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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식물이 자신의 몸을 깨끗하게 만들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깨끗함을 유지하는 식물이 존재한다면 믿으시겠어요? 주인공은 바로 연잎입니다. 연꽃잎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잎에 떨어진 물방울이 잎을 적시지 못하고 미끄러져 떨어지는 현상을 볼 수 있어요.

 

 

ⓒwww.lovepik.com

 

이처럼 물과 친하지 않은 성질을 소수성이라 부르는데요. 연잎의 표면은 소수성이 심한 초소수성이란 성질을 가진 아주 작은 돌기들이 돋아있다고 해요. 그래서 물방울이 닿으면 그냥 미끄러져 떨어지죠. 이때 물방울과 표면의 먼지도 함께 떨어지기 때문에 이파리는 항상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답니다.

 

이러한 현상을 학술적으로 연꽃잎 효과(Lotus Effect)라고 부르는데요. 이 원리를 응용해 비가 내리면 알아서 깨끗해지는 창문, 물을 내리면 각종 묵은 때와 세균도 씻겨 내려가는 변기, 음료수를 흘려도 털어내기만 하면 원상태를 유지하는 옷 등의 발명품을 만들 수 있게 된답니다. 그래서 많은 연구자들이 계속해서 연구를 거듭하고 있죠.

 

전력기자재 분야에서도 이 원리를 활용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길거리를 걷다 보면 지상에 설치된 변압기와 개폐기 등을 쉽게 보실 수 있는데요. 불법 광고물이나 낙서 등으로 인해 많이 더렵혀져 있죠. 전력설비는 우리 모두의 소중한 자산이자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그 수가 워낙 많다 보니 관리가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배전함 위의 불법 광고물 제거 작업 장면 ⓒ한국전력 전북본부

 

그래서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은 이런 전력설비들이 스스로 깨끗해질 수 있도록 연구를 거듭했는데요. 2017년에 생체모방 나노기술을 활용한 코팅기술 개발에 착수한 뒤 2019년에 기술 개발을 완료했어요. 이 기술을 위해 위에서 설명한 ‘연꽃잎 효과’가 사용됐죠.

 

생체모방이란 자연계에 존재하는 생물을 흉내 내어 사람에게 유용한 기술을 개발하는 일련의 공학적 기술과정을 의미해요. 우리가 흔히 ‘찍찍이’라고 부르는 ‘벨크로 테이프’ 역시 이런 생체모방기술의 첫 산업화 사례이죠. 도꼬마리 열매라는 식물이 동물의 털에 잘 부착되는 원리를 응용해 탄생한 발명품이니까요.

 

전력연구원은 충남대학교, 삼화페인트와 공동으로 이 생체모방 응용연구에 착수했어요. 결국 연잎의 초 소수성 성질을 인공적으로 모사한 나노 소재 화학 코팅 물질을 개발해 전력기기 표면에 적용하는 실험에 성공했죠.

 

 

생체모방 나노기술의 원리 ⓒ전력연구원 보도자료

 

전력연구원이 개발한 기술은 앞서 소개한 변압기, 개폐기 표면뿐만 아니라 송전선로 애자 등에도 적용할 수 있어요. 애자가 비바람으로 인한 백화 현상을 겪거나, 침식으로 인해 파손되는 걸 예방해주는 거죠. 더불어 태양광 패널 표면에 바를 경우 깨끗한 미관을 확보함과 동시에 유지 보수 비용 감소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네요.

 

지금까지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해온 도료의 경우 유효기간이 짧고, 포함돼있는 오일 성분이 오히려 전력기기의 내구성과 지속성을 떨어뜨리는 등의 단점이 있었습니다. 도료 속 아크릴과 실리콘 오일이 분리돼 실리콘이 줄어들수록 도료의 성능이 저하되는 거죠.

 

 

ⓒ픽사베이

 

이번에 개발된 생체모방 코팅 도료는 기존의 이런 문제점을 보완해 아크릴과 실리콘을 하나로 결합한 형태인데요. 그 덕에 내구성은 2배 상승하고, 도료 가격은 4분의 1 정도로 낮아졌다고 해요. 또한 지상 기기 외부 표면에 바를 시 열을 반사하고 열의 내부 이동은 감소시키는 차열안료 성분도 들어있어서 화재 위험성을 줄여주기도 한답니다.

 

전력연구원은 2019년 3월부터 대전의 배전기기 외함 9개소를 대상으로 현장실증시험을 진행했어요. 시험 완료 후 기능을 보강하여 국내외 기술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랍니다.

 

전력연구원이 개발한 생체모방 기술이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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