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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PCO Volunteer Program이라고? 

회사에서 해오던 기존의 사회공헌활동과는 다른 컨셉으로 스스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라니~ 더하여 친구나 가족 등 참여인원이 사내에 국한되지도 않는데다가 자신의 재능을 활용 하면서 내가 좋아하고 뜻이 맞는 사람들과 좋은 일을 할 수 있다? 어머나~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지? 



먼저 이전부터 도움을 요청했던 지역아동센터를 연계하고 가장 필요한 프로그램이 무엇일까 상의한 결과, 요즘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나 편견으로 인한 분노나 억울한 감정 등을 놀이를 통해 풀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의견을 수렴하여 이에 맞는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로 결정!


다음은 전문가 섭외! 몇 해 전부터 공부를 함께 하고 마음을 나누던 분들에게 연락을 드리고 취지를 설명드렸더니 바쁜 활동 중임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두 분이 봉사활동에 동참해 주신다 하셨고(역시 맘들이 좋으셔~), 주말에 함께 미팅을 하면서 알찬 프로그램으로 만들기 위한 고민에 고민을 더해가며 세부계획들을 세워나가면서 그렇게 나의 첫 Volunteer활동은 시작되었다. 


막상 Volunteer활동에 첫 발을 떼어놓으려니 과연 이 활동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아이들이 마음을 열지 않은 채로 끝나지는 않을까 걱정되었지만 이런 프로그램들이 접하기도 쉽지 않고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아이들과 처음 만난 날. 긴장반 설렘반으로 가슴은 두근두근~ ♡

어색하면 어쩔거나 하는 기우는 미리 만든 쌤들의 별칭 이름표(나의 별칭은 ‘삐삐’)를 보여주며 별칭을 지은 이유와 소개를 하면서 조금 사라졌고, 자신의 별칭만들기를 하면서 어색함과 긴장은 온데간데 없이 날아가버렸다. 


처음 한 풍선놀이. 풍선을 처음 불어본다는 아이에게 부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풍선도 묶어주며 보니 이미 형형색색의 풍선을 서로 경쟁하듯 불고 가르쳐주지 않아도 신나게 노는 아이들. 역시 너희들은 노는데 도가 텄구나~



그렇게 첫 회기를 즐겁게 마무리하고 보니 아이들이 몸으로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에 열심이고 좋아하는 것 같아 이후 프로그램들도 상황에 맞게 수정해가면서 진행하였고, 회기가 끝나면 쌤들과 머리를 맞대고 그날 있었던 과정을 나누며 다음 시간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상황에 맞는 프로그램을 적용해 나갔다.


친구들과의 협동도 필요하고 친구의 입장이 되어보기도 하는 쥐와 고양이 놀이는 친구들이 쥐를 보호해주고 고양이를 막아주면 고양이는 외로워지고 쥐는 안정감을 느끼는데 역할을 바꿔가며 골고루 해보면서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본다. 


도깨비 방망이 만들기는 아이들의 속마음을 엿볼 수 있는 시간.

버리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 등 큰소리로 이야기하면 다함께 큰소리로 외치면서 한마음이 되어 빌어주기~ 



나는 어릴 때 책을 찢어본 경험이 전무하다. 아마 대부분의 아이나 어른도 마찬가지겠지? 종이. 특히 잡지를 찢는 소리나 느낌은 생각보다 짜릿하고 희열을 안겨준다.

저 많은 잡지를 찢어보고 파묻혀 본 사람 손~



회사에서 일을 마치고 센터에 도착하면 나에게 남은 에너지는 20%남짓. 매번 90분이라는 시간을 부족하게 만드는 무한 에너지의 아이들과 인해 Volunteer활동을 하고 온 날이면 방전된 에너지로 파김치가 되기도 하고 며칠 목이 잠겨 고생하기도 했지만, 신기하게도 프로그램 진행 중에는 에너지가 점점 채워지는 느낌이었고 다음시간에 어떤 놀이를 해야 아이들이 재미있어하고 도움이 될까 고민하게 만드는 힘은 스스로 기획한 프로그램 때문이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느끼는 어른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기도 했던 것 같다. 


흔히 '아이들은 어른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한다. 

스펀지처럼 무엇이든 잘 빨아들이는 아이들은 흡수력이 좋아 어른이나 부모로부터 말과 행동을 금방 배워서 따라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들은 흡수가 빠른 만큼 부모와 어른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끼면 LTE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자신의 변화를 상상 이상으로 내어 보여준.


비록 일주일에 한번, 길지 않은 시간동안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프로그램 전에 비해 아이들의 표정이 바뀌고 말이 변하고 또 행동이 달라짐을 아이들 스스로 조금은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환한 표정, 즐거움에 신나 지르는 비명, 밝고 커진 목소리 등 아이들이 보여준 크지는 않지만 작은 변화들이 자양분이 되어 더 밝고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아이들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아이언맨, 슬라임, 헐크, 저팔계, AK47, 시민, 다이아몬드, 스나이퍼 그리고 안나와 루나까지..모두 고맙고 사랑해♡ 너희 모두가 나에게 선생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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