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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의 열반,


부처님 오신 날봉은사 탐방기

 

 


매년 음력 48일은 부처님 오신날입니다. 말 그대로 석가모니가 태어난 날을 기념하는 법정 공휴일인데요. ‘석가탄신일이라는 명칭이 우리에게 익숙하나 2018년부터 부처님 오신 날로 공식명칭을 변경했답니다. 석가는 샤카라는 인도 특정 민족 이름을 한자로 표기한 것인데요. 현재 한글화 추세에 따라 부처님 오신 날이 공식 명칭으로 더 적합하다는 이유로 이름이 변경됐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이 가까워질수록 거리는 행사 준비로 분주해집니다. 서울 청계천에서는 전통 등 축제가 열리며, 전국의 사찰 역시 수많은 등을 밝히는 등공양 행사를 엽니다. 저 또한 이런 분위기를 따라 부처님 오신날 준비가 한창인 봉은사에 다녀왔습니다.


 



봉은사는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대표적인 도심 속 사찰입니다. 봉은사 정문 맞은편에는 높은 빌딩과 고차선 도로가 있는데요. 두 구역의 온도차가 극명해서 더욱 신비로운 기분이 들었답니다.




▲ 대문을 지키는 증장천왕 모형과

행사 중인 모습


 

보통 사찰', ‘이라 하면 자연 속의 고요함을 떠올리실 텐데요. 제가 방문했을 당시 봉은사는 부처님 오신 날 행사 준비가 한창이어서 굉장히 활기찼답니다.

 

 




 

봉은사 입구에서부터 석가모니 탄신을 주제로 만들어진 종이 등불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참 정교하고 아름답죠? 밤에 불을 밝히면 더욱 예쁘다고 하니, 일정이 괜찮으시다면 야간에 방문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사찰 내부에 들어서자 '~'하는 감탄이 절로 나는 광경이 펼쳐집니다. 바로 오색 빛깔 연등의 향연인데요. 빨강, 분홍, 파랑, 노랑, 초록 다섯 가지 색의 소원성취 등불이 줄줄이 걸려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른 한편에는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흰 등불의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연등은 부처님께 공양하는 방법의 하나입니다. 번뇌로 가득한 세상을 밝게 비추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뜻하지요. 어리석음을 밝히는 지혜를 상징하기도 한답니다. 어둠 속에서 길을 잃고 방황할 때, 등불이 길을 밝혀준다면 그건 바로 생명의 빛이겠죠? 중국과 스리랑카 등의 불교 문화권 국가에서도 등불의 의미가 이와 비슷하다네요.



연등회를 국가적 행사로 제정한 이는 바로 고려를 건국한 태조 왕건입니다. 왕건은 연등회를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축제로 발전시켰죠. 이를 통해서 지역과 계층의 통합을 이끌어냈는데요. 이후 성종이 유교의례를 도입하면서 연등회가 중지되었다가, 현종이 즉위하면서 1010년에 다시 개최되었습니다. 


 



 

봉은사를 천천히 살펴보았습니다. 지난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을 기념하며 기도 공양을 올렸던 흔적도 탑 뒤편에서 발견했는데요. 기도하신 모든 분께서 소원 성취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사찰 곳곳에서 100일 기도, 가족과 함께 편지 쓰기 등의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답니다







처마에 앉아 대화의 꽃을 피우고 계시는 불교인들, 경건하게 기도를 드리고 있는 분들의 모습. 참 평화로워 보입니다. 끊임없는 욕망과 번뇌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물질이 아닌 기도와 대화 아닐까요?


 


 

봉은사의 전경 사진을 더 크게 담아보고 싶어 계단을 올라가 봤는데요. 정상에 올라 뒤돌아보니, 도심의 고층 빌딩과 기와지붕이 묘하게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서울의 단면입니다. 


 


 

행사로 혼잡한 모습보다는 봉은사 그 자체의 모습을 담고 싶어 낮에 방문 일정을 잡았는데요. 저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평화롭게 사찰을 체험하러 온 외국인 관광객도 많았습니다. 불교를 한국의 소중한 전통문화 중 하나로서 체험하려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사찰을 둘러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마음이 차분해져 있었습니다. 은은한 향 냄새와 스님들의 맑은 미소 덕분이었을까요? 여러분도 오늘 하루쯤은 종교에 상관없이 사찰을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갖은 번뇌에서 벗어나 잔잔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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