈 팬들을 대구구장과 함께 즐거운 기억을 차곡차곡 쌓아 나갑니다. 2005년과 2006년 한국시리즈 연속 우승에 이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 1982년부터 2001년까지 20년 동안 한국시리즈에 7번 진출해 모두 패했던 그 팀 삼성라이온즈가 2002년부터 2014년까지는 한국시리즈에 9번 나가 7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것입니다.


34년 동안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장소로 팬들과 함께 했던 대구 시민야구장. 이승엽의 홈런도, 양신 양준혁의 질주도,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오승환과 진갑용 포옹도 내년부터는 대구구장의 추억으로 남겠지요. 201591일 현재까지 2056경기를 치른 대구구장. 삼성은 118539832, 승률 0.588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엄청난 승률을 선사한 팀을 가진 대구의 팬들을 참 복도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구구장에서 프로야구를 볼 수 있는 날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정규 시즌 남은 경기도 좋고, 이제는 정말 당연한 일인 삼성의 한국시리즈 경기도 좋습니다. 마지막 추억을 새기기 위해 올 가을 대구로 시민야구장과의 이별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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