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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탐구생활 1

자신의 가슴을 향해 화살을 쏘는

예술가의 삶



▶ 제5기 전기사랑기자단 수도권1팀 <KEPtain>

▶ 팀원 : 김태원, 김희진, 정여진, 박예빈, 이요한, 박은진, 양원주




팝 아트의 제왕 앤디 워홀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예술가는 사람들이 가질 필요가 없는 것들을 생산하는 사람이다.

(An artist is somebody who produces things that people don't need to have.)



얼핏 보기에는 예술에 대한 부정적인 해석이라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예술은 이미 다양한 방면에서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감수성을 자극하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 중에서 미술은 단연 역사가 가장 오래된 예술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미술이라는 대분류 아래로는 확연히 다른 분야인 회화와 조각, 양대 산맥이 존재하죠.


직업탐구생활 1탄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더 인지도가 높으신 두 분.

화가 이재삼, 조각가 이재효 선생님과의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미술가로서의 삶과 평소 우리가 가졌던 궁금증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수도권 1팀은 양평으로 출동했습니다.





ㅇ 두 분은 이름이 비슷하셔서 형제로 오해를 많이 사실 것 같은데요

두 분의 인연이 궁금합니다.

- 이재삼 : 그걸 꼭 기억해내야 하나요? 별로 하고 싶지 않은데? (웃음) 그게 아마 2004년, 2005년 정도 되었던 것 같네요.

- 이재효 : 인사동 아트사이드라는 갤러리에서 같이 전시를 하면서 알게 된 사이예요. 그 뒤 우연히 스위스에서 같이 전시를 하게 되면서 더 친분을 많이 쌓게 되었어요. 작가들의 인연이라는 것이 인사동에서 많이 쌓게 되는 경우가 많죠.



ㅇ 예술가로서의 삶은 어느 정도 만족하시나요?

- 이재효 : 밥만 먹고 살면 이것보다 좋은 것이 없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의 지시가 아닌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것이 제일 좋은 점이라고 봐요. 정년퇴직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특별히 단점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없어요.

- 이재삼 : 예술가라고 특별한 것이 있나 싶어요. 조금 다른 점이라면 일반인들이 세상을 향해서 화살을 쏜다고 하면 예술가는 자신의 가슴을 향해 화살을 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 내면의 극치로 들어가면서 그 부분을 표현하고 그걸 사람들이 알아주고 감동을 받으니까요. 저나 이재효 선생이나 축복받은 삶이라고 생각해요. 단점은 이 일이 월급을 받는 일이 아니다보니 춥고 배고픈 직업이라는 거죠.





ㅇ 예술작품을 보는 노하우라는 것이 있을까요?

- 이재효 : 관람객들이 작품을 보면서 ‘이 작품은 무엇을 말하려고 했을까?’ 라고 하면서 고민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그렇게 보기보다는 예술작품이 주는 느낌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음악을 듣는 것처럼 말이죠.




ㅇ 예술에 대해 저희들이 가진 편견 같은 것이 있을까요?

- 이재효 : 일반적으로 예술가의 작품이 많으면 희소성이 떨어져서 작품의 가치도 많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을 하시는데 작품이 제대로 거래가 되고 예술시장이 활성화가 되려면 작품의 양이 엄청나게 많아야 해요. 피카소가 약 만 점 정도의 작품을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잖아요. 1만점의 작품을 한 명의 작가가 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데 예술시장이 활성화 되려면 이런 시스템이 자리 잡히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재능이라고 말을 하잖아요. 예술가와는 잘 맞지 않는 말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예술가는 천부적인 재능이 상당히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음악가들이 음악을 만들기 위해 고뇌하는 모습들이 TV에 나오기도 하는데 그건 좀 과장되게 표현된 것이 아닌가 싶어요.




ㅇ 이재효 작가님 작품에 제목 대신 숫자만 기재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 이재효 : 작가들이 작업할 때 그 안에 의미를 담아서 작업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들도 많아요. 사람들이 제목이 있어야 하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있어야 한다는 무의식적인 강박이 있어서 그런데 아무 의미가 없어요. 재료를 먼저 선택하고 재료에 맞는 형태를 만들어나가기 때문에 보시는 분들마다 해석이 다르기도 하죠. ‘이것이 무엇이다’ 라고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어떻게 보이느냐?’ 라고 사람들에게 묻는 것이 저를 포함한 한국작가들의 성향이라고 볼 수 있어요. 작품에 기재된 숫자는 순서대로 제 이름과 작품을 만든 날짜, 작품분류 번호를 기재했어요. 일종의 로고인 셈이죠.





ㅇ 조각이라는 분야가 가진 매력은 무엇인가요?

- 이재효 : 2D와 3D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미술은 회화가 70%, 조각은 30% 비율 정도 돼요.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게 있잖아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만드는 것을 좋아했어요. 아버지께서 기와공장을 하셨는데 항상 흙으로 무언가를 만들면서 놀았어요. 사람이 10살 이전의 감수성으로 평생 산다고 하잖아요. 그때 놀았던 것이 지금까지 연장되었다고 볼 수 있죠.





ㅇ 작품들의 스케일이 큰 것과 재료를 목탄으로 선택하게 되신 계기가 있으실까요?

- 이재삼 : 원래 제가 서양화를 전공했었고 설치미술도 해 봤어요. 제 머릿속에 있었던 서양의 관점을 모두 리셋 해버리고 3년 정도 고민하다가 35살 때부터 지금의 스타일로 새롭게 회화를 시작하게 되었죠.


제가 큰 작품을 선택하게 된 건 나무가 아닌 숲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관객이 받을 수 있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였어요. 그리고 목탄은 연필이 나오기 전 재료입니다. 근원적인 재료를 찾다보니까 그것을 결정하게 되었죠. 목탄이 분진가루가 많이 생겨서 기법으로 해결하기가 힘들었는데 3년 정도 해보고 나니 나름대로 방법이 생기더군요. 그리고 20년을 넘게 하다 보니 이젠 체화가 된 거죠.





ㅇ 이재삼 작가님의 아드님께서 이재효 작가님 밑에서 수련중인데

대를 이어서 예술활동을 하시는 건가요?

- 이재효 : 이 친구가 조소과를 다녔는데 조각과는 맞지 않았던 모양이에요. 그런데 예술적인 감각도 있고, 커피에 대한 지식도 상당히 많고, 비즈니스적인 마인드도 있어서 여기에서 일도 배우면서 사업적인 부분을 함께 배우고 있어요. 미술계 인사들을 많이 만나서 인맥을 쌓고 있는데 갤러리 카페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어요.





관람객들에게 제일 사랑받는 작품과 작가님들이 제일 아끼는 작품이 무엇인가요?

- 이재효 : 작품을 작가들이 대부분 자식으로 표현하는데요. 이런 질문은 엄마가 좋으냐 아빠가 좋으냐 하는 질문과 비슷합니다. 제일 좋은 작품은 제일 최근에 만든 작품이에요. 한창 작업할 땐 눈 뜨면 보고 싶고 그래요. 저 같은 경우에는 다른 작가들에 비해서 재료를 다양하게 다루다보니 그때그때 그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전반적으로 여자 분들이 나무쪽이 많으시고 남자 분들은 나무와 못 작업의 선호도가 반반정도 되는 것 같아요.

- 이재삼 : 자신이 신심을 다해서 최선을 다한 작품은 세상 사람들이 먼저 알아요. 갤러리나 화상들도 그런 작품들을 용하게 찾아들 내요. 작품을 마무리한 뒤 세상에 던져놓을 때 부끄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이 최고의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요.




ㅇ 서로 상대방에 대해서 짧게 평가를 해주신다면?(사람에 대해서든 예술세계든)

- 이재삼 : 이재효 선생님 조각 같은 경우에는 굳이 표현하자면 건축 쪽에 가깝지 않나 생각해요. 디렉터 같은 개념이죠. 스케일이 워낙 크기 때문에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스텝과 함께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회화는 스텝을 두면 망해요. 회화는 감독, 스텝, 배우 모두 혼자 하는 독립영화라고 볼 수 있죠. 그런 면에서 조각은 블록버스터에 가깝죠. 이재효 선생이 가진 스케일에서 제가 경험해보지 않고도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어서 상호보완적인 관계라고 할 수 있죠. 서로 이야기를 하면 까칠하게 하긴 하지만 그걸 통해서 서로를 확인하는 과정을 가지는 거죠. 실제로는 의지하고 존중하는 관계죠.

- 이재효 : 비판을 하려면 맨 정신에는 잘 안되고 술을 엄청 먹어야 서로에 대한 적나라한 비판이 가능해요.(웃음) 회화도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엄청나게 다양하잖아요. 저와 코드를 맞추기가 쉽지 않아요. 저와 이재삼 작가는 그런 부분에서 잘 맞는 것 같아요. 무얼 그렸다는 것보다는 재삼이형이 이걸 그렸다는 게 중요해요. 작가들은 2인전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저는 이재삼 작가와 두 번 2인전을 했거든요. 굉장히 서로가 잘 어울렸어요. 그리고 저 같은 경우에는 작가들과 만나면 작품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먹고사는 이야기를 주로 하는데 세상을 바라보는 사고방식도 많이 비슷해서 잘 맞는 것 같아요.






ㅇ 예술가들은 긴 무명의 시간을 견뎌야 하는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있으실까요?

- 이재효 : 부모한테 물려받은 게 없는 사람이라면 모두 힘들죠.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저는 어려웠던 시절이 없었다고 생각해요. 경제적인 부분도 예전에는 적게 벌긴 했었지만 적게 썼으니까 더 나았던 것 같아요. 젊은 시절에는 진짜 재미있게 놀았어요. 힘들다는 것은 자신의 주관적인 부분이라서 평가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봐요. 남들이 볼 때 집이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았다고 해서 힘든 인생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죠. 다른 나라에 가보면 집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사람도 많잖아요. 아래를 내려다보면 내가 힘들다고 생각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 이재삼 : 통장잔고를 보면서 마음이 흔들렸던 시절이 있었죠. 그렇지만 그건 예술가의 숙명이자 운명이 아닐까 싶어요. 하지만 세상에 무슨 일이든 간에 힘들지 않은 일이 어디 있겠어요.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세상은 그런 사람은 외면하지 않아요. 그렇지 못한 사람이 세상 탓을 하는 거죠. 결국은 내 탓인 거죠. 인생은 슬로우 모션으로 가다보면 언젠가는 종착점이 나오는 건데 패스트푸드처럼 바로바로 결과가 나오지는 않거든요. 그럴 때 세상이 원망스러울 수 있죠.





ㅇ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으신지요?

- 이재효 : 현재 남양주 모란 미술관에서 작품을 전시 중이고요. 이정도 되면 전시회를 뭘 하는지 정확히 기억도 안나요. 제일 중요한 것은 앞으로 내가 무슨 작품을 만들어야 할지 무엇을 가지고 재미있게 즐겁게 놀아야 할지 생각하는 것이에요.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보다 조금 더 큰 작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것이에요. 조각가는 공간에 대한 욕심이 많거든요. 그리고 재미있게 사는 것도 목표고요.

- 이재삼 : 50살이 넘으면 인생의 계획이라는 것은 야구로 치면 안타보다는 번트를 노리는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보다 더 잘하려고 하기 보다는 지금 그대로를 잘 유지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지금 물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는데 폭포 작품을 스케치까지 마친 상태예요. 그리고 내년 5월 무렵에는 박수근 미술관과 동대문 DDP에서 전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ㅇ 인생의 선배로서 젊은 층이 많은 한국전력 블로그 구독자들께 마지막 한 말씀 해주신다면?

- 이재효 : 작가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내용 같은데요. 어떤 분야에서든 남들보다 앞서가기는 쉽지 않아요. 그렇지만 남들과 다르게 하는 건 가능하거든요.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일을 해야 합니다. 공부 못한다고 인생을 실패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리고 요즘 물건 하나를 살 때도 댓글을 다 읽어보고 사잖아요. 무언가를 결정할 때에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기 보다는 부모나 친구, 선배 같은 다른 사람에게 보편적인 결론을 얻으려고 하고 그 결정을 맡기는 것이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기 결정을 자신이 내릴 수 있어야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 사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이재삼 : 젊은 사람들은 무슨 꿈을 꿔도 되는 나이거든요. 그런데 가끔은 교육이라는 제도가 그것을 방해해요. 요즘은 정보의 홍수 시대라 어떻게 보면 교육이 필요 없는 것 같아요. 제가 대학에서도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젊은 친구들이 정보는 나 같은 사람들보다 오히려 더 많아요. 요즘 모든 것들이 수요자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우리나라 교육은 아직도 공급자 중심인 것 같아요. 그 부분이 많이 아쉬워요. 사회 분위기도 실패에 대해서 격려보다는 질책이 많은데 이런 두려움 때문에 무언가를 길게 도전해볼 용기를 얻기도 힘들죠. 그것을 극복하고 3년이든 5년이든 노력하고 용기를 내는 사람이라면 성공할 수 있어요. 열심히 하는 건 기본이고요. 이력서에 ‘열심히 한다’ 라는 말 쓰지 않잖아요. 젊음은 락 스피릿(Rock spirit)이고 꿈이거든요. 스티브 잡스도 이야기 한 것처럼 "항상 무모하라, 항상 갈망하라." 이렇게 마무리하고 싶네요.






형제는 아니지만 진짜 형제 같았던 두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예술가로서의 삶뿐만 아니라 행복한 삶에 대한 기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분야든 성공하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부분은 다르지 않다는 것도 배웠네요. 물 좋고 공기 맑은 양평에서의 소중했던 여정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직업탐험 시리즈는 계속 됩니다~





ㅇ 이재삼 작가 약력 : 제3회 박수근 미술상

이재삼 작가 갤러리 주소 :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무왕리 초천길 79-12

이재삼 작가 사이트 주소 : www.leejaesam.com


ㅇ 이재효 작가 약력 : 1998 오사카 드리엔날레 조각대상

2000 김세중 청년 조각상 수상

2002 Sculpture in Woodland Award

2005 일본 효고 국제 회화 공모전 우수상

2008 베이징 올림픽 환경조각 작품전 우수상

이재효 작가 갤러리 주소 :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무왕리 521

이재효 작가 사이트 주소 : www.leeart.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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