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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곡예사가 아니라,

안전을 준수하는 기술자입니다

 

 

부산 흰여울마을 ⓒ픽사베이

 

부산의 영도는 부산에서 가장 큰 섬입니다. 부산 영도하면 무엇이 생각나시나요? 아마 우리나라 최초 도개교인 영도다리, 영화 "변호인"의 촬영지인 흰여울마을, 두말이 필요없는 경관을 자랑하는 태종대, 다양한 조개구이와 해산물을 즐길수 있는 자갈마당 등이 생각나실 텐데요. 아직 방문을 못하신 분들이 계시면 꼭 한번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태종대 등대 ⓒ픽사베이

 


 

많은 관광지와 과거와 현재가 살아숨쉬는 영도에 수십년간 전기를 공급하던 설비가 있습니다. 바로 154kV 부민-영도T/L입니다. 154kV라고 하니 생소하실 듯 하네요. 또한 T/L은 무엇이며, 부민과 영도는 무엇을 뜻하는걸까요? 잠시 알아보겠습니다.

 

154kV는 송전하는 전압을 표시합니다. 즉 154,000V의 전압수준으로 전기를 송전한다는 뜻이죠. T/L은 "Transmission Line"의 줄임말입니다. 해석하면 송전선로라는 뜻입니다. '부민'과 '영도'는 송전하는 변전소측과 수전하는 변전소측을 표시하는 단어입니다.

 

따라서 '154kV 부민-영도T/L'을 해석해보자면 154,000V로 부민변전소에서 영도변전소로 전기를 송전하는 송전선로라는 뜻입니다.

 

154kV 부민-영도T/L, 천마산 정상에 위치한 송전철탑이다. 이 천마산 철탑에서 바다를 건너 영도까지 송전선로가 이어져 있다. ⓒ김정훈

 

오랜기간 부산의 가장 큰 섬이자 관광지인 영도에 전력을 공급해 오던 154kV 부민-영도T/L의 해상구간의 철거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5월의 중순인데도 이미 한여름인 듯 태양이 이글거렸습니다.

 

(좌)영도측 철탑을 지상에서 바라본 장면 / (우) 드론으로 촬영한 영도측 철탑 장면 ⓒ김정훈

 

 

저 멀리 남항대교 너머로 대서양, 태평양을 항해했던 배들이 부산항에 입항을 기다리고 있네요. 무더위에 작업인부들이 철탑에 매달린 모습이 더욱 더워 보이네요. 기본적인 안전관련 활동을 다 했다 하더라도 무척이나 무더워 보였기에 '기술자들이 집중력을 놓치면 안될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상 순시선이 잠시 정박한 모습 ⓒ김정훈

 

영도에서 천마산 꼭대기를 바라보니 전선이 흐릿하게 보입니다.

 

영도 방향에서 해상순시선과 천마산 정상을 바라본 장면 ⓒ김정훈

 

문득 영도에서 살아온 누군가는 아이로 태어나서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해 다시 자신의 아이를 대학보낼 기간동안 저 철탑이 천마산 정상에서 비바람을 견디며 영도까지 전기를 쉼없이 보내줬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뭉클해 지며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업하시는 분들의 노고와 혼자만의 감상을 뒤로 하고 천마산 정상으로 향했습니다.

 

 

영도측 철탑과 수리조선소의 모습 ⓒ김정훈

 

천마산 송전철탑에서 영도측 철탑으로 전선이 이어져 있습니다. 이 천마산과 영도측 철탑의 전선을 철거하는 것이 주요작업입니다.

 

부산의 천마산에서 영도를 바라본 풍경 ⓒ김정훈

 

천마산 정상에서 영도측을 바라보니 영도측 송전철탑과 전선은 전혀 인식이 안될정도네요. 영도측 철탑은 바로 위 사진에 나온 수리조선소를 찾으시면 됩니다. 저 붉은 동그라미가 수리조선소이니 바로 왼편이 영도측 송전철탑입니다.

 

제가 정상에 올라서니 이미 전선 철거 사전작업을 하는 기술자분이 전선을 타고 출발 해버리셨더군요. 아쉽지만 출발하는 모습을 담아 볼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바다쪽 방파제로 가면 전선을 타시는 모습이 자세히 보일 듯 해서 바로 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붉은색 동그라미로 표시한 장소를 방문했습니다. 마침 방파제에 도착하니 송전기술자가 작업을하시며 멀리서 내려오시는 것이 보였습니다. 보이시나요? 그리고 위태로워 보이시나요?

 

 

천마산 정상에서 전선을 타고 내려오는 송전기술자의 모습 ⓒ김정훈
해상구간을 지나며 전선철거를 위한 사전작업중인 송전기술자. 위태로워 보이시나요? ⓒ김정훈

 

전선에 기술자가 한 명만 올라가서 작업을 하는 모습이 위태로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바다에는 해상순시선, 육지에는 도로신호수, 방파제에도 관측자, 천마산측 출발 철탑 및 영도측 도착 철탑에도 관측자 및 안전활동요원이 배치돼 있었답니다. 송전기술자가 전선을 타고 바다를 건너는 동안 눈에 보이지 않는 수 많은 안전활동들이 같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죠!

 

영도측 철탑에 다가가고 있는 송전기술자 ⓒ김정훈

 

154kV 부민-영도T/L의 전선을 철거함에 있어 전선에 매달린 송전기술자가 위태롭게 보였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마도 혼자서 전선을 탄다고 바라봤기 때문일겁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러 안전활동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사실을 알게된 후에는 안전하다고 느끼셨을 겁니다.

 


 

혹시 '기술자니깐 당연히 안전하게 하는거 아냐?'라고 생각하신분 계신가요? 아무리 타고난 재능이 있는 기술자라도 돌발적인 사고는 피할 수가 없습니다! 산업현장에서나 일상생활에서도 아무리 잘하는 일이라도 한번 더 안전을 생각하시길 바라며 글을 작성해 봤습니다.

 

또한 154kV 부민-영도T/L의 바다를 건너는 구간은 당일 완전히 철거되어 역사속으로 사라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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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안테나곰 2019.06.23 17:30 신고
    언제나 안전하게 사고없이 작업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뚜루뚜루 2019.06.24 15:25
    안녕하세요! 글 잘 읽었습니다!
    혹시 왜 철거하는지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 작성자 2019.06.24 22:31
    뚜루뚜루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일단 헬기나 선박의 이동경로에 안전 위협이
    되는 부분이 있었겠지요?
    영도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신규 설비가
    도입하였고 안전을 위해 철거 하였답니다
    송변전 설비의 건설과 철거는 상당히 오랜시간이
    걸린답니다. 한전은 국민들 편의와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인턴 2019.06.29 08:43
    유용한 글 잘 봤습니다. 한가지 궁금한점이 있는데, 제가 송전전기원들을 대상으로 한 극한직업이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매우 아찔한 장면도 많았고 정말 위험한 직업이며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될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됐습다만, 미래에 저 일을 기계류로 대신하는 계획같은건 없을까요? 보통 스페이스 댐퍼 유지보수나 선로측 점검 및 다양한 작업 하시는걸로 알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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