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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와 같이 회사 공문을 하나하나씩 읽어 내려가던 중 내 눈을 반짝이게 만드는 공문이 있었다. KEPCO Volunteer Program! 지금까지 한전에서 해왔던 봉사활동과는 전혀 다른 개인이 주최가 되어 하나부터 열까지 기획, 실행해나가는 봉사활동이다. 신청서를 제출한 후 선정자로 뽑히기를 기다렸고, 드디어 지난 3월 KEPCO Volunteer Program 1기 봉사자로 선정되었다^-^


 지금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내가 꼭 뽑혀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그 이유는 며칠 전 초등학교 교사인 지인에게서 우연히 듣게 된 한 아이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 아이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환경뿐만 아니라, 알콜 중독 수준인 아버지와 가정보다 교회일로 더 바쁜 어머니 사이에서 방치되어 있었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안타까웠지만 가족의 지원과 사랑을 받지 못하여 공부에도 흥미가 없고 누구에게도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며칠 동안 머리에 맴돌며 가슴이 아팠다. 다행스러운 것은 있는 듯 없는 듯 그림자처럼 지내며 무기력하던 그 아이가 운동을 할 때만큼은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는 것이다. 그 아이에게 운동은 친구들과 선생님들에게 인정받으며 어려운 현실을 잠시라도 잊을 수 있는 탈출구였으며 친구들과 웃고 떠들 수 있는 소통의 시간처럼 보였다.



 봉사는 거창한 것도 복잡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지금 당장 시작하고 싶었다. 특히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행복했던 경험을 줄 수 있는 것은 앞으로 그 아이가 살아가는데 큰 뒷심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탁구공의 무게와 크기는 '2.7g, 지름 40㎜'. 아주 가볍고 작은 공이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 방치되고 있는 아이들과 '소통의 공'이 되기에는 부족하지 않다고 확신했다. 평소에 좋아하던 탁구 동호회 활동 및 각종 대회 경험을 살려 쉬운 생활 영어와 접목하여 활동한다면 아이들에게 즐거움과 자신감을 줄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경제적인 어려움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어린 나이에 벌써부터 갖게 되는 위축감과 무기력감이라고 생각한다. 이 활동을 통해 만나는 초등학생들에게 어려운 현실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자신감과 행복한 웃음을 전해주고 싶었다. 조그만 탁구공과 간단한 영어, 하지만 더 큰 배려와 사랑으로 아이들을 만나고 싶었다!



 처음 아이들과 대면한 날 아이들의 이름표를 만들어 한명씩 가슴에 달아주면서 짧은 기간이지만 정성과 책임감으로 함께 해보겠다는 결심을 했다. 더구나 KEPCO Volunteer Program의 공모전에서 선택받은 감사함을 담아 더욱 열심히 하고자 하였다.


'KEP club' 활동하던 첫 날, 외부인에 대한 낯설음인지 눈치도 보며 약간의 거리감을 느끼는 듯해서 아이들과의 레포 형성을 위해 스트레칭도 함께 하고 세계 무술 대회에서 브라질 전통춤 부문으로 수상한 경험이 있는 체육교사가 브라질전통춤인 '카포에라'를 선보이며 흥미를 유도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은 순수한 마음으로 금방 친해져서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으로 변하여 갔다.



 마지막 시간에는 아이들이 우리들에게 먼저 달려와 인사도 하고 아쉬운 마음을 편지에 담아 전해주는 모습에 고맙고 행복했다.


 KEPCO Volunteer 활동비는 주로 아이들의 영양가 있는 간식비로 사용했다. 첫날에는 햄버거 세트를 주문하였는데 아이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너무 기분이 좋았다. 어떤 아이들은 "탁구 선생님! 돈도 안 받으면서 왜 우리에게 탁구도 가르쳐 주시고 이렇게 맛있는 간식도 주세요?"라고 묻기도 했다. "선생님들이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는 학생들을 추천해주셔서 선물을 주는 거야"라고 아이들에게 말하며 행복했다. 대가없이 주는 선물을 받은 아이들은 나중에 또 누군가에게 대가없이 나눌 줄 아는 큰 그릇의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활동 후에 간식을 모두 먹은 아이들을 집에 보내는데 유난히 키가 작은 아주 귀여운 4학년 여자아이가 오더니 "선생님! 다음 시간 간식은 닭강정으로 먹으면 안돼요?"라고 물었다. 나는 별 뜻 없이 흔쾌히 좋다고 했는데 그 후에 그 아이가 하는 말이 "저희 부모님이 닭강정 가게를 하시거든요."라며 웃는다. 그 아이가 집에 가는 뒷모습을 보며 어른도 하기 힘든 이야기를 어떻게 저렇게 작은 아이가 부모님을 생각하며 말을 할 수 있는지 너무나 대견스러웠다.

 

 봉사는 역시 서로가 나누면서 배우는 시간인 것 같다. 열 살의 어린 아이에게 탁구도 영어도 간식도 나눈다고 생각했던 내가 더 큰 배려의 마음을 배웠으니까 말이다. 그 아이 덕분에 다음 모임 간식은 아주 맛있는 닭강정을 먹을 수 있었다. 이렇게 속 깊은 천사 같은 아이들에게 오히려 내가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운 순간이었다.



아이들과 작별인사를 하는 마지막 날, 아이들이 달려와 가슴에 꽃을 달아주며 롤링페이퍼 편지를 주었다. 두 달이었지만 격주간이라 긴 시간도 아니었는데 마음을 다해 활동한 만큼 아이들도 나도 가슴이 뭉클한 순간이었다.



'KEP club' 활동 시간은 단지 내가 아이들에게 나누는 봉사가 아닌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고 느끼는 행복한 순간이었던 것 같다. 뜻깊고도 내실 있는 나눔 활동을 할 수 있게 지원해준 우리 회사 KEPCO의 일원인 것이 더욱 감사하며 자부심을 느낀다. 'KEP club'을 기획하여 재능 나눔의 첫 씨앗을 심을 수 있도록 지원해 준 KEPCO Volunteer 공모전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며 꾸준한 재능기부의 방법을 고민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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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에듀가이 2014.10.27 12:37
    강대리님! 재능을 나누는 모습 아름다워요 우리 사회의 희망의 등불이군요!
  • BlogIcon 마음따뜻 2014.10.27 16:08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캡클럽 화이팅입니다
  • 문지윤 2014.10.28 17:22
    아이들이 직접 쓴 롤링페이퍼 받으면 심쿵! 할 것 같아요
  • 레시아스 2014.10.28 17:23
    아이들에게 큰 경험일것같네요~박수보냅니다
  • 노석선 2014.10.29 09:30
    강민구대리님~~~ 대단하고 자랑스럽습니다...탁구실력도 짱!!! 덕으로 사는 모습도 짱!!! 앞으로 우리 한전탁우회의 에이스 자세입니다...ㅎㅎ ㅎ 열심히 즐탁도 하시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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