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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가 멸종할수도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과일, 바나나! 요즘에는 구입이 쉽지만 1991년 수입자유화 이전에는 바나나 ‘한 개’가 자장면의 가격과 맞먹을 정도로 비싼 과일이었어요. 그런데 최근 바나나가 멸종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너무 흔한 과일이 된 바나나가 멸종할 수도 있다니, 도대체 무슨 말일까요?



바나나엔 원래 씨가 있었대요!




바나나는 ‘외떡잎식물 생강목 파초과 바나나속’에 속하는 식물과 그 열매를 부르는 이름입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바나나는 해당 식물에서 열리는 열매인데요. 많은 사람이 바나나가 열리는 식물을 ‘바나나 나무’라고 부르지만 사실 바나나는 나무가 아닌 풀이랍니다.


 

▲ 씨가 있는 바나나 (출처: Warut Roonguthai)



개량 전, 야생에서 자라나는 바나나는 우리가 현재 먹는 바나나와는 다르게 커다란 씨앗이 많이 들어있는데요. 이런 바나나를 팔기에는 상품성이 많이 부족했기에 품종개량을 통해 현재의 씨가 없는 바나나가 탄생했죠. 지금도 씨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어서 바나나의 중간 부분을 잘라보면 씨앗의 흔적이 남아있답니다.



 우리가 먹는 바나나에서도 씨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또한 바나나는 한번 열매가 열린 후 같은 개체에서 상품성이 있을 정도로 큰 바나나가 다시 열리지 않아요. 그렇기에 바나나 열매가 한번 열리면 수확한 뒤 새로운 묘목을 다시 재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답니다.


눈치가 빠르신 분이라면 이제 바나나의 멸종 이유를 알아채셨겠죠. 바나나에 씨앗이 없다는 말은, 씨를 통한 재배가 힘들다는 뜻이랍니다. 그렇다면 바나나 재배는 어떻게 이뤄질까요?



바나나 대량 재배, 치명적 약점을 불러오다


우선 바나나는 열매를 수확한 뒤 밑동을 잘라냅니다. 그러면 6개월 후 땅속 줄기에서 어린 줄기가 나와서 다시 자라난답니다. 바나나는 이처럼 숙근초(지상부의 줄기가 말라죽어도 뿌리만 남아있다면 봄에 생장을 계속하는 초본식물)라서, 줄기를 잘라 옮겨 심는 방법으로 재배해요. 이 말은 다시 말해서 인간이 재배하는 바나나는 모두 유전적으로 동일한 열매라는 거죠. 이처럼 유전적 다양성이 없기 때문에 한 번 병충해가 바나나를 휩쓸면 근처의 바나나 풀 전체가 전멸당할 위험이 있습니다.


 

▲ 우리가 먹는 바나나는 유전적으로 동일합니다.


 


이미 과거에 한번 지구상에서 바나나가 멸종할 뻔한 위기가 있었어요. 과거 1960년대 전까지는 ‘그로 미셸(Gros Michel)’이라는 종의 바나나가 주로 재배됐는데요. 이 바나나는 현재 우리가 먹는 ‘캐번디시(Cavendish)’ 종보다 보관과 운송이 편리하고 맛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곰팡이균이 야기하는 질병인 ‘파나마병’이 발생해 크게 유행했는데요. 이후 바나나 농가는 파나마병에 쉽게 감염되는 ‘그로 미셸’ 품종 대신 ‘캐번디시’ 품종을 심기 시작했습니다.



‘그로 미셸’ 종은 아직까지 현지 지역이나 실험 농장에서 소규모로 생산되는 등 엄밀히 말해서 완전히 멸종한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경쟁에서 밀려 상업적 재배가 중단되었으므로 더 이상 식탁에서 볼 수는 없습니다. 그로 인해 현재 우리가 먹는 바나나의 대부분은 ‘캐번디시’ 품종이랍니다.

 


그런데 1990년대부터 변종 파나마병이 퍼지게 되었어요. 이 병은 현재 아메리카 대륙을 포함한 전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답니다. 파나마병 치료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아서 바나나가 전부 죽어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파나마병 이외에도 마름병, 싱가토카병, 번치 탑 등 다양한 질병이 바나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우리가 현재 즐겨 먹는 바나나도 조만간 사라지게 될지도 몰라요.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품종 개량이 필수인데요. 사실 바나나 품종 개량이 쉽지가 않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씨가 없는 바나나 열매는 번식능력이 없습니다. 생식 능력을 잃어버린 식물의 자손을 길러내 원하는 특성을 선택하고 다시 씨 없는 식물로 만드는 방법도 있긴 하죠. 하지만 이는 너무나도 복잡한 과정입니다.




이대로 가면 바나나가 분명히 멸종될 것 같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우리가 주로 먹는 ‘캐번디시’ 품종 이외에도 수많은 바나나 품종이 남아있거든요. 또한 과학자들이 끊임 없이 바나나 품종을 개량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답니다. 덕분에 과거에 ‘그로 미셸’ 품종이 사라지고 ‘캐번디시’ 품종이 재배됐던 것처럼, ‘캐번디시’ 바나나가 멸종을 해도 새로운 품종의 바나나가 재배될 겁니다.


 

바나나 품종 개량 연구를 통해 앞으로 더욱 맛있고 병충해에 강한 바나나가 나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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