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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2. 한국 축구의 미래를 묻다.



 1992년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혹시 기억하십니까? 굵직굵직한 일들을 몇 개 꼽아볼까요? 그 해 3월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바꾼 서태지와 아이들이 데뷔했습니다. 몬주익의 영웅황영조를 탄생시킨 제 25회 하계올림픽이 7월부터 8월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렸지요. 가을엔 느닷없는 종말론이 한국 사회를 휩쓸고 지나갔고, 12월에는 제 14대 대통령 선거도 치러졌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1992, 이런 사건들 사이사이에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여러 친구들이 힘찬 울음소리와 함께 세상과 만났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1992년생 축구 스타의 대표 주자는 누가 뭐래도 손흥민 선수입니다. 10대 중반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손흥민은 17살이던 2008년 독일 분데스리가 클럽인 함부르크로 축구 유학을 떠납니다. 그 이후 손흥민의 성공 스토리는 웬만한 축구팬이라면 다들 아실테지요. 19살이던 2010년 분데스리가 데뷔전을 가진 후 함부르크에서 3시즌 동안 78경기 20골을 기록하며 능력을 인정받은 손흥민은 분데스리가의 명문 레버쿠젠에 스카웃됩니다. 그리고 레버쿠젠과 함께한 지난 두 시즌 동안에는 챔피언스리그 무대까지 밟으며 75경기에서 29골을 기록하는 활약을 합니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정책적으로 추진한 유망주 유학 프로젝트의 혜택을 받은 선수들 가운데 이 정도의 성과를 거둔 선수는 손흥민이 유일합니다. 뛰어난 축구 실력은 기본이었고, 운동에 대한 노력 못지않게 독일어 공부를 착실히 한 것은 손흥민이 더 빨리 적응하고 자리잡는 데 중요한 디딤돌이 되었습니다. 이미 한국 축구의 에이스로 자리잡은 이 친구가 어디까지 뻗어갈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그러고 보니 손흥민의 생일이 바로 이 달, 78일이네요. 손흥민 선수 생일 축하합니다!





 손흥민보다 한 달 늦은 1992810, 한국 축구의 소중한 재목이 될 또 한 명의 선수가 탄생합니다. 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의 미드필더인 이재성 선수입니다. 고려대학교 재학 시절 대학 무대 최고의 선수로 꼽혔던 이재성. 하지만 이 친구는 동갑내기인 손흥민과 비교하면 그리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었지요그러던 이재성은 지난해 K리그로 활동 터전을 옮긴 후 자신의 존재를 제대로 알리게 됩니다. 사실 신인 선수가 프로 무대에서 바로 자리를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전북 현대 같은 강팀이라면 더더욱 그렇지요.


 하지만 이재성은 달랐습니다. 2014 K리그 클래식 시즌 초반부터 전북의 라인업에는 이재성이 있었고, 결국 26경기 출전에 4, 어시스트 3개로 성공적인 프로 선수 신고식을 치릅니다. 그리고 그 활약을 바탕으로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대표 선수로 활약하며 대한민국에 32년만에 금메달을 안겨줬지요. 결국 이재성은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까지 받으며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들과 나란히 서게 됩니다. 2015327A매치 데뷔전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한 이재성은 자신의 이름을 축구팬들의 기억 속에 점점 더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한국 축구를 위해 이재성이 더 크고 단단한 선수로 계속 성장하길 간절히 바랍니다.




 1992년에 태어난 축구 선수들 가운데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주목하는 선수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축구 대표팀의 주전 왼쪽 풀백이자 독일 분데스리가 호펜하임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진수 선수입니다. 김진수는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부터 엘리트 코스를 착실하게 밟았습니다. 연령별 대표팀에 꾸준히 선발되며 2007 나이지리아 U-17 월드컵에서는 주장으로 8강 진출을 이끌기도 했고, 91년생들이 주축 멤버였던 2011 콜롬비아 U-20 월드컵에도 출전했지요. 이후 일본 J리그(알비렉스 니가타)에 진출해 국내 팬들과 잠시 멀어졌던 김진수는 2013 동아시안컵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르며 화끈한 복귀 신고를 합니다. 당시 그 경기를 서울월드컵경기장 현장에서 지켜보며 주변에 있던 축구 전문 기자들과 함께 김진수의 플레이에 감탄했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그렇게 대표선수로서의 경험을 차근차근 쌓아 가던 김진수.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부상이 그의 앞을 가로막습니다. 축구 선수 모두가 꿈꾸는 월드컵 무대를 앞두고 심각한 발목부상 때문에 브라질행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지요. 지금도 브라질 월드컵 얘기를 꺼내면 김진수는 깊은 한숨부터 내쉽니다. 하지만 좌절을 잠시였습니다. 곧 몸과 마음을 추스른 김진수는 20146월 독일 분데스리가 호펜하임과 계약합니다. 소속팀에서는 데뷔하자마자 주전으로 자리잡았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돼 친구인 이재성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지요. 그리고 지난 1월 호주에서 치러진 아시안컵.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결승전까지 모든 경기에 선발로 나서 풀타임 활약한 선수는 김진수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김진수는 자신의 힘으로 시련을 이겨내고 힘차게 전진했습니다. 얼마 전 분데스리가 첫 시즌을 마치고 국내에 들어와 잠시 쉬고 있는 김진수와 만나 깊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우리 나이로 이제 24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여러 면에서 참 본받을 점이 많은 친구라는 생각를 했습니다. 김진수를 좀 더 알고 싶으시다면 제가 진행하는 이광용의 옐로우카드2 146(http://bit.ly/1C9fbgF) 를 꼭 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왜 이 친구에게 애착을 갖는지 이해가 되실 겁니다.


 

 손흥민과 이재성, 김진수. 이 친구들은 1992년이 한국 축구에 준 소중한 선물입니다. 그러고 보니 포지션도 공격수와 미드필더, 수비수로 나뉘는군요. 손흥민이 앞에서 끌고 김진수는 든든하게 뒤를 받치며 이재성이 가운데에서 징검다리를 놓으면 되겠습니다. 이제 3년도 채 남지 않은 2018 러시아 월드컵. 1992년생들이 우리에게 어떤 선물을 안길지 정말 기대됩니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응답하라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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