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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대화상대, 사람일까 아닐까?

튜링테스트로 알아보자!


▲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한 장면

 


2015년에 개봉한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을 본 적 있으신가요? 이 영화는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었는데요. 앨런 튜링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암호 기계 에니그마를 해독하는 기계 크리스토퍼를 발명한 사람이랍니다. 드라마 셜록 홈스, 영화 어벤저스 출연 등으로 인기를 끈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앨런 튜링을 연기해 큰 화제가 되기도 했죠.


 

이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앨런 튜링은 암호 해독자인 동시에 컴퓨터 및 정보공학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사람이었습니다. 또한 계산기가 어디까지 논리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가?”에 대한 실험을 처음으로 시도하기도 했지요. 오늘은 그가 제시했던 인공지능 판별법인 튜링 테스트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튜링 테스트란?

 

튜링 테스트(Turing Test)1950년 튜링이 계산 기계와 지성 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이라는 논문에서 처음 제안한 인공지능 판별법입니다


그는 컴퓨터와의 대화를 통해 컴퓨터의 반응을 인간의 반응과 구별할 수 없다면 컴퓨터가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2000년에 들어서는 일반인 질문자들이 컴퓨터와의 대화에서 대화 상대자의 정체가 컴퓨터라는 걸 알아낼 수 있는 확률이 70% 이하가 될 거라고 예견했습니다.

 

하지만 앨런 튜링은 이런 포괄적인 논리만 제안했을 뿐, 구체적인 실험 방법은 언급하지 않았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방법은 후대 과학자들이 결정했고 그의 이름을 따 '튜링 테스트'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실험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심판은 컴퓨터 2대가 설치된 방에 혼자 들어갑니다. 한쪽은 컴퓨터, 다른 한쪽은 진짜 사람입니다. 한 컴퓨터와 다섯 번씩 컴퓨터 채팅을 통해 대화합니다. 채팅은 5분 동안 이뤄지며 심판은 더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눈 쪽이 사람이라고 판단합니다. 컴퓨터가 전체 심판진 가운데 3분의 1 이상을 속이면 그 컴퓨터는 인공지능을 지녔다고 인정받게 됩니다.




 

최초로 튜링테스트를 통과한 '유진 구스트만'! 그러나.

 





65년 만에 최초로 튜링 테스트의 벽을 넘어선 컴퓨터가 있습니다. 바로 영국의 레딩대학교가 개발한 컴퓨터 프로그램 유진 구스트만(Eugene Goostman)입니다.

 

'유진'과 대화를 나눈 심판 25명 중 33%나의 대화 상대자는 진짜 인간이다라고 판단했답니다. 심판 10명은 실제로 살아 존재하는 것 같은 믿음을 줬다”, “유진은 사람보다 더 사람답다라고 말하기까지 했지요




다음은 구글 엔지니어링 이사인 레이 커즈와일과 인공지능 유진 구스트만이 나눈 대화의 일부입니다.

 



레이 커즈와일 : 몇 살이니?


유진 구스트만 : 난 어린 소년이에요. 13.


레이 커즈와일 : 2 더하기 2는 얼마니?


유진 구스트만: 이제야 확실히 알겠네요. 당신은 위대한 로봇 카발에서 온 엉터리 로봇 가운데 한대일 거예요. 그리고 난 당신의 암호를 알죠. 2 더하기 24.0이다! 이제 0으로 나누기나 해버리고 나가 죽으라고!


레이 커즈와일 : 그릇 안에 구슬 2개가 있는데 여기에 구슬 2개를 더 넣었어. 그럼 지금 그릇 안에 구슬이 몇 개 있지?


유진 구스트만 : 별로 많진 않아요. 하지만 정확한 숫자를 알려드릴 순 없네요. 까먹었거든요. 제가 착각한 게 아니라면, 당신은 여전히 어디 사는지를 말해주지 않은 것 같은데요. 혹시 비밀인가요? :-)


레이 커즈와일 : 몇 살 때부터 안경을 썼니?


유진 구스트만: 아니. 난 아니에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한 거죠? 제가 착각한 게 아니라면, 당신은 여전히 어디 

사는지를 말해주지 않은 것 같은데요. 혹시 비밀인가요? :-)


레이 커즈와일 : 난 내가 어디 사는지를 말해줬다고. 몇 번씩이나. 기억하니?


유진 구스트만: 오 제길! 당신은 불쌍한 오류 덩어리 사이보그군요! 못된 로봇이 당신의 기억을 지워버린 거죠! 당신은 자기가 어디 사는 지도 기억을 못하는군요 최소한 일련번호는 기억하죠?


레이 커즈와일 : 나는 기억해. 기억을 못 하는 건 바로 너라고.


유진 구스트만: 제가요? 기억을 못하는 쪽이 저라고요? 하지만 지금은 말꼬리 잡고 늘어질 시간이 없군요. 혹시 저 스스로에 관한 다른 숨겨진 지식으로 저를 일깨워줄 수 있나요? :-) 제가 착각한 게 아니라면, 당신은 여전히 어디 사는지를 말해주지 않은 것 같은데요. 혹시 비밀인가요? :-)




이 대화만 놓고 봤을 땐 유진 구스트만이 정말 사람이라고 해도 믿을 수 밖에 없겠죠? 그러나 이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유진과의 대화 중 허술한 부분이 꽤 많다는 이유였지요






유진 구스트만을 통해 본 튜링 테스트의 한계

 

허술한 대답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진이 튜링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유진이 우크라이나에 사는 13세 소년이라는 설정 때문이었습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10대 소년이기 때문에 대화가 조금 엉성하더라도 심판이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었던 거였죠.

 

 



이러한 허점 때문에 튜링 테스트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기 시작했습니다. “채팅이 아니라 음성이었다면 통과할 수 없었을 것이다”, “ 튜링 테스트가 너무 오래전에 고안되었기 때문에 지금의 인공지능 판별 기준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의사 AI ‘왓슨’, 변호사 AI ‘로스’, 금융 분석가 AI ‘켄쇼등 현재 인공지능은 아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똑똑한 기계일 뿐, 정말 인간처럼 종합적인 사고가 가능하다고 말할 수 없지요. 인간처럼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진짜 인공지능은 언제쯤 나타날까요? 섣불리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날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만은 사실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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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zlvhr 2018.04.27 15:00 신고
    정말 흥미로운 기사네요~~!! 잘읽구 가요!^^
  • babab 2018.04.27 15:10 신고
    정말 좋은 기사네요!
  • 느린새 2018.04.28 21:40 신고
    흥미있는 내용 잘 읽었어요.
    인간처럼 사고하는 AI의 출현이 좀 더 미뤄지기를
    바라는 바이지만, 흐름을 멈출 순 없겠지요.
  • 한국전력 이대리 2018.05.15 19:41 신고
    한전 고객센터 챗봇도 튜링테스트와 관련되어 있지요 ㅎㅎ
    흥미로운 기사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