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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전통 공존하는

 도쿄 여행기 




오전 8 40분에 인천 공항에서 출발하는 도쿄행 비행기. 티켓 가격도 괜찮았고 아침에 가면 조금이라도 더 오랫동안 시간을 도쿄에서 보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망설임 없이 표를 예약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이른 비행기였지만 당시에는 들뜬 마음에 무조건 도쿄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비행기를 골랐답니다. 아침 비행기를 예약한 대가는 새벽 4 20분에 출발하는 공항 리무진을 타기 위한 새벽 3시 기상이었지만요.

 

비행기에는 여러 승객이 있었어요. 들뜬 친구들,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는 가족들, 예쁜 추억을 남기려는 연인들. 모두가 기대에 부풀어 있었고 제 옆자리에 앉은 분도 그러했죠. 비행기를 타고 가는 동안 옆자리 분과 여행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웠어요. 옆자리 앉으신 분은 도쿄 여행만 이번이 8번째라고 하시더군요.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있는 동안 2시간이 훌쩍 지나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모국어가 아닌 글자가 안내판에 적혀있는 공간에서 뜻 모르는 언어를 쓰며 다른 유행의 옷을 입은 사람을 보니 이제서야 외국에 왔다는 사실이 실감 났어요.

 


 

게이세이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도쿄로

 

 

▲ (좌) 승강장으로 들어오는 게이세이 스카이라이너 

(우) 발급받은 게이세이 스카이라이너 티켓과 도쿄 메트로 72시간 권

 

 

나리타 공항은 도쿄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요. 그렇기에 도쿄로 가기 위해서는 운송수단을 하나 더 이용해야 하는데요. 우리는 고속철도인게이세이 스카이라이너를 타기로 했답니다. 나리타 공항 안에 있는 열차 매표소에서 스카이라이너 티켓과 도쿄 메트로 72시간 이용권을 구입해서 승강장으로 내려갔어요.


달리는 열차의 창밖을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갔어요순간 같던 40분이 지나고 게이세이 우에노역에 도착했습니다.


 

 

▲ (좌) 열차 창밖으로 보이는 태양 전지판. 일본 역시 에너지 전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우) 스이카 카드는 범용적으로 쓰이는 교통카드이다

 


 

 우에노 역에 도착하자마자 스이카 카드를 발급받았어요. 게이세이 우에노역에는 스이카 카드 발급기가 없었기에 JR 우에노역으로 이동했죠. 발급은 교통카드 충전기 같은 기계에서 했는데 영어와 한국어가 지원돼서 발급받기 편했답니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숙소 체크인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우에노역 근처를 돌아보기로 했어요. 무거운 캐리어와 함께 돌아다니기는 힘들어서 역 내의 코인 로커에 캐리어를 보관했답니다. 우에노역에는 코인 로커가 많아서 캐리어를 보관하기 편해요.

 

 




도쿄대학 혼고 캠퍼스

 

우에노역 근처에는 볼거리가 많아요. 도쿄대 혼고 캠퍼스도 그중 하나인데요. 우에노역에서 도보 20분 정도의 거리에 있답니다. 가는 길에 우에노 공원을 지나쳤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연꽃이 전부 시들어 있었어요. 봄에 왔다면 벚꽃과 함께 공원을 거닐 수 있었을 텐데.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답니다.

 

 

 

▲ (좌) 겨울이라 연꽃이 시들어서 아쉬웠다.

(우) 많은 수험생이 아카몬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도쿄대 도착한 후 처음 방문한 곳은 아카몬이었어요. 아카몬은 에도 시대 당시 지역 영주였던마에다도쿠가와가문과 혼인을 하면서 세운 문인데요. 에도 시대라는 말에서 알 수 있지만 도쿄대가 설립되기 한참 전에 지어진 역사적 건축물로, 도쿄대와는 상관이 없는 건물이죠


일본 수험생들 사이에선 아카몬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도쿄대에 붙는다는 전설이 있대요. 저도 일본 수험생처럼 아카몬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보았답니다.

 

 

▲ 아카몬과 함께 도쿄대의 상징인 야스다 강당

 

 

도쿄대 정문에서 직선으로 쭉 걸어가면 야스다 강당이 나옵니다. 야스다 강당은 아카몬과 함께 도쿄대를 대표하는 건물이죠. 문 앞의 그을림은 1969년 도쿄대 투쟁 때 생긴 불길의 흔적이랍니다. 도쿄대 투쟁 사건 이후 야스다 강당은 23년 동안 폐쇄되었다고 해요.

 


아메요코 시장과 인생 라멘집

 

▲ 고가철로를 따라 이어져 있는 아메요코 시장

 

 

우에노 역 근처에 있는 아메요코 시장은 고가철로를 따라 쭉 이어져 있는 재래시장입니다. 다양한 물건을 파는 기념품점과 다코야키 가게, 조그만 라멘 노점이 있었어요. 머리 위를 달리는 열차의 굉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규모는 크지 않지만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많은 시장이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답니다.

 

시장을 구경하다 보니 배가 고파져서 우에노역 근처의 유명 라멘집을 방문했어요. 유명한 가게답게 기다리는 줄이 꽤 길었는데요. 저희도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보니 종업원이 다가와서 종이 하나를 손에 쥐여줬어요.

 

 

▲ 주문용지로 고객이 원하는 맛을 선택할 수 있다

 


이 종이는 주문 용지였어요. 면이나 밥, 부재료의 종류와 양을 선택할 수 있는데요. 한국어와 영어가 함께 적혀 있어서 읽는 데 어렵지는 않았답니다. 직원이 일본어로 무언가를 말했는데요. 자리에 앉은 뒤 식권과 주문 용지를 직원에게 건네주면 주문대로 음식이 나온다는 듯했어요.

 


 

▲ (좌) 칸막이로 나눠진 1인석 / (우) 라멘과 추가 차슈를 주문했다

 

 

 

작성을 끝내고 자리에 앉았는데 자리 구조가 독특했답니다. 각 자리 별로 독서실처럼 1인 칸막이가 있었던 거죠. 처음에는 조금 좁다고 느껴졌지만, 익숙해지니 옆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편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아늑한 혼자만의 공간에 있다는 느낌도 들었는데요. 일본의 1인 식사 문화와 철저한 사생활 보호 문화를 엿볼 수 있었던 경험이었어요.



 

라멘의 맛도 훌륭했는데요. ‘라멘하면 보통 생각나는 뽀얀 육수에 부드러운 면발과 차슈, 딱 적당한 국물 온도가 일품이었답니다. 개인적으로 일본에서 먹어본 라멘 중 최고였어요.

 


센소지 절에서 올해의 운세를!

 

▲ 센소지의 정문: 카미나리몬

 

 

센소지, 흔히 아사쿠사라고 불리는 절. 628년 스미다강에서 어부의 그물에 걸린 관음상을 모시기 위해 지은 사당입니다. 관동 대지진과  2차 세계 대전으로 인해 건물 대부분이 소실됐지만 1960년 이후 재건되어 현재의 모습을 갖췄어요.



 수많은 인파로 북적이는 센소지 앞 시장도 좋은 관광거리이다

 

 

센소지 앞의 시장 거리는 일본 축제 느낌이 물씬 풍겼는데요. 저와 일행은 다양한 가게를 구경하고 맛있는 당고를 사 먹으며 활기찬 분위기를 즐겼답니다.

 

 

 


 


▲ (상단 좌) 정문과 시장가를 지나면 나타나는 센소지 중문

(상단 우) 아침이지만 인파로 북적이는 센소지 사당. 아쉽게도 내부는 사진 촬영 금지였다

 (하단 좌) 막대를 흔들어 나온 숫자의 종이를 뽑으면 된다 / (하단 우) 길(吉)이 나왔다

 

 

 


시장가를 거닐다 보면 어느새 센소지의 중문이 나와요. 이 중문을 지나야 센소지 사당을 만날 수 있죠센소지 사당 내부를 관람한 후에는오미쿠지를 뽑아 봤어요. 


오미쿠지는 일본 신토 문화 중 하나로, 길흉을 점치는 제비뽑기인데요. 좋은 운세가 나오면 집에 가져가고, 흉한 운세가 나오면 종이를 철봉에 묶고 온다고 해요. 재미있어 보여서 저도 도전해봤는데요. 센소지는 흉이 잘 나오는 것으로 악명 높지만(?) 다행스럽게도 저는 길()을 뽑았답니다. 현재의 어려움을 인내하면 행운이 올 거라는 오미쿠지의 운세처럼, 이번 한 해도 잘 풀렸으면 좋겠어요.

 

  



도쿄 도청에서 황혼을


 

 

▲ (좌) 200m 급 전망대를 가진 도쿄 도청 / (우) 야경도 좋지만 황혼녘의 도시가 더 좋다

 

 

 

신주쿠구에 있는 도쿄 도청에서는 200m 높이의 무료 전망대를 운영합니다. 다른 유명 전망대인 도쿄 타워, 도쿄 스카이트리만큼 높지는 않지만 무료라는 큰 장점이 있죠. 저는 어두워지기 전에 들어가서 대기줄이 길지 않았답니다.

 


▲ 가방에서 뿅 하고 튀어나온 시바 인형

구겨 넣어서 진짜튀어나왔다

 

 

도쿄도청은 정부 청사이기에 대기줄에서 짐 검사를 합니다. 검사를 위해 가방을 여니 신주쿠에서 쇼핑했던 시바 인형이 뿅! 하고 튀어나왔어요. 순간 경비원하고 눈을 마주치며 웃었답니다. 

 

도쿄도청 전망대 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도시의 풍경을 구경하고 있었어요. 저도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서 황혼이 시작되는 도쿄의 하늘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도청 로비에서 2020 도쿄 올림픽 부스가 눈에 띄었어요. 아직 지하철이 오기까지 시간이 남아서 잠깐 들러봤답니다. 거창한 전시물 대신 간단한 올림픽 소개와 더불어 마스코트 등을 볼 수 있었어요. 아직 1년 반이나 남았지만, 전시장을 둘러보니 2020 도쿄 올림픽이 기대됐답니다.



▲ 리오 폐막식 때 공개한 도쿄 올림픽 티저 영상

 




서브컬쳐의 성지! 아키하바라

 

미국과 일본은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의 양대 산맥인데요. 그 중 일본은 독창적인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죠. 아키하바라는 이런 일본 애니메이션 문화가 총집합한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애니메이션의 성지랍니다. 저는 일요일에 아키하바라를 방문했는데요. 도로에 자동차가 달리는 대신 사람들이 걸어 다니고 있었어요. 매주 일요일에는 차량의 출입을 통제해서 보행자의 이동을 편하게 해준다고 합니다. '차 없는 거리' 시간은 동절기(10~3월)에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하절기(4~9월)에는 1시부터 6시까지예요. 



 

 ▲ (좌) 자동차가 없어서 한산한 아키하바라의 도로 / (우)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그려져 있는 건물 벽

 

 


아키하바라의 건물들 외벽에는 캐릭터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었어요. 또한 뒷골목에서는 수많은 가게들이 중구난방으로 영업 중이었고 판매 상품들은 어지럽게 진열돼 있었죠. 아키하바라의 이런 모습을 처음 봤을 때는 마치 정글에 온 느낌이었답니다. 그중에 눈에 띄는 가게에 한번 들어가 봤는데요.

 

 

 


 

▲ (상단 좌) 가판대에서 판매 중인 만화책

(상단 우) 중고로 사고파는 애니메이션 피규어

(하단 좌) 가판대에 전시된 다양한 게임들

(하단 우)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상품으로 받을 수 있는 게임장

 



 

제가 좋아하는 시리즈의 만화도 찾을 수 있었어요. 만화책뿐 아니라 드래곤볼 같은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피규어도 있었고요. 이렇게 전시되는 피규어의 상당수는 중고품이라고 하네요.

 

낯선 작품의 바다 사이에서 아는 작품을 찾기 위해 세심하게 관찰을 해야 한다는 점이 아키하바라의 즐거움이었는데요. 제가 알고 있는 작품을 찾을 때마다 어렸을 때 즐겼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어요.

 

 

구경을 충분히 한 뒤 SEGA 게임장을 방문했는데요. 우리나라의 게임장보다 몇 배는 큰, 정말로 게임만을 위한 건물이었답니다. 다양한 캐릭터 인형이 상품으로 준비되어 있었는데요. 귀여운 인형을 뽑고 싶어서 저도 한번 도전해보았지만, 한국에서도 뽑지 못하는 실력은 일본에서도 역시 통하지 않았답니다.

 


 


일본의 '국민 충견', 하치코 동상

 

시부야역 앞에는 충견하치코의 동상이 있습니다. 하치코는 1924년 도쿄 제국 대학 농학부 교수우에노 히데사부로가 기르던 개인데요. 우에노 교수 생전 시부야 역까지 배웅을 나가곤 했다네요. 그런데 1925 5, 우에노 교수가 뇌출혈로 갑자기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하치코는 이후에도 매일 시부야 역 앞에서 주인이 오기를 기다렸어요. 이후 많은 이들로부터 충견으로 불리게 되어 동상까지 세워지게 됩니다.

 

 

 

▲ (좌) 생전의 하치코. 왼쪽 귀는 피부병으로 인해 처진 것이다

(우) 시부야역 앞에 세워진 충견하치코 동상

 


하치코는 1935 3, 결국 심장 사상충으로 인해 사망하는데요. 죽을 때까지 주인을 만나기 위해 시부야역을 방문한 충견 하치코. 이제는 동상이 되어서 현시대 사람들에게 만남의 장소를 제공하고 있답니다.

 


 혼란 속의 질서 : 시부야 스크램블

 

하치 동상 바로 옆 교차로로 눈을 돌리면 놀라운 장면을 볼 수 있어요. 바로시부야 스크램블인데요. 시부야 스크램블은 시부야 역 앞 교차로에 설치된 보행자용 신호등이 동시에 녹색으로 바뀌는 스크램블 교차로방식 덕에 붙은 이름이에요. 시부야 스크램블이 유명한 이유는 엄청난 규모의 보행자가 일제히 교차로를 건너기 때문이죠.

 

 ▲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아쉽게도 사람이 많지 않았다

 

 

많을 때는 한 번에 3000명이 넘는 사람이 일제히 횡단보도를 건넌다고 하는군요. 규모가 엄청나죠. 시부야 스크램블은 복잡함과 활력을 잘 보여주는 장소로 도쿄의 상징 중 하나인데요. 2020 도쿄 올림픽의 티저 영상에서도 등장한 장소이기도 하답니다. 시부야 스타벅스 2층에서 시부야 스크램블을 멋지게 찍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한 번 방문해서 인생샷을 찍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길을 따라 스크램블을 건너고 있다

도쿄의 활기가 느껴지지 않는가?

 



도쿄 여행에서 가장 즐거웠던 부분은 다양성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도쿄는 현대적인  도시의 모습과 더불어 사람의 정이 가득한 골목길도 공존하는 곳이거든요. 또한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는 동시에 과거의 전통도 지켜가는 등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일정 때문에 모든 것을 즐기지는 못했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다시 오고 싶은 도시, 도쿄! 이렇게 다양한 매력이 넘치는 도쿄로 한 번 떠나 보는 건 어떨까요?


 


일본 여행 꿀팁! 카드와 현금 편

 

일본은 카드 결제가 일반적이지 않습니다유명 프랜차이즈나 편의점이 아니면 카드를 사용하기 힘들죠그렇기에 일본을 가기 전에는 넉넉하게 현금을 가지고 가세요.

 

아래는 카드 계산 시 활용할 수 있는 간단한 회화랍니다.

 

▶ IC 카드도 (계산괜찮으신가요? → 아이씨 카드 데 이이 데스카?

▶ IC 카드로 (계산부탁드리겠습니다 → 아이씨 카드 데 오네가이 시마스

▶ 신용 카드 → 크레디트 카드

▶ 체크 카드 → 체크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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