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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 성(性)을 판단한다? 


‘여러분은 라이덴 병을 아시나요?

라이덴 병은 유리병의 안쪽과 바깥쪽에 금속박을 붙여 만든 최초의 콘덴서입니다. 이 라이덴 병이 발명되기 전인 1700년대 중반까지는 모든 전기 실험에 마찰을 이용하여 발생시킨 전기를 이용했죠.


그러나 지속가능한 실험을 위해서는 일정하게 전기를 공급할 새로운 장치가 필요했습니다. 이때부터 과학자들의 관심은 ‘전기를 모아두는 방법’에 쏠리기 시작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네덜란드의 학자 뮈스헨브루크에 의해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유리병, 라이덴 병이 발명됐죠. 당시의 라이덴 병은 제작 자체가 어렵지 않아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자체제작한 라이덴 병으로 전기 실험을 하는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뮈스헨브루크와 라이덴병을 이용한 전기실험 도구 / 출처 : 네이버캐스트)


1700년대 후반. 아직 전류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았던 당시에는 라이덴 병을 이용해 손을 잡고 늘어선 인간 사슬을 감전시키는 놀이가 유행했었는데요. 상류사회의 신사숙녀들은 약한 전기충격으로 20명이 동시에 엉덩방아를 찧는 장면을 보며 박장대소했다고 합니다.


프랑스의 국왕까지 180명의 군인을 일렬로 늘어서게 한 다음 전기충격을 줘서 그들의 몸이 떨리는 것을 관찰했다는 기록이 있으니 전기가 당시 사람들에게 주는 신기함이 대단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사슬에 전류를 흘려보내는 실험 중 예상치 못했던 일이 발생했습니다. 전기작용이 사슬의 중간에서 사라져버린 것이죠.


프랑스의 학자 조제프 역시 이같은 실험을 했습니다.

어느 학교 운동장에서 남학생 60명을 동원해 서로 라이덴 병을 들게 하고 전류를 흘려보냈지만 전기충격은 16번째 사람에게 도달한 후 사라졌습니다. 사람들은 전기가 중간에 사라지는 이유에 대해 무척이나 궁금해했죠.


그런데 이를 두고 당시 프랑스 사람들 사이에는 해괴한 소문이 돌기 시작합니다. 전기작용이 끊어진 이유는, 전기가 사라진 지점에 있던 남성의 생식기관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내용이었죠. 어디서부터 시작된 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당시에는 이 소문으로 인해 ‘전류 실험을 종교재판과 혼인재판에 이용해야 한다’는 엉뚱한 주장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당대의 지식인이었던 조제프는 시민들 사이의 이 소문을 우습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우스운 가설일지라도 실제 실험을 통해서 오류를 증명해야했죠.


그런데 조제프가 오류를 증명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 역시 여러분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시민들의 오해를 풀기 위해서는 생식기관이 완전하지 않은 것이 확실한 남성, 더구나 온 국민이 그 사실을 모두 알고 있는 남성을 실험의 대상으로 삼아야 했죠. 조제프의 선택은 바로 궁정음악가인 거세한 ‘카스트라토’ 3명이었습니다.



실험의 결과는 물론 조제프가 옳았습니다. 카스트라토들은 전류에 똑같이 반응했죠. 전류가 모든 인간사슬에 다 흐르지 못했던 이유는 남성의 생식기관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전류가 끊긴 이유는, 인간사슬 중 전류가 끊어진 지점의 사람들이 딛고 선 바닥의 전도성 때문이죠. 습기가 있는 곳에서는 전기의 대부분이 사람들의 다리를 타고 땅으로 흘러버립니다.


여러분은 이 엉뚱하고도 해괴한 실험을 어떻게 보셨나요? 전기에 대한 지식이 성숙하지 못했던 시기의 실험들은 이렇듯 당혹스러운 일을 벌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어처구니없어 보이는 실험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송∙배전 시스템 역시 탄생할 수 있었죠.


물론 이 세상에는 아직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전기에 대한 진실이 많이 남아있을지 모릅니다. 과거처럼 원시적이지는 않아도, 그만큼의 열정으로 우리는 전기에 대해서 더욱 깊게 알아가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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