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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을 만드는 의사

 

인류의 역사가 아무리 수많은 실험과 과학에 의해 발전되어 왔다고는 하지만, 호기심이 지나치게 많은 과학자들의 괴팍한 실험은 그간 계속해서 비난받아 왔습니다.


< 지나치게 열정적인 실험정신은 나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

 

프랑스의 괴짜 의사인 기욤 뒤센 드 불로뉴(이하 뒤센)역시 마찬가지였는데요. 뒤센은 1800년대 중반의 ‘인간 안면 표현의 메커니즘’이라는 책을 출간합니다. 그러나 이 고상한 타이틀의 책에는 제목과 달리 비인간적인 실험들이 노골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뒤센은 심한 안면근육 마비에 시달리고 있는 구두장이 노인의 얼굴을 의학의 진보라는 미명하에 전기로 강하게 자극했습니다. 최근에는 전기를 이용한 의료기술이 발달했지만 당시에는 목숨을 담보로 하는 말 그대로의 ‘실험’일 뿐이었습니다.

 

< 실제 전기에 감전되면 이런 귀여운 광경은 펼쳐지지 않습니다. - 출처 : 포켓몬스터 >

 

사실, 뒤센의 만행은 그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그는 전기가 흐르는 얼굴의 변화를 알기 위해 이미 수차례나 죽은 사람의 얼굴에 강한 전기를 가해봤죠. 뒤센이 어떠한 경로로 시신을 실험에 이용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당시 과학자와 의사들이 인체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기 위해 무덤을 파는 것은 자주 있던 일이었죠.

 

1842년 파리로 이사한 뒤센은 확실한 일자리를 얻지 못해 각 병원들을 전전하며 환자들을 치료했습니다. 그 중 살페트리에르 병원에는 병명이 밝혀지지 않은 마비환자들이 많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뒤센은 그 중 안면마비 증세를 보인 구두장이 노인을 표적으로 삼은 것입니다.

 

< 안면근육 전기실험의 모습 – 출처 : 매드사이언스북 >

 

뒤센은 인간의 얼굴에서 나타나는 ‘인상’이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전극과 교류전기를 이용해 노인과 같은 환자들의 얼굴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습니다. 전극을 4개씩이나 써가며 분노, 즐거움, 놀라움 등의 표정을 인위적으로 만들기 시작했죠.

 

그러나 전기를 피실험자의 얼굴에 가하는 방법은 근육의 자극 효과가 아주 짧은 시간동안밖에 지속되지 않는다는 결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때마침 이 시기에 순간적인 현상을 기록할 수 있는 사진술이 발명됐죠.

 

전기로 자극시킨 얼굴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게된 후 뒤센은 본격적으로 얼굴에 생기는 모든 질병에 전기가 미치는 영향을 실험하기 시작합니다.

 

뒤센의 환자 중에는 눈병이 심한 젊은 부인도 있었는데요. 전기자극 치료를 받은 부인의 눈병이 호전되자 뒤센은 보답으로 지속적인 안면 전기 자극을 그녀에게 요구합니다. 그녀의 얼굴에 전류를 흘려보내면서 실험을 지속하던 이 의사는 전기로 만든 인위적인 부인의 얼굴을 사진으로 남기고, 그 사진을 예술이라고 스스로 자화자찬하기도 했죠.

 

< 안면근육 전기실험의 모습 – 출처 : 매드사이언스북 >


그러나 뒤센의 이 비인간적인 실험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후대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는 얼굴 근육을 전기로 자극할 수 있다면, 안면마비는 회복할 수 있는 ‘근육조절메커니즘’의 손상일 뿐이라고 처음으로 생각했던 사람이죠. 오늘날 의학계는 이 연구를 ‘뒤센형 근이영양증’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그의 찝찝한 업적을 어느 정도나마 인정하고 있습니다.

 

전기가 의학에 기여한 바가 큰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구의 윤리와 정당한 절차가 성립되지 않았던 시기의 과학은 이렇듯 죄 없는 노인이나 여성, 환자들의 희생을 담보로 이루어졌던 것이죠.

 

괴짜 과학자의 전기실험,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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