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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탐구생활 3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교수



(지난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http://blog.kepco.co.kr/1410)


‘박세리’, ‘박찬호’, ‘김연아’, ‘박지성’, ‘손흥민’, ‘BTS’라는 이름을 들으면 여러분들은 무엇이 바로 떠오르시나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타이죠. 여기에 또 하나의 수식어를 붙이자면 대한민국을 널리 알리며 국위선양을 하는 ‘민간 외교관’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분들입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아예 한국홍보전문가라는 수식어를 가지신 분이 계십니다. 오늘은 뉴욕타임즈에 한국 최초로 동해광고를 게재한 것을 비롯해 수많은 홍보활동으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계신 서경덕 교수님과 만나기 위해 성신여대를 찾았습니다. 


▲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 연구실



Q. 한국에 대한 홍보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대학교 때 유럽배낭여행을 갔는데 너무 충격을 받았어요. 외국인들이 대한민국에 대해서 너무 모르는 거예요. 그 일을 계기로 민간차원에서 대한민국을 홍보하는 일이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여행 다닐 때 태극기 배지를 사서 외국 친구들에게 선물하는 작은 일부터 시작되었죠. 그리고 2005년에 뉴욕타임즈에 자비로 독도 광고를 실어서 화제가 된 시점부터 무릎팍 도사, 라디오스타, 무한도전까지 인연이 이어지며 활동이 많이 알려지게 되었죠.


Q. 한국홍보전문가는 언제부터 되신 건가요?

A. 제가 직접 붙인 것은 아니고요.(웃음) 언론에서 제 활동을 설명하려면 수식어가 필요하잖아요.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서경덕씨’ 라고 하면 너무 길잖아요. 그러다가 제 활동이 10주년 정도 되었을 즈음에 한 언론에서 한국홍보전문가라는 애칭을 붙여주셨죠.


그러고 보니까 지금까지 활동한 기간을 계산해보니 만으로 25년이 되었더라고요. 올해 3.1절 100주년을 맞아서 언론에서 인터뷰를 하자는 연락이 많았는데 한국전력과 첫 번째 개인 인터뷰를 하게 되었네요.



▲ 서경덕 교수



Q. 현재 교수님의 활동이 두 가지 종류로 나눠지는 것 같은데요.

A. 정확히는 우리 역사를 제대로 바로 잡고 알리는 일과 우리나라의 중요한 문화 콘텐츠를 알리는 일을 하고 있어요. 활동은 문화의 비중이 많은 편이지만 역사의 주제가 워낙 민감하고 파급력이 강하다보니 언론에서 좀 더 많이 다뤄지긴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젊은 친구들이 저를 역사학자로 오해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서 요즘은 역사적인 본질에 대해서 다루어야 되는 강의는 정중히 사양하고 있답니다.


Q. 뉴욕타임즈 광고가 나간 것이 이슈화 되면서 홍보활동이 조명을 받기 시작하셨는데요.

A. 그 이전에도 홍보활동은 꾸준히 하고는 있었어요. 그러던 차에 뉴욕타임즈에 처음 독도 광고를 싣게 되었죠. 뉴욕에 근무하는 특파원이 그 광고를 보고 깜짝 놀라 제게 이메일로 연락을 하셨고 답변을 드렸어요. 그게 기사가 되어 한국에 알려지게 되었고 댓글도 몇 만개가 달리면서 큰 화제가 된 거죠.



▲ 뉴욕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광고



Q. 이런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까지 언어적인 문제나 비용적인 문제로 힘들지는 않으셨나요?

A. 일단 그때는 지금보다 영어를 더 못했죠. 한 번은 June(6월)과 July(7월)도 헷갈려서 계약서에 실수를 한 적도 있었거든요. 아무튼 뉴욕타임즈 담당자들에게 이 광고를 설명하기 위해 일단 백과사전에 있는 내용들을 거의 달달달 외웠죠. 그 사람들 앞에서 제대로 된 영어로 설명도 못해서 속된 말로 쪽팔리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그리고 비용문제는 언제나 있었죠. 처음에는 ‘적은 비용이라도 의미 있게 써보자’ 라고 생각이 들어서 대학생 때부터 대학원생 때까지 알바를 해서 벌었던 돈으로 광고를 내기 시작했어요. 다행히 기업에서 대학생이 이런 기특한 일을 한다고 많이 불러주셨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그에 대한 기획비를 받았어요. 저는 또 그걸 모아서 광고에 쓰기도 하고 활동비로 사용하기도 했죠. 뉴욕타임즈 광고 이후에는 그래도 기업이나 정부에서 일하시는 많은 분들이 함께 일을 해보자는 제안을 주셔서 지금은 활동하는데 여력이 많이 생긴 상태입니다.



Q. 무한도전을 비롯해 가수 김장훈, 배우 이영애, 김윤진, 송일국, 송혜교, 메이저리거 추신수 씨까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셨는데요. 어떻게 활동을 같이 하시게 된 건가요?

A. 제가 뭐 나서서 누구와 활동을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고요. 제가 활동하는 것을 좋게 봐주신 분들이 연락을 먼저 주셨어요. 예전의 무릎팍도사 출연할 때도 그랬고 무한도전의 김태호PD도 그랬죠. 감사한 일이죠. 




Q.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라는 프로그램을 최근까지 진행하셨는데요.

A. 이 프로그램이 국내의 여행하기 좋은 지역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인데요. 독립운동 유적지가 해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상당히 많거든요. 하지만 관심들이 너무 없어요. 안내판이 없는 곳도 많고요. 그러던 차에 우리나라에도 가볼만한 좋은 곳들이 많다는 것을 알리는 취지가 굉장히 좋은 프로그램이어서 시작하게 되었죠. 


▲ JTBC '바람이 불어오는 곳'



Q. 교수님이 활동하시기 직전의 한국의 인지도나 이미지가 0이었고, 이상적인 수치가 100이라고 가정한다면 교수님은 지금 우리나라가 어디까지 와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최근 송혜교씨와 웹사이트 하나를 오픈했는데 계속 서버가 다운이 되더라고요. 그럴 만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중국의 송혜교씨 팬들이 접속을 많이 해서 그랬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이제는 우리들의 활동이 해외에서도 많은 화제가 되고 있어요.


현재는 처음에 시작했던 것에 비해서 40~50%정도는 달성한 것 같아요. 올해가 활동을 한지 25년이니까 앞으로 25년만 더해 70살까지 활동해서 대한민국이 전 세계 5위 수준의 위상을 갖는 강대국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기까지 민간차원에서 일조를 하고 싶다는 것이 제 바램이고요. 민간과 기업과 정부가 유기적으로 서로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가교가 되는 것이 저의 중요한 역할 같아요.



Q.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A. 일본사람들은 전범기라는 말을 제가 만든 줄 알아요. 제가 역사와 관련된 무슨 활동을 하나라도 하면 ‘야후 재팬’이라는 곳에서는 항상 top뉴스에 올라가거든요. 작년 제주도 관함식 사건도 제가 나서서 일본이 참여하지 못하게 막았다고 아는 일본국민들도 많다고 해요. 그런 것들을 보면 저는 아마도 오래 살 것 같아요. 그동안의 활동들로 일본 우익들한테 하도 욕을 먹어서요. 협박메일, 협박문자도 어마어마하게 옵니다.



Q. 사람들이 서경덕교수에게 갖는 편견 같은 것이 있나요?

A. 후원으로 해외출장을 갈 때도 있지만 제 사비로 비용을 충당할 때도 많은데 아직 많은 분들이 저를 남의 돈으로 편하게 여행이나 다니는 사람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유명해지고 싶어서 방송활동을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간혹 있지만 제가 유명해지고 싶은 생각에서 그런 프로그램들에 나갔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 MBC 무한도전 ‘배달의 무도’ 편



Q. 그렇다면 홍보 활동을 하시면서 제일 힘이 들었던 때는 언제이신가요?

A. 솔직한 얘기로 항상 때려치우고 싶어요. 무슨 일이든 누구나 마찬가지일 거 같은데요. 이 일이 저를 위해서 하는 일이라기보다는 나라를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버티죠.


예전에 군함도 영화 관련해서 광고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 사진 중 한 장이 강제 징용된 조선인 사진이 아니라 일본 노동자 사진으로 올라간 적이 있었어요. 그 사진은 모든 방송과 언론, 논문에서까지 그동안 한국인 노동자로 알고 써져왔던 사진이었고 저는 그게 검증이 되었다고 판단을 해서 사용을 한 거였죠. 결국 제가 옴팡 다 뒤집어썼죠. 더 알아봤어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어서 사과는 공식적으로도 했었죠.


그런데 그 한 장의 사진이 잘못 들어감으로써 이 광고를 싣게 된 본질을 왜곡하는 상황으로 가는 것을 보면서 씁쓸했죠. 당연히 죄송스러운 일이긴 했죠. 하지만 비난을 위한 비난을 하는 사람들한테 미안하기보다는 강제징용을 다녀오신 분들께 정말 죄송했어요. 최근에 무한도전에 출연하신 강제징용을 다녀오신 할아버지 한 분이 또 돌아가셨거든요.


또, 이영애씨가 재능기부로 모델이 되어주신 한식광고가 있었는데 거기에 실수로 오타가 하나 들어갔었어요. 그것으로도 엄청나게 물어 뜯겼죠. 당연히 잘못하긴 했죠. 그런 비난들이 스트레스가 상당히 많긴 해요. 



▲ 서경덕 교수가 추진한 광고들



Q. 그렇다면 반대로 제일 보람을 느끼시는 때는 언제이신가요?

A. 정말 많아서 하나만 고르기가 쉽지는 않는데요. 세계 유명 미술관과 박물관을 찾아가 한국어 서비스를 기증한 것이 보람이 있었던 것 같네요. 예전에는 한국어서비스가 되는 곳이 없었거든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딱 7개뿐이었어요. 이것을 바꾸기 위한 첫 시도가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었어요.


제가 이 활동을 꾸준히 진행하다 보니 이젠 다른 박물관 및 미술관 자체에서 자발적으로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할 때 많이 뿌듯했습니다. 이런 게 바로 나비효과죠. 요즘 제가 광고를 낸 이후로 타임스퀘어에 한국 기업들의 광고문의가 상당히 늘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부분들에서 뿌듯함을 많이 느끼죠.



Q. 홍보전문가로서 국내와 해외의 여행지 딱 한군데씩만 추천 부탁드립니다.

A. 국내는 가볼 곳이 많지만 의외로 서울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제가 기획하는 프로젝트 중에 동상투어라는 것이 있는데요. 서울역에는 왈우 강우규의사의 동상이 있고 명동에는 우당 이회영선생 동상이 있어요. 그리고 그 근처에 나석주의사의 동상도 있고요. 명동성당 쪽에는 이재명의사의 동상도 있죠. 그렇게 반나절만 돌다보면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데 많은 국민들이 잊고 있어서 안타깝지요.


그래서 서울의 한 관광코스가 되도록 제가 바람몰이 역할을 좀 하고 싶은 거죠. 지금은 종영한 tvN의 ‘동네의 사생활’에서 지금 말씀드린 동상투어를 한 번 했었어요.


해외는 헤이그에 있는 이준 열사 기념관을 한 번 가보시는 것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헤이그라는 곳이 반나절이면 다도는 작은 곳이에요. 말로만 듣는 것과는 정말 다릅니다. 직접 가보시면 그때의 역사적인 상황을 느낄 수 있고 굉장히 마음이 찡합니다. 


▲ 독립운동가 황우규, 이회영, 이재명 유적지



Q. 앞으로 갖고 계신 목표나 계획이 있으신지요?

A. 지금까지의 25년은 해외활동이 많았어요. 대한민국에서 화제가 되면 세계에서 화제가 되지 않았어요. 그것이 뉴욕에서 화제를 처음에 만든 이유였죠. 그런데 지금은 대한민국에서 화제가 되어도 해외에서 화제가 될 수 있거든요. 이제는 해외활동을 좀 줄이고 국내활동의 비중을 높여 50대50으로 활동하려고 생각중입니다.


그리고 그동안의 활동이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하는 도전이고 시도였잖아요. 앞으로는 좀 더 세련된 방법으로 홍보활동을 해보고 싶어요. 또 시간이 되면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을 위해 일을 해보고 싶어요. 제가 당해봐서 알겠더라고요. 당해보지 않으면 모르거든요.



Q. 일전에 국정원과 관련된 사건 말씀하시는 거죠?

A. 이 내용은 검찰조사를 받은 후 깨끗하게 ‘무혐의’를 받아서 이미 다 정리되었고요. 자세한 내용은 2017년에 한 매체와 인터뷰한 기사를 참고하시면 쉽게 이해되실 겁니다. 저 절대 그런 사람 아닙니다.


▶ 기사 전문 :  http://www.segye.com/newsView/20171230000660 




Q. 마지막으로 한국전력 블로그 구독자들에게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A. 강의를 할 때도 당신들의 세대와 지금의 세대가 다르다는 말들을 하도 많이 들어서 얘기하기가 조심스럽긴 한데요. 하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것은 한 가지 있다고 얘기는 해요. 내가 남들보다 잘 하는 일이 이것이라는 생각과 확신을 가지고 도전하면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요. ‘좋아하는 것’과 ‘잘 하는 것’과는 천지차이예요. 저도 남들보다 이것은 잘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지고 도전을 한 것이거든요. 하고 싶은 일은 언제든지 취미삼아 할 수 있어요.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겠지만 상황과 세상만 탓하기보다는 자신의 부족함을 분석해보고 남들보다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한국홍보전문가라는 남들이 도전하지 못한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낸 서경덕 교수님. 인터뷰를 나누는 동안 대한민국에 대한 순수한 사랑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그를 보는 남들의 시선이 늘 곱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다 생각하는 뻔한 것이 아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정신만으로도 교수님의 행보는 높이 평가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들 무모한 도전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위대한 도전이 된 교수님의 25년. 앞으로는 또 어떤 행보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여 주실지 더욱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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