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요즈음 레트로/복고 문화가 핫이슈입니다. 특히 예전에 듣던 음악을 다시 들으면 그 시절로 기억이 빨려들어가는 듯 추억이 생생하게 지나가죠. 오늘은 복고적 감성 중에서도 가장 마음을 따뜻하게 할 가객(歌客) 한 분을 만나볼까 합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가수 故 김광석님입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만큼 그의 흔적 역시 많이 남았는데요. 대구에는 김광석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중구 대봉동에 위치한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이죠.


입구에 들어서자 김광석씨가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은 그가 태어나고 자랐던 방천시장에 있는 길을 그 시절의 감성대로 재현한 길이랍니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에 처음 들어서게 되면 곧게 뻗은 길이 보입니다. 이 길은 약 300m 정도 되는데요. 이 길을 쭉 따라가면 김광석의 벽화, 노래, 동상, 콘서트 홀, 포토존, 커피숍, 분식집 등이 자리를 잡고 있답니다. 아직 밤공기가 차지만~이 길은 밤에 걸을 때 더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에요^^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은 방천시장 옆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른쪽은 방천시장. 왼쪽은 김광석님의 벽화들이 줄지어 있는데요. 방천시장은 1945년 해방 후 일본과 만주에서 온 사람들이 장사를 시작하면서, 한때 대구에서 손꼽히는 대표시장이었지만, 지금은 소규모로 일부 상인들만이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이 '김광석 길'이 방천시장 주변의 경관과 분위기를 바꿔놓았죠.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여러분도 이 소절을 알고 계시죠? 바로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인데요.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을 걸으면 그의 노래를 은은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이등병의 편지',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사랑이라는 이유로' 등 수 많은 명곡들이 들려오죠. 여러분도 이 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김광석씨가 마음 속에 들어와있다는 느낌이 드실거에요^^


특유의 해맑은 미소와 꾸미지 않은 멋을 가지신 김광석님을 보고 있으면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려오는데요.올까요? 점차 나이가 서른 즈음 되어가면서~그의 음악에 우리가 감탄할 때, 누군가는 그런 감상주의적인 태도를 비웃기도 합니다. 그러나 좋은 음악이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이유는 그 음악이 가지고 있는 보편성 때문이겠죠^^


2009년. 벽화작가들이 모여 故 김광석을 기리는 길을 조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벽화들은 단순한 그림들이 아니라, 그의 음악이 우리에게 준 감동과 아름다움을 벽으로 옮긴 것이죠. 벽화 하나하나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김광석님의 대표곡하면 바로 떠오르는 곡이 바로 이등병의 편지가 아닐까 합니다. 여기에는 많은 군화와 고무신분들이 군번줄과 자물쇠를 걸어주셨어요. 이 것을 보니 제 군생활 시절도 생각이 나더라구요. 이렇게 김광석씨의 음악은 우리가 지나가는 삶의 어느 길목 근처에서 떠올릴 수 있는 힘이 있죠.


추억의 문방구도 볼 수 있습니다. 설탕을 녹여 만든 뽑기(달고나), 흔히 불량식품이라고 말하는 과자들, 소소한 장난감들까지! 음악과 함께 그 시절 우리의 일상도 아스라히 느껴 볼 수 있었습니다.



'사랑했지만, 그대를 사랑했지만 그저 이렇게 멀리서 바라볼 뿐 다가설 수 없어'

김광석의 <사랑했지만> 여러분도 좋아하시죠? 이 곡에는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김광석씨는 사랑에 대한 수동적인 태도가 담긴 이 곡의 노랫말을 탐탁치 않게 여겼다고 합니다. 그래서 본인의 노랫말에 대한 인터뷰에서 김광석 씨는 "다가서서 이야기를 해보고, 싫다면 빨리 스스로 결론을 내야지요. 저는 아픈게 싫거든요." 라고 밝히기도 했답니다.



그런데 어느날 개인적인 모임에서~환갑을 넘기신 할머니에게 <사랑했지만>이  "나에게 16살 소녀의 감정을 되찾아준 노래"라는 인사말을 들었다고 해요. 누군가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랑에 대한 태도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마음을 움직이는 서정성을 부여한 것이죠.



여기는 김광석 길 콘서트 홀입니다. 김광석을 기리는 가수들이 종종 그의 노래를 부르기도 하는 곳이죠. 예전에는 이 건물 앞에 공터에서 노래를 부르곤 했는데 이제는 제대로 된 공연장에서 노래를 부르고 들을 수 있습니다.



"저는 짜장면 집에 가면 짜장면과 짬뽕을 둘 다 시켜 맛을 보고 나와요. 왜냐하면 짬뽕 시켜서 먹는 날은 반쯤 먹다 보면 '아 오늘은 짜장면이었구나' 하며 아쉬워하고, 짜장면 시킨 날은 또 한참 먹다 보면 '아 오늘은 짬뽕이었구나' 하고 자꾸 아쉬워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내 꿈의 현실에서는 둘 다 선택할 수 없습니다. 뭔가 하나를 선택하면 또 무엇인가는 분명히 포기해야 하죠. 그러나 어떤 것이 좋고 나쁜가를 가리기 이전에 그저 스스로 선택한 부분에서 잘 살았으면 하고 바랄 뿐입니다."


​-故 김광석 인생이야기 중에서-


짧은 생이었지만, 우리에게 큰 감동과 추억을 남겨준 가객 김광석. 김광석님을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꼭 한번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을 방문해보세요. 지친 일상에 괜찮다. "괜찮다. 삶이, 사랑이 다 그런거다"라는 위로를 받으실수 있을거에요.


댓글쓰기 폼

한국전력 블로그 굿모닝 KEP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