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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시리즈 1탄

: 인문고전 독서교육 이게 대체 뭐죠?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한 방법. 과연 뭐가 있을까요? 잘 놀아준다? 매를 때리지 않는다? 대화를 많이 한다? 모두 다 정답입니다. 위에 언급된 부분들은 정서적인 부분에 주안점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교육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우리는 지금 세계 최고 수준의 사교육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으니 사교육으로 모든 교육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저는 우연한 기회에 ‘초등고전 읽기혁명’이라는 책을 읽고 난 뒤 그 안에서 자녀교육에 대한 답을 찾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초등고전 읽기혁명’ 뿐만 아니라 ‘초등 1학년 준비혁명’, ‘초등 2학년 평생 공부습관을 완성하라’ 등 수많은 저서로 학령기의 자녀를 둔 부모님이라면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오늘은 서울 동산초등학교 1학년 3반 담임이시기도 한 송재환 작가님과의 인터뷰 준비했습니다.



  


Q. 선생님은 어떤 분인가요?

A. 저는 아시다시피 교사생활을 20년 이상 해온 초등학교 선생님입니다. 작가로서 집필활동을 한지는 10여년 정도 되었고 20권정도 출판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되는대로 학부모님을 대상으로 강연도 좀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Q. 책을 쓰겠다고 결심을 한 계기가 있으실까요?

A. 오랜 기간 동안 교사생활을 하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 같기도 하고 제 스스로가 퇴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갖게 되었어요. 그런 것들을 극복하기 위해 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쓰기 위해선 다양한 분야에 대해 공부도 하고 연구도 해야 되잖아요. 이런 과정들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교사의 전문성도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Q. 왜 고전인가요?

A. 제가 처음에 책을 써보니 생각보다 글이 쉽게 잘 써지더군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글쓰기를 힘들어하잖아요. 심지어 교사들조차도 글쓰기에 고통 받는 분들이 있으세요. 그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해봤는데 책 때문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저는 독특하게도 여러 가지 책을 읽기보다는 성경책 하나만 주로 읽는 편입니다.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을 반복해서 읽고 묵상을 해왔던 것이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사고력과 통찰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결론을 제 나름대로 내리게 되었어요. 이런 것들은 잡다한 책이 주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잡다한 지식을 습득하기는 정말 쉬워졌지요.


법정스님께서 좋은 책은 책장을 자주 덮을 수 있는 책이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읽기를 멈추고 그 구절을 자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 좋은 책이며 고전이 바로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지금 시대보다 훨씬 책이 부족했지만 같은 책을 또 읽고 읽으며 생활해왔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저희보다 부족했느냐 하면 그건 아니거든요. 일단 고전을 읽은 다음에 여유가 된다면 요즘에 나온 책도 읽자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Q. 초등학교 때부터 고전읽기. 좀 빠르지 않나요?

A. 초등학교 시기는 인생의 가치관을 형성해 나가는 나이입니다. 이 시기에 어떻게 배우느냐에 따라서 평생 영향을 미치거든요. 고전에 쓰여 있는 가치관들은 굉장히 건전한 것들이에요. 사자소학이나 명신보감 같은 책들에는 자식이 부모님에 대해 가져야 할 기본적인 예절들부터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에 대해서 언급되어 있습니다. 당연한 것들이지만 잘 실천되지 않는 부분들을 부모들의 잔소리가 아닌 책을 읽음으로써 스스로 깨닫게 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시킬 수가 있다는 점에서 초등학교 때부터의 고전독서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재직 중이신 동산초등학교는 인문고전 교육을 어떻게 시키고 있으신가요?

A. 현재 매일 아침 8시 45분부터 전교생은 고전읽기 시간을 가져요. 그리고 학교에서 한 달에 한 권씩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두 시간씩 정규수업시간에 교사와 책에 관한 수업을 합니다. 토론과 독후활동 같은 것이죠.


그리고 간단한 확인차원에서 매월 고전인증시험도 보고 있습니다. 이 시험의 통과횟수를 통계로 산출해서 연말에 상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을 합니다. 그 이외에 독후감대회나 고전 발표회, 고전 공개수업 등 다양한 형태의 행사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 동산초등학교 전경



Q. 아이들이 이런 교육 프로그램을 잘 따라가는 편인가요?

A. 고전인증시험 같은 경우도 책을 읽기만 했다면 거의 대부분 학생들이 통과하도록 평이하게 구성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읽는 인문고전 도서들은 다년간의 필터링으로 그 학년의 수준에 어느 정도 맞춰서 운영하고 있어요. 제 경험상 일반적인 책읽기가 가능한 수준의 친구들이라면 거의 대부분 다 이 교육과정을 따라오고 있습니다. 일부 부모님들께서 고전읽기를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시고 지레 겁을 내시는 경우가 계신데 그렇게 걱정을 하시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Q. 2011년 고전읽기 혁명을 쓰시고 2018년에 개정판을 다시 출판하셨죠. 그동안 이 책으로 인해 변화가 일어난 부분들에 대해 실감하시나요?

A. 계몽효과는 많이 실감했죠. 많은 학교들이 이런 프로그램들을 벤치마킹해서 운영하고 있고요. 특히 학교장님들이 의지가 있으신 곳은 굉장히 적극적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성공적인 사례도 많았지만 실패사례도 많았어요. 교장선생님이 공감해도 선생님이 공감하지 못하면 잘 되지가 않더라고요. 당연히 부모님들의 노력도 중요하고요.


독서교육이 잘 안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제가 판단하기로는 이 교육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거나 너무 조급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단기간에 눈에 보이는 효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꾸준히 장기적으로 실천했을 때 그 성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보거든요. 또, 부모님이 아이와 같이 책을 읽지 않고 아이에게만 책읽기를 강요한다면 이건 필패라고 봅니다.



Q. 아이들 책을 읽히는 노하우가 있으신지?

A. 책은 음식이랑 똑같다고 생각해요. 만약에 아이들이 편식을 한다면 대부분의 부모님은 어떻게 하시나요? 계속 편식하게 두시지는 않잖아요. 그걸 가만히 두고 보기만 하면 절대로 안 고쳐지죠. 시금치를 하나라도 먹어보라고 요구한다면 그건 아동학대일까요? 일단 한 번이라도 맛을 보지 않으면 아이들은 그런 맛, 그런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가 없어요.



Q. 고전읽기를 하고 아이가 변화한 사례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으신가요?

A. 사례야 엄청나게 많죠. 우리 학교에 취재를 온 기자분이 6학년 여자아이에게 고전을 읽으니 어떤 도움이 되었냐고 묻자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지 알게 되었다고 대답을 했어요. 기가 막히죠? 이 답변이 톨스토이 단편집을 읽고 난 뒤 깊은 감동을 받아서 하게 된 것이라고 하면 조금은 이해가 가실 겁니다.


또 하나의 사례는 굉장히 욕을 많이 하던 친구가 있었어요. 학교폭력조사를 했을 때 ‘욕설 분야’의 랭킹 1위를 할 정도였지요. 그런데 그 친구가 시간이 갈수록 욕이 줄더니 2학기 조사 때는 1표도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유를 물었더니 논어를 꾸준히 읽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되도록 욕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고전의 힘을 정말 많이 느꼈어요.



Q.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학습만화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책 속에서 언급하셨는데요. 이유가 뭘까요?

A. 인문고전을 읽는 것은 좋은 가치관을 형성시켜주기 위해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학습만화 같은 경우에는 배경지식을 늘려주는 부분이 크죠. 책을 읽는 목적 자체가 다르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런 책들 위주로 독서하는 것은 책 읽는 효과나 목적을 너무 축소시키는 거라고 봐요. 독서는 사고력, 창의력 상상력, 문제해결력 이런 능력들을 키워야 하는데 단순히 지식습득만을 위한 독서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Q. 바보 같은 질문이라 할 수 있겠지만 어느 정도 기간 동안 노력을 하면 아이들이 책을 읽는 습관의 틀이 잡힐까요?

A. 사람마다 다 다르다고 생각해요. 책을 읽은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나야 만족할 지에 대한 정량적인 기준도 없잖아요. 눈에 보이는 것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죠. 그렇지만 고전읽기를 몇 개월만 시도해보시면 아이들에게서 보이는 여러 가지 태도가 달라짐을 분명히 느끼시게 될 겁니다.



Q. 선생님이 추구하시는 교육과 현재의 공교육은 분명히 배치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A. 우리나라가 독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껴요. 우리나라에서 책에 관련된 행사를 하면 정부에서조차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독일 같은 나라는 총리가 참석하는 행사들도 있습니다.

경제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독서에 대해서도 빈익빈 부익부가 있어요. 파레토의 법칙처럼 우리나라 사람의 20%가 80%의 책을 사 읽는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입니다. 그만큼 책을 읽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2017년 독서실태조사에서도 성인 10명중 4명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하니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Q. 인문고전을 읽게 되면 아이들에게 사교육이 필요하지 않게 될까요?

A. 우리는 배우는 목적 자체를 형이하학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봐요. 책을 읽는 것을 너무 수단시하게 되면 과연 도움이 될까요? 제가 추천하는 책들은 시험문제로 나올 가능성도 별로 없습니다.


공교육이 부실하기 때문에 부모들이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린다고들 합니다. 그게 맞는 걸까요? 부모 스스로가 가진 내 자식이 남보다 비교우위를 점하고 싶은 욕구로 인해 아이들을 희생시키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의 엄마들은 아이들을 태우고 학원으로 가지만 유태인은 유태인 학교로 갑니다. 히브리어를 배우기 위해서죠. 그렇게 배운 히브리어로 토라와 탈무드를 암기하고 하브루타를 합니다. 사교육이 생각하는 공부에 도움이 되느냐에 관해서는 조금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목표나 꿈이 있으신가요?

A. 구체적인 꿈을 가지고 있지는 않아요. 다만 앞으로 계속 책을 집필하고 또 일선 교육 현장에서 고생하시는 교사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것이 목표라면 목표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전력 블로그 독자들께 한 말씀 해주세요~

A. 책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모습입니다. 삶으로 가르치는 것만 남는다는 옛말이 있듯 5,6학년 아이들 중에서 끝까지 부지런히 독서를 해나가고 있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부모님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책을 잘 읽기를 바라는 부모님들은 ‘내가 책을 읽고 있는지’ 를 되돌아보면 좋을 듯합니다.


중국 송나라의 재상인 왕안석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책읽기를 통해 부자가 되고 부자는 책읽기를 통해서 귀한 사람이 된다.”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송재환 선생님을 두 번 만나 뵈었습니다. 약간 쑥스러움도 있으신 것처럼 느껴졌고 서글서글한 동네 아저씨처럼 포근한 분이셨죠.


그런데 인터뷰를 막상 시작해보니 선생님은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시더군요. 사전에 미리 협의하지도 않았던 저의 질문 하나하나에 확신을 담아서 하시는 답변들을 들으면서 책을 통해서 생긴 저의 인문고전 독서에 대한 믿음이 훨씬 더 단단해짐을 느꼈습니다.


끊임없이 자신의 자리에서 노력하고 도전하는 천생 교육자. 제가 인터뷰를 통해서 느낀 송재환 선생님의 이미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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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소라 2018.09.06 19:25
    독서에 관해 생각해보게 되는 좋은 기사인 듯 합니다! 좋은 내용 잘 읽었습니다 ㅎㅎ
  • 권중근 2018.09.07 09:41
    나 부터 책 읽는 습관을 가져야겠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정영민 2018.09.07 20:01
    평소 궁금했던 분이셨는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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