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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 농부는 황금빛 들판에 무르익어 가는 벼를 바라보며 흐뭇해합니다. 어서 빨리 추수를 하여 가족들에게 따뜻한 밥을 마음껏 먹이고 싶어하기 때문이죠. 가을햇살이 비치는 어느 나른한 오후, 저 또한 농부의 마음으로 흡족해 할 일이 생겼습니다. 여러분께 비록 밥은 아니더라도 가슴 속 허기를 달랠 수 있는 든든한 양식을 마련했기 때문이에요.

 

그 이름하여 사랑스럽고도 아리따운 책! 되시겠습니다. 지금 글을 읽고 있는 분들 중에서도 독서의 의지를 새로이 다짐하시는 분들 많이 계신가요? 가을을 맞이하여 저를 포함한 총 4명의 대학생들이 자기계발서, 문학서, 여행서적, 한시 이야기책의 추천사를 다채롭게도 준비했다고 하는데요. 저와 함께 책 이야기 속으로 풍덩 빠져보실렵니까^^

 

첫 번째 책 이야기를 들려주실 대학생은 누구신가요?

앗~ 매사에 성실하기로 소문난 백전성군이시군요. 어쩜 그리 평소에 자기관리를 잘하는지 백전성군에게 그 비결을 물어봤는데요. 즉각 이 책을 제게 건네주는 것 아닙니까.


1. <스티븐 코비 /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백전성 : "스티븐 코비의「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은 여러분들께서 직접 읽어보진 못하였더라도 책명은 한 번씩은 들어봄직한 유명한 책입니다. 이 책은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2천만 부 이상 팔린 스테디셀러라고 하는데요. 1년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자기계발서 속에서도 이 책만큼은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 책 제목의 '성공'이란 단어가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더랬죠. 그만큼 그 시기에는 성공에 대한 갈망이 심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품성은 근본적으로 습관의 복합체' 라고 하는 어록처럼 저는 성공에만 집착하기보다 건실한 습관을 건설하는 데에 온 사력을 다했어요.


제 이야기를 한 번 들려드려도 될까요? 저는 제게 주어진 업무를 타인의 도움 없이 모두 제 손을 거쳐 해결하려, 어찌 보면 완벽주의자라고 할까요? 여하튼 그런 성격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무슨 일을 하여도 저 자신에게 불만족스러움을 느꼈으며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걷잡을 수 없이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주도하는 삶을 살아라' 습관편에 나온 관심의 원과 영향력의 원을 몇 번이나 정독하면서 저의 해로운 습관이나 가치관을 180도 싹 바꾸게 되었답니다.

 

저는 책의 내용에 따라 제 역량으로 해낼 수 있는 업무는 영향력의 원에, 해결하기 힘든 업무는 관심의 원으로 그려보았습니다. 관심의 원으로 제가 완수하기에 벅찬 일들을 파악하고 '이 일은 나에게 조금 무리겠구나~' 하며 깔끔히 인정을 하니 쓸데없는 걱정이 훌훌 날아갔죠. 그 대신 제가 진정으로 잘할 수 있는 업무에 제 모든 기량을 쏟아 부었습니다. 바로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에요. 사실 처음에는 제가 잘할 수 있는 일과 잘 못할 것 같은 일을 구분하는게 막연하였어요. 하지만 원을 그리며 제 장단점을 나누는 습관을 들여보니 내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이 부족한지 금세 파악하게 되더라구요. 소소한 습관이 가져다 준 큰 변화였답니다.


옛 말에 위대한 책 한 권은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다고 하였습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은 제게 바로 그런 책이었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이 책을 통해 습관의 위대함을 느껴보시지 않으렵니까~"


<출처 : 스티븐코비(좌)www.stephencovey.com / (우)네이버 책>

 

그렇군요. 한 마디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나누어 효율적인 업무 습관을 기르라는 말 같네요. 저도 백전성군의 말씀대로 습관의 위대함을 절실히 체험해보고 싶어요^^ 

 

다음은 신촌의 문학소녀 우리 장유리양이 보입니다. 예전에 저와 같이 톨스토이의 단편선을 읽은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요. 이제는 톨스토이 뿐만 아니라 여러 러시아 대문호의 작품들까지 섭렵했다는 소문이 들려오네요. 과연 유리양은 우리에게 어떤 러시아 문학서를 추천해줄지 궁금합니다~. 다함께 LET's GOGO~

 

2. <니콜라이 고골 / 코>



장유리 : "여러분~~ 러시아 문학하면 떠오르는 책 제목이나 작가가 있으신가요? 아마 대게 많은 분들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벌'이나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혹은 푸슈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생각하셨는지 몰라요. 아니면 혹자는 러시아 문학은 고리타분하고 분량이 길어서 지루하다는 편견으로 스크롤을 빨리 내리실지도...ㅠㅠ 실제로 장문석 기자님은 톨스토이 단편선을 읽다가 잠들어 버린 경험이 있었죠, 아마~

 

저는 대학교에서 노어노문학을 전공하면서 러시아 국민작가 푸슈킨을 비롯해, 체호프, 니콜라이 고골 등 여럿 러시아 거장들의 문학을 읽었습니다. 그 덕분에 러시아 문학과 한층 가까워졌고 러시아 문학이 절대 딱딱하고 따분하기만한 내용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께 유쾌함과 진정성을 모두 겸비한 러시아 문학의 매력을 널리 전파해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소개하려는 작품은 러시아 국민 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니콜라이 고골의 소설 <코>입니다. 제목만 봐도 독특한 이야기 냄새가 풍기지 않나요?? 저는 먼저 줄거리를 간략히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이 책의 주인공, 코발레프는 아침에 일어나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고 맙니다. 그의 코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기 때문이에요. 황당하게도 그의 코는 자신보다 높은 관료가 되어 우아한 귀족 부인들과 함께 마차에서 내리는 것 아닙니까. 그는 이 상황에서 코가 없어진 사실을 걱정하기보다 이 우스운 몰골로 있다간 자신이 더 높은 관등으로 승진할 수 없고, 신부로 맞이할 귀족 부인들에게 잘 보이지 못할까봐 발을 동동 굴립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허무맹랑한 일들에 피식 웃음이 나곤 했답니다. 높은 관직에서 위세를 드리우는 자신의 코에게 제발 제자리로 돌아와주지 않겠냐고 쩔쩔매는 주인공 말이죠. 사실 작가 고골의 터무니없는 이야기의 전개는 이처럼 독자들에게 호쾌한 웃음을 자아내지만, 사실 그 안에는 '웃음 속에 가려진 눈물'이 실체를 숨기고 있죠. 이 소설의 배경은 신분제와 관료제로 몸살을 앓고 있던 19세기 러시아인데요. 이 당시 지식인들은 '관료제'를 러시아를 갉아먹는 좀벌레라고 비유하며 한탄했고 니콜라이 고골도 차별이 팽배한 관료사회를 폭로하는 많은 작품들을 썼습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러시아 사실주의문학의 시초이자, 21세기까지 풍자적 사실주의 작품 중 최고라 여겨지고 있습니다. 

 

즉 고골의 소설 <코>는 유쾌한 작품입니다만, 그 안에는 19세기 러시아사회의 썩 유쾌하지만은 않은 부조리가 숨겨져 있답니다. 여담으로 말씀드리자면, 얼마 전에 저는 이 소설의 실제 배경인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다녀왔는데요. '니콜라이 고골이 여기에서 작품 <코>를 썼다'는 팻말이 붙은 건물을 보니, 마치 소설 속 등장인물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답니다. 물론, 지금 그 곳에서 관등으로 차별받는 하등 문관이나 걸어 다니는 코는 볼 수 없었지만 말이죠."

 

<출처 : 니콜라이고골(좌) www.vebidoo.de / (우) www.goodreads.com>


유리양이 참 의미 깊은 서적을 소개해 주셨네요. 작가 니콜라이 고골이 보여준 ‘웃음 속에 가려진 슬픔’의 정신은 후대에도 계승되어 오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작가님들도 현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지속적으로 성찰하고 풍자하는 글들을 많이 쓰고 계시니깐요. 그나저나 우리의 주인공, 코발레프는 자신의 코를 원상복귀 시킨 것이에요?? 작품의 결말이 너무 궁금한데요??


3. <최정윤 / 최정윤의 소소한 서울>



이번에는 너무 어여쁘게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여학생이 보이네요! 현주양 반가워요~ 현주양과는 각별히 대화를 하면서 책 이야기를 나눌까 해요.

 

현주양 : 네~ 안녕하세요^^ 저는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여행책 한 권을 준비해 보았어요. 바로 최정윤의 소소한 서울 이랍니다. 


기자 : 책 제목을 보니 서울로 떠나는 여행책 같은데요. 서울로의 여행이라니?? 조금 의아하네요. 


현주양 : 저도 서울하면 대도시와 교통혼잡 등이 떠올라 여행지로 고려조차 하지 않았는데요. 그랬던 제가 이제는 여행 일번지로 서울을 떠올리게 되었답니다. 놀랍죠?? 아무래도 서울토박이인 저자가 들려주는 비밀스런 여행코스에서 가족, 친구, 연인들과 추억을 듬뿍 쌓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인가봐요.

  

기자 : 이 책의 특징을 간략히 얘기해주세요.


현주양 : 일반적으로 우리가 놀러가고자 하는 장소를 사전조사 할 때 여기저기 사이트에서 검색을 하잖아요. 그런데 그럴 필요 없이 이 책 한권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골목골목에 숨겨진 맛집, 낭만이 가득한 카페나 책방, 꼭 가봐야할 명소 코스까지...예전에 이 책을 읽기 전에 삼청동을 가본 적이 있어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너무 맛집만 고집해서 걸었다는 것을 알았어요. 이 책을 읽고 갔더라면 삼청동에서 한옥마을과 이어진 하늘길이라는 곳도 구경하고 왔을 텐데 말이에요. 하늘길은 TV에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 장소라는 데 놓쳐서 아쉬웠어요. 

 

기자 : 어이구, 그런 경우는 참 아쉬운 마음이 더 크죠~ 그렇다면 이제는 현주양이 책을 다 읽었잖아요. 그 이후에 책에 소개된 여행지를 직접 다녀온 적은 있으신가요??

 

현주양 : 제가 이 책을 아주 최근에 읽었기 때문에 아쉽게도 책이 추천하는 명소에는 아직 다녀오진 못했어요ㅜㅜ.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정말 친구와 함께 꼭 탐방해 보고 싶은 장소가 있었는데요. 바로 북촌 한옥마을인 가화동이랍니다. 이곳은 제가 멀리 있는 전주까지 가지 않고도 좋아하는 한옥마을 골목을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이 들었어요. 저 한옥마을 정말 가보고 싶었거든요!! 책에 나온 한옥마을 사진과 더불어 오색빛깔의 푸른 꽃들과 화분으로 꾸며진 계단도 보니 더욱 가고 싶은 마음이 요동쳤죠. 그리고 한옥마을 구경 후엔 전통적인 악세사리 가게 'ssaint' 까지 다녀오려고 계획을 짰어요. 제가 친구들한테 액세서리 선물하는 걸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마침 책에서 특이한 악세사리를 파는 곳까지 사진으로 담아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길라잡이가 따로 없다니깐요~

 

기자 : 서울에서도 한옥마을을 구경하려면 가화동으로 가면 되겠군요^^ 몰랐던 사실이네요. 나중에 다녀오시면 저한테도 꼭 액세서리 선물 좀 부탁드려요~!


<출처 : 네이버 책>


이로써 여러분께서는 3명의 대학생들이 추천한 자기계발서, 러시아 문학서, 그리고 여행서적까지 만나고 오셨는데요. 제가 앞서 총 4권의 책을 소개해드린다고 하였죠 ^^? 마지막 남은 한 권의 자리는 제가 채워보고자 합니다.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한시로 말이죠. 


4. <정민 / 한시미학산책>



먼저 여러분께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여러분께서 지금 생각나는 시 한편을 잠시 떠올려 보시겠습니까? 학창시절에 외웠던 시도 좋고, 지하철 스크린 도어에서 마주했던 시도 괜찮습니다. 금방 떠오르시는 분들도 있고 더러는 잘 기억나지가 않으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 시를 감상했을 때의 마음가짐은 어떠셨나요? 시를 읽는 30초~1분 남짓한 그 시간만큼은 사뭇 진지했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지는 않으셨는지요? 

 

사실 저는 가만히 있으면 정서적으로 불안해지고, 또 심각할 정도의 산만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시미학산책>을 손에 잡은 동안에는 차분해졌고, 심지어 알 수 없는 감수성도 분수처럼 솟구쳐 올랐습니다. 그리하여 이 책은 제게 한시를 탐닉하는 즐거움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성격마저 온화하게 길들여주었던 선물과도 같았습니다.

 

한시는 몇 번 씹으면 단물이 금방 빠지는 풍선껌과 달리,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그 풍미가 그윽해집니다. 시인은 시 속에 속뜻을 숨겨놓고 독자에게 숨겨진 속뜻을 찾으라고 합니다. 마치 수수께끼와도 같아요. 하지만 시는 반복해서 읽으면 읽을수록 애잔한 감성에 젖어들게 한다는 점에서 수수께끼와는 다른 것 같습니다.



<출처 : 네이버 책>

 

<한시미학산책>은 단순히 한시를 소개하고 그에 대한 해석을 곁들이는 학술적 성격의 도서는 아닙니다. 좋은 시와 나쁜 시의 구별법, 한시 안에 녹아든 고사의 유래, 한시를 올바르게 감상하는 법 등 다양한 소주제와 함께 독자들이 친숙하게 한시를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죠. 하지만 ‘현대시’가 아니라 ‘한시(漢詩)’를 감상하는대서 오는 고질적인 부담은 분명 존재하였습니다. 한시 안에는 함축과 은유, 비유 등이 집약되어 시인의 속마음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역사적 고사가 인용된 시를 대면할 때는 부담이 가중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한시의 매력 아닐까요? 중국 중당 때의 가도는 한평생 시를 위해 살았던 고음(苦吟)의 시인인데요. 그는 <무가상인을 전송하며>의 경련에서 다음의 두 구절을 3년을 애쓴 끝에 얻었다고 합니다.

 

연못 아래 그림자 홀로 가는데 獨行潭底影

나무 곁의 이 몸은 자주 쉬누나 數息樹邊身

 

시인은 1자 1구도 허투루 하지 않습니다. 그 고심참담의 노력 끝에 얻은 결과물을 우리가 단번에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저도 천천히 감상하려고 애썼고 여러 번 반복해서 읽은 구절도 허다합니다. 그리하여 제 나름의 생각과 작가의 해설을 토대로 행간의 숨은 함의을 파악했을 때는 감탄이 물 밀 듯이 밀려왔습니다. 과일 껍질을 벗겨 탐스러운 열매를 마주한 희열처럼 말이죠.

 

저는 곱씹을수록 터져나오는 한시 특유의 정채로움에 여러분께서 곧 매료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올 가을은 <한시미학산책>과 함께 감성적인 한시의 세계로 푹 빠져 보는 편은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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