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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여행기 2편]


 캄보디아 수상가옥

태양이 만드는 황금빛 마을

 

 

캄보디아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일출(日出)은 앙코르와트(Angkor Wat), 일몰(日沒)은 톤레삽(Tonle Sap).” 뭐 사실은 그냥 제가 지어낸 소리입니다.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할까 고민하다가 방금 생각해냈는데, 꽤나 그럴 듯해서 뻔뻔하게 적어봅니다. 말짱 흰소리는 아니라서, 만약 당신이 두 군데를 모두 가 본 여행자라면 마치 정말 이런 말이 있는 것처럼 느끼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것입니다.



캄보디아 수상마을은 그 이국적인 풍경을 보러 온 관광객들로 늘 빼곡하다.


 

호수라고 하기엔 크고, 바다라고 하기엔 찬란한

 

톤레삽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입니다. 이 호수는 길이만 150고 너비는 30입니다. 그 면적이 건기(乾期)에는 대략 2,600로 제주도보다도 큰데, 우기(雨期)가 되면 13,000까지 넓어져 경기도랑 거의 비슷해질 정도죠.



수상가옥의 아이들은 노를 직접 저어 짧은 거리를 이동한다.


 

단순히 광활하기만 한 게 아닙니다. 그 안에는 수상가옥이 즐비합니다. 말 그대로 물 위에 집을 짓고 모여 살고 있습니다. 숙식은 물론 빨래도 하고, 물고기를 잡고, 악어를 기르며, 농사를 하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물건까지 팝니다. ‘저 안에 과연 사람이 살고 있을까고개를 갸웃해보면, 마치 몰래카메라를 하듯 8명이나 되는 어린 아이가 쪼르르 줄지어 나옵니다.

 

가만 보니, 아이들은 모두 제 몸보다 큰 옷을 입었습니다. 방안을 들여다보니, 이불이며 후라이팬이며 하는 가재도구들이 진흙과 섞여 아무렇게나 너부러져 있습니다. 이런 게 가난이구나 싶은 비릿한 냄새가 혀끝까지 밀려옵니다. 그런 생각도 잠시, 가이드가 주섬주섬 필기도구를 꺼내더니 익숙하게 턱짓을 합니다. 이것도 다 여행 경비에 포함되어 있다며. 선물을 받아들자 아이들이 다람쥐처럼 한 줄로 달라붙었습니다. ‘이런 데서 사는 게 힘들지는 않을까걱정했는데, 정작 그들은 너무 순진하고 해맑은 표정이라 순간 멍해졌습니다.


 일곱명의 아이가 줄지어 나오며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는다.


 

아름답지만, 애처로운 물 위의 마을

 

벌써 오후 5시 무렵, 뉘엿뉘엿 해가 졌습니다. 붉은 기운이 황톳물에 부딪히면서, 호수는 넘실대는 순식간에 황금색으로 변합니다. 태양의 진짜 모습은 원래 이런 게 아닐까요? 앙코르와트에서 크메르의 찬란한 역사를 만났다면, 이곳에선 위대한 대자연과 조우했습니다. 붉은 태양과 검은 피부, 그리고 아이들의 유난히 하얀 치아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앙코르비어로 목을 축이며, 지구 행성의 뜨거운 햇살을 만끽해 보았습니다.



 일몰이 시작되면 이곳의 하늘과 호수는 순식간에 황금빛으로 물든다.

 

일몰에 푹 빠졌다 현실 세계로 걸어 나오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상 가옥은 얼핏 낭만적이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여행자의 시선과 이곳에서 살아가는 생활인의 표정이 같을 수 없다고. 여기는 사방에 물이 가득하지만, 정작 마실 물은 없습니다. 태양이 눈부시게 환하지만 밤이 되면 램프를 켜고 칠흙 같은 그 어둠을 이겨야 합니다. 모두가 탄성을 내지르는 일몰이, 그들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두려움의 시작일 수도 있습니다.


 

물과 땅을 연결하는 힘, 전기(電氣)

 

궁금해졌습니다. 이곳 톤레삽에서 살아갈 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돌아온 대답은 마실 물전기(電氣)’입니다. 둘 중 어느 것이 더 귀중하냐고 다시 물어보니, 주저 하지 않고 전기를 꼽습니다. 전기가 있어야 위급할 때 밤에 불을 켤 수 있고, 물을 가지러 육지까지 다녀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손으로 노를 젓기에 이곳 톤레삽은 매정하리만큼 길고 큽니다.


 

마실 물과 전기가 없다면, 이곳의 삶은 지금보다 더 어렵고 힘들어진다.

 

어떤 집들은 자동차용 배터리를 미리 충전해 두는데, 그 양이 많지 않고 손실률도 커서 그야말로 비상용일 뿐입니다. 이럴 때 한낮의 그 뜨거운 햇살을 전기로 바꿔둘 수 있으면 상황이 좀 좋아질 텐데. 다행스럽게도 이런 생각을 한 건 나뿐만이 아니었나 봅니다. 초가지붕에 소형 태양광 설비가 얼핏 보였죠. 아이들이 어둠에 묻히지 않고, 책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안심이 됐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전기는 빛이라는 문장은 이곳 톤레삽에서 희망의 언어였습니다. 캄보디아의 삶을 떠받치는 게 바로 이 톤레삽이라면, 그곳의 삶을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건 전기이기 때문입니다. 자연의 에너지를 충분히 담아 두었다가, 필요할 때 맘껏 꺼내 쓸 수 있다면 그곳은 에너지 독립마을이 될 것입니다. ICT와 친환경에너지의 발전으로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더 쉽고 편리하게 전력을 사용하는 더 큰 에너지 세상을 꿈꿔봅니다




캄보디아 여행기 1편 - 스러져가는 신(神)의 나라 ‘앙코르와트’


http://blog.kepco.co.kr/1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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