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독서 권장 시리즈 6탄

: 책 읽는 배우 윤예희를 만나다


(지난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http://blog.kepco.co.kr/1322)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중요한 인터뷰 날인데 하필이면 비가 오다니… 출발하기 전부터 왠지 아침부터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전기사랑기자단은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양평을 향해 길을 떠납니다. 빗길을 헤치고 목적지인 ‘이재효갤러리’에 도착했고 2층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2층 테라스에 올라와서 밖을 바라보니 출발 전에 걱정했던 그 비는 온데간데없고 비와 어우러진 한 폭의 그윽한 수채화가 눈앞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비가 와주지 않았다면 결코 담지 못했을 아름다운 풍경에 야속했던 비가 새삼 고맙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오늘은 성우 안지환 선생님의 추천으로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신 배우 윤예희 씨와 이야기를 위해 떠나보겠습니다.




▲ 테라스에서 본 비오는 날 양평 어느 산자락의 풍경



ㅇ 윤예희씨를 추천해주신 안지환 성우와의 인연을 소개 부탁드립니다.

- 3년 정도 전에 사적인 모임에서 만나게 된 사이에요. 생년으로는 1년 차이가 나는데 누나라고 불러주지도 않고 서로 티격태격하면서 장난을 치다보니 친해지게 되었어요. 안지환씨가 원래 농담도 잘하시고 저도 말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사람의 만남은 우연이고 관계는 노력이라는 말이 있듯 사람이 사람과 만나서 친해지는 것은 경이롭고 신기한 것 같아요.


ㅇ 1986년에 공채 탤런트로 데뷔를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 저는 전혀 배우라는 직업을 고려한 적이 없었어요. 고등학교 때 친구가 탤런트 시험 원서를 두 장을 갖고 왔는데 한 장이 남는다고 저한테 써보라고 줬어요. 그런데 시험을 보러가서 저만 붙어버렸죠. 그때 경쟁률이 300대 1이었어요. 면접을 보신 PD님께서 “이 많은 여자아이들 중에서 화장을 하지 않고 온 아이는 너밖에 없다.“ 라고 하셨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만약에 연예인이 되지 않았다면 아마 미술을 하고 있었을 것 같아요.


ㅇ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장단점 어떤 것이 있을까요?

- 배우라는 직업은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주고 인정해주기도 하고 또, 나이가 먹을 수록 잘 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단점은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이미 지나간 시간을 다시 되돌릴 수 없는데 단점이 무슨 의미겠어요. 강물은 흘러도 돌은 구르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세월은 흐르지만 나는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으려고 노력해요.


▲ 인터뷰 사진


ㅇ 이제 중견배우이신데 롱런하는 비결이 있을까요?

-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저는 나이 든 것이 더 좋아요. 만약에 20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해도 싫고요. 겉모습은 늙어가지만 지금은 마음이 더 편해요.

그리고 제가 전성기 때 여주인공을 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엄마역할로 캐스팅이 들어오더라고요. 그게 여배우의 갈 길이라 생각했기에 전혀 슬퍼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현실을 빨리 쉽게 받아들였어요. 욕심을 내지 않았던 것이 오랫동안 배우생활을 유지하는 것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ㅇ 책을 좋아하신다고 들었는데 책을 어떻게 읽으시나요?

- 저는 아침잠이 별로 없는 편이에요. 새벽 5시 반에서 6시 무렵에 일어나거든요. 그 시간에 해야할 일들을 간단히 해놓은 뒤부터는 오롯이 책을 보는데 저는 그 시간이 정말 좋아요. 책을 읽고 난 뒤에 하루를 시작하면 그날 하루의 지침서를 얻은 것 같은 기분이 느껴져서 굉장히 상쾌해져요.


ㅇ 지금까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을 간단히 소개 부탁드려요.

- 제가 판타지 분야를 좋아하는데 그중에서 ‘티벳 사자의 서’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어요. ‘해리포터 시리즈’도 읽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더 재미있었어요. 동양적인 환타지랄까? 그런데 이 책을 밤에 혼자서 읽으니까 굉장히 무섭더라고요. 그리고 배철현 교수님이 쓰신 심연이라는 책은 벌써 세 번째 읽고 있는데 아무데서나 아무 부분을 봐도 되는 쉬운 책이면서 인생의 초보자에게 길을 알려주는 지침서 같은 책이에요. 노진수 영화감독이 선물해주신 책인데 기분이 우울할 때 읽으면 도움을 많이 받아요.




ㅇ 책을 통해서 배우생활이나 삶에 도움이 되는 지혜를 얻으실 수 있으셨나요?

- 연예인은 남들에게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기 쉽지가 않아요. 그럴 때 제 인생의 지침서 같은 책을 읽으면서 “아! 나만 힘든 것이 아니구나.” 하면서 위안을 얻기도 해요. 대부분의 배우는 대본을 워낙 많이 읽다보니 활자중독이 많아요. 그리고 책은 간접경험이잖아요. 작품의 역할에 근접한 경험들을 책을 읽음으로 어느 정도 가능하죠.


ㅇ 윤예희에게 책이란?

- 저에게 있어서 책은 시간 여행과도 같아요. 판타지 같은 경우에는 상상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지식을 주는 책들은 그 시대의 옛날 어느 곳으로 보내주기도 하잖아요. 이래저래 시간이 잘 가는 시간여행이라고 생각해요.


ㅇ 인터뷰를 하는 장소가 색다른데 특별한 인연이 있는 곳인가요?

- 제가 미술을 좋아해서 관람을 많이 하곤 해요. 예전에 여러 장소에서 작가님이 만드신 조각을 감상한 적이 있었어요. 완전히 제 취향과 맞더라고요. 그러다가 저와 친분이 있는 사진작가 동생이 이 장소를 제게 우연히 알려줬어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한달음에 여기로 달려왔죠.

제가 나무를 너무 좋아하는데 이 작가님의 나무 작품들은 다 훌륭하셔서 틈나는 대로 내가 살던 시골집인 것처럼 보러 온답니다.



▲ 사내기자 양원주, 배우 윤예희, 조각가 이재효



ㅇ 현재 활동하시고 계신 작품이나 개봉예정인 영화가 있으신가요?

- “이 세상을 사는 법(가제)” 이라는 여름 내내 찍고 영화 촬영을 최근에 마쳤어요. 내년에 개봉예정이고 후반작업을 하고 있는 중인데 큐레이터 역할을 맡았어요. 영화 ‘친구’에 출연하시기도 하셨던 배우 서태화씨가 제 상대역입니다. 간단히 얘기하면 성숙한 사람들의 어른 이야기에요. 요즘 사람들 그러니까 어른들이 만나고 헤어지면서 인간관계에 대해 점점 이해해가고 성숙해져가는 내용이에요. 조금 설명이 어렵죠? 보시면 이해되실 겁니다.


ㅇ 아직은 기회가 많은 젊은 친구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나요?

- 감히 제가 이야기를 드리자면 재밌게 많이 놀았으면 좋겠어요. 재미있게 논다는 것은 남한테 휩쓸리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거죠. 버킷리스트처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써야 해요. 내 자신에게 계속 물어봐야 합니다.

저도 일이 들어오면 모두 다 하지 않아요. 제 자신에게 일단 물어보죠. 제가 마음속으로 된다고 하면 그 일이 남들이 다 말리더라도 저는 해요. 그런데 남들이 다 하라고 하는 일도 저는 제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하지 않아요. 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ㅇ 영상인터뷰




인터뷰를 마친 뒤 저희는 장소를 제공해주신 이재효 작가님과 지근거리에 화실이 있는 이재삼 작가님 두 분의 작품들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제 스스로가 미술에 조예가 그리 많지 않아 기대를 크게 하지 않았었는데 막상 작품들을 보니 그 스케일에 압도당했고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도 없고 영상으로도 담을 수 있을까 걱정될 정도의 작품이었습니다. 예술품을 볼 줄 모르는 제 눈에도 대단하다는 인상을 받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렇게 두 예술가와의 만남까지 주선해주셨던 배우 윤예희씨와의 만남은 대단원에 마무리 했습니다.



비오는 날을 좋아하신다며 카페에서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듯 소탈하고 격식없이 편하게 말씀해주신 배우 윤예희씨를 보니 사람의 이미지는 함부로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 단체사진



저와 함께 온 기자단 친구들을 꽃 같다면서 한 번씩 안아주는 큰언니 같은 마음 씀씀이를 보여주시기도 하셨네요.


습한 날이라 머리가 흐트러졌지만 영상인터뷰까지 흔쾌히 해주신 모습을 보며 작은 것에서 행복을 느끼고 자존심이 아닌 자존감이 높은 그녀의 진면목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음 기사는 윤예희씨께서 추천해주신 ‘먼나라 이웃나라’의 이원복 교수님과의 인터뷰로 찾아뵙겠습니다. 



댓글쓰기 폼
  • 애독자 2018.10.04 10:08
    잘 봤습니다~^^
  • 독서광 2018.10.04 10:23
    양기자님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
  • ㅇㅁㅅ 2018.10.04 10:26
    정성이 듬뿍 담긴 기사 잘 읽었습니다
  • ㄱㅈㄷㄷ 2018.10.04 10:29
    좋은기사 잘 봤습니다~
  • 가을이오면 2018.10.04 11:18
    멋진 배우네요. 책을 통해 받는 영감도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임동현 2018.10.05 15:43
    독서권장이라는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주제를 색다른 접근방식으로 유익한 정보까지 얻어갈수 있도록 인터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을 읽고 싶습니다. :D

한국전력 블로그 굿모닝 KEP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