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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학가에서는 학년을 막론하고 주된 관심사가 바로 '취업'인데요. 상당수는 대학에 입학할 때 취업을 위한 전공을 선택하고, 또 이후에도 꾸준히 취업을 위한 활동을 해 나갑니다.

 

이 중에는 자신의 꿈이 명확하고, 일련의 과정을 거쳐 자신의 미래로 이어지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그저 주변 환경의 흐름에 따라 정확한 방향 설정 없이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요즘 청춘들은 끊임없이 뭔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고 '이 길이 내게 맞는 길인지,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은 깊게 고민할 여유도 없습니다.  


이 고민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 '갭이어(Gap Year)'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갭이어란 학업을 병행하거나 잠시 중단하고, 봉사나 여행, 진로 탐색 등과 관련된 활동을 직접 체험하는 이른바 '창조의 시간'을 뜻하는데요. 자신의 미래에 있어서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시간을 '갭 이어'라고 부른답니다!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의 우승자 로이킴 역시 갭이어를 활용해 학업을 잠시 멈추고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가수의 목표를 설정했죠. 이 밖에도 세계 각국의 명문 대학교에서는 재학생들에게 모두 '갭이어'의 시간을 가질 것을 권장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젊은이들의 '창조적인 시간'을 도와줄 '한국 갭이어'가 설립되어 있는데요. 이런 '인생 탐색 시간'을 하나의 ‘문화’로 만들려는 취지로 학생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에서의 유물 발굴, 그리스 마을 공동체 인턴, 캄보디아 영어교육봉사, 국내 기부 강연 참여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 중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방향을 설정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답니다.


갭이어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기 위해서, 직접 <한국 갭이어>의 안시준 대표님과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갭이어에 대해 인터넷 검색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궁금증, 또 갭이어 뿐만 아니라 청춘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눠봤답니다!



전기사랑 기자단 1기 백수라 기자(이하 백수라 기자) : 안시준 대표님, 반갑습니다. 먼저 '갭이어'의 설립 과정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한국 갭이어 안시준 대표(이하 안시준 대표) : 우연한 기회에 해외 '갭이어'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그 이후 갭이어를 정책으로 제안해보고 싶어서 8개월간 좀 깊게 공부를 했어요. 그 이후에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바꿀 수 있는, 예를 들면 학점은행 같은 갭이어 센터를 만들어서 하나의 문화나 컨텐츠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들도 제안해 보고 전공과 관련된 활동들, 특파 교육 등을 연구했죠. 제주도에서 승마를 배운다던지, 강원도에서 카지노에 대해 배운다던지 하는 자신의 적성을 찾을 수 있는 활동들 말이죠. 그러나 정책화 시키는데 현실적인 장벽이 있어서 잘 안 됐고, 결국 독자적으로 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친구들을 설득했죠. 이 갭이어 캠페인을 같이 하자구요. 인생에서 한 번쯤은 좋은 일을 해봐도 되지 않냐고,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결국 갭이어를 세우게 됐어요.

 

백수라 기자 : 저 같은 경우만 해도 방금 토익학원에서 공부를 하다 취재를 하러 왔습니다. 최근에는 '꿈'이라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추구하기보다는 저처럼 현실적으로 '해야 하는 것들'을 더 중요시하게 된 대학생들이 많습니다. 이런 현상1에 대해 한 강연에서 대표님이 '표현하지 않는 젊음'이라는 키워드를 이용해 언급하신 내용이 있는데요. 그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해주신다면?


안시준 대표 : 먼저 기자분께 한 가지 질문을 드릴게요. 인생을 왜 살고 계시나요? 


백수라 기자 : 철학적인 질문이네요^^; 저는 아직 그에 대한 대답을 스스로 찾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시준 대표 :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분명히 있을 거에요. 근데 그 마음속에 있는 대답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죠.  주변 환경에 의해서, 또는 사회적 분위기라던가 하는 것들에 의해서 그게 표현되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요. 그런데, '왜 표현하면 안되느냐'는 거죠. 사회적으로 당연시 되는 것,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정의 내려진 그 무언가의 '관례' 같은 것이 사회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까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똑같은 인생으로 살기를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 '하기 싫어요'라고 말할 수 조차 없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워요. 그러다보니 계속 자신 스스로를 억누르고 요구받는 것들만 추구하게 되면서 '표현하지 않는 젊음'이 되는 거죠. 꿈도 똑같아요.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자신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은지에 대해서 표현을 하지 않는 것. 그게 문제라고 생각해요.



백수라 기자 : 그럼 반대로 표현할 수는 있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것, 꿈이 뭔지 아직 찾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친구들이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갭이어'를 두고 무언가 해 보려고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면, 가장 중요시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안시준 대표 : 자기 점검이 가장 먼저 되어야겠죠. 첫째로 그런 사람들은 생각이 패턴화 된 것일 수도 있는데요. 무언가 실행을 해보지도 않고 하고 싶은 게 없다는 사람들이 꽤나 많습니다. 예를 들면 영화를 혼자서 한 번도 안보고 죽는 사람도 있겠죠. 내가 오늘 영화를 보고 이 영화에 감동받아 내일도 모레도 계속 영화를 보러가고 그 영화에 대한 의미를 찾아서 글을 쓰게 되고 글을 쓰다 보니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기도 하고 자신이 쓴 글을 보여주는 것이 좋아서 영화 평론가가 되고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따르는 과정은 누구나 겪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제가 지금 든 예는 굉장히 많이 요약된 과정이겠죠. 그러나 그  첫 지점은 '혼자서 영화 보기'로 시작하거든요. 혼자서 영화를 보며 느끼는 바를 관찰해 봄으로써 여러 과정들을 겪고 영화평론가가 될 수 있죠. 그런데 이 모든 걸 누워서 생각만 하는 사람이 많아요. '내가 영화관 가서 혼자 영화를 보는 것과 핸드폰으로 다운받아서 보는 것이 무슨 차이지?' 라고 생각하죠. 차이가 없을 수도 있어요. 자신의 행동에 의미를 두는 첫 지점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꿈을 찾기는 굉장히 어렵다는 거죠. 두 번째로 우리는 생각보다 '경험', '쇼크', '교육' 같은 것들에 민감해요. 때문에 요즘 청년들은 자의에 의해 무언가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자신이 '갭이어'를 활용해 무언가 시작하려 한다고 했을 때는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철저하게 자기자신이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갭이어 기간에도 사회적 시선에서 이미 합의가 된 것들에 따라 무언가를 선택한다면 그것은 시간을 버리는 것이죠.


백수라 기자 : 갭이어 프로그램은 보통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밖의 연령대들에게도 열려 있나요?


안시준 대표 : 일단 성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열려있습니다. 특별히 정해진 프로그램이 아닌 이상 모두 '갭이어'에 참여할 수 있어요. 아버지, 삼촌 세대의 어르신들도 은퇴 이후 새로운 '첫 갭이어'로서 참여하시는 분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백수라 기자 : 대표님의 '갭이어' 라고 정의할 수 있는 경험들, 그리고 그로 인한 변화들을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안시준 대표 : 우리나라와 일본에서의 무전 여행이 있습니다. 또 세계일주 경험도 있죠.사실 이 경험들을 통해서 제 갈증을 해결하기 전까지는 솔직히 제 안에 굉장히 답답한 마음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학교 운동장에서 괜히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길 바닥에 누워 보기'도 했었죠. 연극을 배워본 적도 있고 학원 강사를 해본 적도 있어요. 특별히 교육이나 연극에 뜻이 있어서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람 앞에 서는 감정이 어떤 걸까?" 하는 호기심이었죠. 땅바닥에 누워 봤던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마지막 갈증 같은 거였어요. "왜 모두들 땅바닥에 앉지 말라고 하지?" 사실 누워보기 전까진 그 감정을 모르거든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쳇바퀴같은 생활이 끝난다고 생각했지만 대학교 가서도 이어지고 있으니 답답함을 표출했던 거죠. 처음 무전 여행을 할 당시에는 식당 같은 곳에 가서 청소해주고 밥 얻어먹겠다는 말 자체가 안 나와서 입구에서 한 삼십분을 서있었던 적도 있었어요. 너무 힘들었죠. 태어나서 구걸을 처음 해 보는 거니까. 그런데 그런 생활을 하다 보니 구걸이라 하더라도 포인트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귀천을 떠나 직업을 경험하다 보면 보면 제 나름의 분류라는 게 생기고 "그 업계의 세상이 이런 식으로 돌아가고 있구나~" 하는 노하우가 생기죠. 저한테는 여행이 정말 좋은 책 한 권을 읽으러 온 느낌이었어요. 그게 뭐든 배우는 게 많으니까요. 


백수라 기자 : 아까 말씀해주신 '땅바닥에 눕는 것', '소리지르는 것'들은 어떻게 보면 사회적인 금기에 속합니다. 그 금기를 깨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안시준 대표 : 맞는 방법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몸을 던지는 것입니다. 스스로에게 억지로 집을 떠나게 하고, 자전거를 타고 멀리 가보고, 일부러 돈을 안 가져가고, 배는 고파지겠죠. 그럼 그 상황에서 어떤 것이든 하게 됩니다. 근데 이게 또 부작용이 있죠. 며칠 고난을 겪다 보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는 점인데요.그치만 본인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될거에요. 배워온 것들이 다르고 살아온 방식이 달라서 세상에는 수 많은 부류의 사람이 있지만 내제된 본질을 찾아야만 많은 사람들과의 차별성을 가질 수 있죠. 어떤 분들은 그걸 '소명'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저는 '본질'이라는 표현을 써요. 결국 그 본질을 찾아서 그 방향이라고 생각되는 쪽에서 한 발자국만 가보면 되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땅바닥에 눕는 것도 그래요. 저도 처음에는 못 누웠죠. 처음에는 어려우니까 그냥 앉아서 등 뒤로 팔을 기대기도 하고. 그러다가 나중에는 에이 모르겠다 하고 눕게 되더라고요. 


백수라 기자 : 본질을 찾으라고 하셨는데, 사실 굉장히 개념적인 말입니다. 자신이 지금 뭘 하고 싶고, 자신이 뭐가 궁금한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안시준 대표 : 하고 싶은 것이 없다고 이 순간 자신의 마음을 끄는 일이 아무 것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물으면 대부분은 직업을 대답으로 내놓을텐데요. 그런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끄는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들은 얼마든지 있죠. 예를 들면 여행이 될 수도 있겠고, 하다못해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서 누워있는 것 또한 갭이어가 될 수 있어요.


백수라 기자 : 그럼 대표님이 답을 못갖고 있는 청년에게 '아무거나 해봐!'라고 던져 줄 수 있을 만한 일들이 있을까요?


안시준 대표 : 저는 우선 다른 환경으로 가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자신에게 친숙하던 주변 환경에서 벗어난 낯선 곳으로요. 왜냐하면 자신의 꿈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어쩌면 주변 환경, 반복적인 교육이나 스스로의 인식 같은 것들로 가려져 있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것들에 완벽하게 적응되어 있기 때문에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존재합니다. 익숙해져 있는 것들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것들에 적응하게 되는 과정들, 그 적응을 마치고 난 뒤의 자신은 또 달라져 있을테니까요. 결국 방향을 잘 잡는게 중요해요. 방향을 잡지 않은 채 목표를 향해서 직진만 하면, 저 앞에 가서도 다시 돌아와야 할지 몰라요. 결과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값이 그렇게 나이스하지는 않을 수도 있고. 갭이어는 방향 짜는 시간이에요. 본인을 직시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향, 자기가 더 잘 갈 수 있는 방향을 찾는 것. 그게 진로라고 표현되기도 하죠.



백수라 기자 : 갭이어 프로그램에서 기억에 남는다거나, 가장 성공적이었던 갭퍼(gapper)가 있나요?


안시준 대표 : 생각보다 대부분 만족도가 높으세요. 저희가 봤을 때는 한 90% 정도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정말 좋았던 케이스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어느 날 무척 어두운 얼굴로 왔었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프로그램 참여에 앞서서 컨설팅을 4~5번을 했는데도 마음을 끄는 일들이 없다고 해서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한 끝에 그 친구와 가장 안 맞아 보이는 스페인 유물발굴 프로젝트로 보냈습니다. 사실 3주동안 2,500년 된 유물을 파는 일이 고고학 전공자가 아니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근데 그 친구가 돌아왔을 땐 정말 어깨에서 빛이 났어요. 오히려 제가 너무 신이 날 정도로요. 원래 잘 웃지도 않던 친구가 너무 활짝 웃고, 반짝반짝거리는 거예요. 알고보니 그 친구는 유물발굴보다, 그 프로젝트의 환경이 잘 맞았다고 하더라고요. 영어, 스페인어로만 소통해야만 하는 그 환경 속에서 자신을 더 잘 표현하게 되고, 사람들과 소통하게 되고 하는 것이 그 친구를 바꾼 거죠. 


백수라 기자 : 이미 앞의 질문에서 답을 알 수 있을 것 같지만, 갭이어를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찰 때는 언제인가요?


안시준 대표 : 이 일을 하면서 제일 뿌듯한 점이라고 하면, 누군가가 갭이어에 참가하고 그 방향이 들어맞았을 때 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 달라지는 느낌 등 인간의 변화를 관찰한다는 점입니다. 저에게 그것보다 멋진 일은 없는 것 같아요.


백수라 기자 : 긴 시간동안 열정적으로 응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대표님이 갭이어를 한 마디로 정의하신다면?


안시준 대표 : 자신을 위한 창조적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옷 사는데는 몇십만원씩 투자하기도 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 자신이 살아갈 미래에 대해서 경험을 해보고 확인을 해보는 것에 대해서 저는 시간을 투자할만한 이유가 충분하다고 봐요. 


안시준 대표님과 인터뷰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느끼는 것들이 많았답니다. 저도 진심으로 제 자신에게 '갭이어'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서 그날 내내 생각이 많아졌는데요. 인터뷰를 하다 보니 어느새 상담을 받고 있을 정도로 깊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이만하면 '갭이어'뿐만 아니라 청춘들의 고민에 대해 충분한 답을 얻은 것 같지 않으신가요? 지금 여러분의 '길'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잘 하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면 자신을 위한 '갭이어'의 시간을 누려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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