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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의 수술복, 왜 하필 청색일까?



▲ 출처 : JTBC 홈페이지 



최근 종영한 의학 드라마 ‘라이프’, 재미있게 보셨나요? 대형 대학병원의 수익성 창출을 위한 기업인과 생명윤리를 지키려는 의료인들의 숨 막히는 대립을 그려낸 드라마였죠. 저는 조승우 배우의 팬이어서 매 화를 ‘본방 사수’하며 재미있게 봤는데요.


드라마를 보며 하나 궁금한 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의사들이 수술을 집도하는 장면이었는데요. 의사들이 환자를 진찰할 때는 흰색 가운을 입지만, 수술실에 들어가면 흰색 가운이 아닌 청색 수술복을 입더라고요.




환자를 살리기 위해 1분 1초가 급박한 병원에서, 대체 왜 옷을 갈아입는 걸까요? 흰 가운에 피가 튀면 빨기 힘들어서 그런 걸까요? 사실 이 수술복의 색에는 과학적인 이유가 숨어 있답니다!



눈의 착각을 막아주는 파란색, 초록색 수술복



우리 눈의 망막은 간상체와 추상체라는 두 가지 수용체 세포로 구성돼 있습니다. 간상체는 약한 빛에 민감하고, 낮은 단계의 빛을 감지할 수 있죠. 추상체는 더 강한 빛에 민감하며 색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빛이 많지 않은 어두운 곳에서는 간상체가 흥분해 빛을 느끼고, 강한 빛이 존재하는 밝은 곳에서는 추상체가 빛을 감지한답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강한 색을 보고 있으면 추상체가 급격히 피로해지는데요. 이 피로해진 추상체는 표면이 하얀 물체를 보았을 때 망막에 잔상을 남긴답니다. 여기서 잔상이란 강한 색을 보다가 눈길을 돌렸을 때 보이는 ‘보색‘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보색이란 무엇일까요?




2가지 색의 빛을 혼합했을 때, 백색이 되는 조합이 바로 ‘보색’입니다. 즉 색상환에서 서로 맞은편에 위치한 두 가지 색을 뜻하는데요.


외과수술은 대개 출혈을 동반하기 때문에 의사들이 오랫동안 붉은 피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의 적색 수용체는 매우 피로해질 텐데요. 이로 인해 적색의 보색이 평소보다 더 강하게 느껴져요. 위의 색상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빨간색의 보색은 녹색이죠.


이런 상태에서 만약 흰색 수술복을 입고 있는 다른 의사를 보게 된다면? 녹색 잔상이 수정체에 아른거리게 될 거예요. 이런 잔상은 의사들의 시야를 혼동시켜 집중력을 떨어뜨려요. 그러니 아예 처음부터 빨간색의 보색인 녹색 옷을 입고 있다면 이렇게 집중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막을 수 있겠죠!


보색, 피부에 양보하세요! 컬러 코렉팅 메이크업


이제 수술복의 색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되셨나요? 이외에도 일상에서 보색을 적용한 사례가 참 많은데요. 화장 기법에도 보색의 원리가 담겨있다는 점, 여자분들이라면 다들 알고 계시죠? 바로 칙칙한 피부, 노란 피부, 홍조가 있는 붉은 피부의 결점을 가려주는 ‘컬러 코렉팅’ 메이크업 이야기입니다.



예전에는 한 가지 색의 컨실러로 피부 잡티를 가리는 화장이 일반적이었는데요. 최근 유행하는 컬러 코렉팅 메이크업은 피부의 각 부위마다 다른 색의 컨실러를 발라 피부 톤을 균일하고 환하게 만들어준답니다.


칙칙하고 어두운 피부에는 생기를 주는 분홍색 베이스를, 홍조가 있는 붉은 부위의 피부에는 초록색 베이스를, 노란 피부에는 보라색 베이스를 발라주는 거죠. 이렇게 자신의 피부색과 반대되는 보색 컬러를 덧바르면 자연스럽게 화사해지는 피부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생명을 지켜주는 보색, 도로중앙선




차를 운전하다 보면 다양한 종류의 차선을 볼 수 있는데요. 이런 차선은 차로 간의 경계 역할을 하며 운전자 사이의 질서를 잡아줍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선이 바로 중앙선이겠죠.


이 중앙선의 색이 노란색인 것도 바로 보색 때문이랍니다. 시커먼 아스팔트가 깔린 도로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색, 즉 명시성이 가장 좋은 색이 바로 노란색이거든요.


도로교통법 제2조 5항에 명시된 중앙선의 정의는 다음과 같은데요.


차마의 통행 방향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위하여 도로에 황색 실선이나 황색 점선 등의 안전표지로 표시한 선 또는 중앙분리대나 울타리 등으로 설치한 시설물



어두운 밤이나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에는 흰색 차선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차량과 부딪히기 쉬운데요. 이런 사고가 잦아지자 보색 효과 때문에 눈에 더 잘 띄는 노란색만을 중앙선으로 사용하게 된 것이죠. 미국, 중국, 한국 등 많은 나라에서 이렇게 가시성이 좋은 노란색을 중앙선으로 사용하고 있답니다!




실생활에 적용되는 보색의 예시를 함께 알아보았는데요.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부분들에 이런 과학적 원리가 적용되었다는 점, 참 재밌죠? 보색의 원리가 적용된 더 다양한 예시들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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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중근 2018.09.25 13:55 신고
    보색의 원리가 실생활에 다양하게 적용되어 있군요 ㅎㅎ 잘 보고갑니다!